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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쓰레기, 한국의 쓰레기

강연: 이동학 쓰레기센터(생활정책연구원 부설) 대표

2020.10.22

이동학 쓰레기센터(생활정책연구원 부설) 대표, 쓰레기 실태와 대응 방안 강연

여시재는 매월 셋째주 목요일 오전 월례회를 열어 시대를 관통하는 이슈를 선정해 강연을 듣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다. 10월 진행된 월례회에서는 코로나19로 벌어진 '쓰레기 대란'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생활정책연구원 부설 쓰레기센터의 이동학 대표를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이동학 대표는 2년간 61개국 157개 도시를 직접 발로 누비며 전세계 쓰레기 실태를 목격하고 돌아와 자신이 보고 느낀 이야기를 '쓰레기책'으로 출판했으며, 현재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는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으며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도시와 환경, 지속가능성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현장에서 이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로 결심했습니다. 민간인 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나 기업 임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고, 떠나기 전 어머니로부터 ‘지구촌장’이라는 임명장을 받고 세계 61개국 157도시를 다녔습니다. 만난 분들은 명함의 ‘지구촌장’이라는 타이틀을 보고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사람인가’ 궁금해하기도 했는데,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고령화 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연금, 의료, 일자리 등의 문제들이 다른 나라들에서는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겠다는 마음이었지만, 세계를 다니며 쓰레기 문제가 지구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돌아와 ‘쓰레기책’을 쓰고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이동학 대표 강연자료 중)

중국에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10억 마리 바퀴벌레가 이 구조물 안에 있습니다. 바퀴벌레들은 하루 50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 치웁니다 이런 건물이 4개가 있습니다. 40억 마리가 200톤 음식물을 먹어 치우는 겁니다.


중국은 손님 한 명을 접대해도 만두 한 접시면 될 것도 열 접시를 시켜주는 문화라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합니다. 중국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위해 8년간 연구해 이 같은 바퀴벌레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처음 바퀴벌레에게 짠맛, 매운맛 등 다양한 맛과 마라탕 등 자극적인 음식을 섞어서 먹였는데 다 잘 먹더랍니다. 그래서 10억 마리 생태계를 만들었는데, 핵심은 생태계가 깨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10억 마리가 넘어가도 안 되고 줄어도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음식물 처리에 문제가 생깁니다.


바퀴벌레 시설을 처음 소개한 것은 이것이 자원의 순환과정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회사 측은 4차산업 혁명의 핵심은 재순환, 재활용이라고 강조했고, 폐기물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지구에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10억 마리 유지를 위해 바퀴벌레 사체나 알을 걷어내고, 긁어낸 사체는 2층 스마트팜에서 퇴비로 쓰거나 닭의 사료로 줍니다. 미국 화장품 회사들도 바퀴벌레 사체를 가져가려고 줄을 섰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사람들과 식사를 하면서 유럽의 친구들이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고 한꺼번에 버리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미국과 캐나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선진국을 비롯해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세상은 물건을 만들어서 팔고, 고용을 창출합니다. 정치인들은 성장을 말하는데, 이는 소비하자는 말과 같은 의미이고, 결과적으로 폐기물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됩니다. 폐기 문제가 해결된다면 성장이 유의미하지만, 지금 성장하자고 하는 것은 폐기물을 만들어 바다로 내보내자는 의미도 되는 것입니다.


브라질의 쓰레기 선별장을 갔을 때입니다. 친환경 도시로 알려진 꾸리치바였고 분리수거된 쓰레기들이 들어온다고 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쓰레기 절반 이상을 중국으로 보내왔는데, 중국이 금지하니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다른 개도국으로 보냅니다. 컨테이너로 재활용이 가능한 페트병을 압축한 박스를 보내는데, 내부에 재활용이 되지 않는 의료폐기물 같은 쓰레기를 넣습니다. 겉만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로 포장해서 다른 나라도 보내는데, 그 나라로 가면 생태가 오염이 되고 지역 주민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그 나라는 돈이 없어서 다시 반송할 수가 없습니다.


플라스틱은 재활용하거나 소각해 에너지로 회수하기도 합니다. 소각해 열 에너지를 만들어서 산업 단지 가동하는 역할도 합니다. 선진국은 처리 비용이 비싸서 쓰레기를 개도국으로 버리고, 개도국은 필요한 걸 취한 뒤 두 가지 방법으로 남은 쓰레기를 처리합니다 하나는 바다나 강으로 버리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태풍이 알아서 처리해 주는 것입니다. 태풍, 폭우가 홍수를 일으켜서 그대로 바다로 가져갑니다 산소를 만들어 내는 해양생태계가 오염되면 기후 위기 쓰레기가 맞물린 걸 의미하거든요. 문명을 만들었던 강들입니다. 그런데 이 강들이 오늘날 문명을 망치는 강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출처: 이동학 대표 강연자료 중)

하와이 섬과 캘리포니아 사이에 쓰레기 섬이 있죠. 이 같은 쓰레기 섬이 수십만 개 존재합니다. 크기가 가장 커서 표시된 것인데, 몇 년 전만 해도 한반도의 5~6배였는데 현재 9배 정도로 커졌습니다. 왜냐면 해마다 해양으로 들어가는 쓰레기가 800만~1300만 톤이고, 얼마 전 2200만 톤에 이를 것이라는 논문도 나왔습니다.


바다는 모두의 것이잖아요 그런데 책임 소재를 따지면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네덜란드 청년이 400억 달러의 펀딩을 받아 해수면에 떠있는 플라스틱을 육지로 끌고 가 재활용하거나 폐기처분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5년이면 바다에 떠 있는 플라스틱을 다 치울 수 있다고 하지만, 계속 쓰레기가 나오고 있어 회의적입니다. 2050년에는 물고기와 해양쓰레기 비율이 1:1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쓰레기

한국 상황을 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배달시키면 일회용품이 오고, 장레식장도 전부 일회용기를 사용하죠. 장례식장 쓰레기가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20%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장럐식장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제가 13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현충원에 매년 갈 때마다 어느 순간 조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빛이 바래면 바로 폐기하고 버리는데 이건 재활용이 안되는데 철사는 매립하고 꽃은 소각해야 해요.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추모하는 거죠. 차롓상도 다 먹으면 좋지만 과잉 상차림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발생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어요. 분리수거된 음식물 쓰레기도 사료로 만들고 있지만 갈 곳이 없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기계가 개발 중에 있습니다. 탄화재를 넣고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탄이 나옵니다. 비닐하우스 등을 덥히는 내용으로 개발하는 것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기본 탄소보다 지구 온난화를 20배 정도 가속화시키는 메탄가스를 발생시킵니다. 메탄을 포집해서 쓰면 에너지로 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시키게 됩니다.


우리나라 폐기물 발생량이 2018년도에 하루 43만 톤 수준이고, 현재는 46만 톤 이상으로 예상됩니다. 연간으로는 1억 6000만톤, 63빌딩 1500개 규모입니다. 건설 폐기물이 비중이 높고(48.1%) 사업장 폐기물(38.9%), 생활계 폐기물(13.05)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분리수거 선진국이라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질이 아주 좋은 1등급의 재활용품은 아닙니다. 1등급은 깨끗한 페트병으로 재활용해 다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태가 좋지 않으면 소각하거나 다른 물건과 녹여서 주차장 뒤에 설치하는 플라스틱같이 제한된 용도로 밖에 쓰지 못합니다. 폐기물 처리 현황을 보면 소각과 매립률이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처리 시설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고령화와 연결돼 의료 폐기물은 계속 늘어가지만 의료 폐기물 소각장은 13개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출처: 이동학 대표 강연자료 중)


해양 쓰레기는 연간 18만 톤이 배출되지만 수거는 4만 톤 수준에 불과합니다. 지난주 부산에서 해양 쓰레기 실태를 보고 왔는데, 바닷가에 나뭇가지와 토목에 스티로폼이 섞여 있습니다. 파도가 와서 그대로 쓸고 나면 모두 바다로 들어가게 됩니다.

랜드마크가 된 소각장


오스트리아 빈에는 도심 한가운데 궁전처럼 생긴 소각장이 있습니다. 신데렐라 궁전처럼 생긴 곳이 소각장입니다. 이 소각장에 아이들은 소풍을 오고 환경 교육을 받고 시민들도 소각장 견학을 합니다. 도심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습니다. 랜드마크가 돼서 관광객들이 방문해 사진을 찍으니 주변 상권도 살아납니다.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전력과 난방이 주변 6만 가구에 보급이 됩니다.


내부에 들어가면 음식물 쓰레기가 같이 소각돼서 냄새가 나지만 외부에서는 냄새가 없습니다. 유해가스 등이 기준치 이하로 제어되고 있습니다. 도심 속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가동시킬 수 없겠죠.

(출처: 이동학 대표 발표자료 중)

덴마크의 소각장입니다. 연기가 나오고 있어서 물어보니 수증기라고 합니다. 내부는 소각장이지만 겉은 스키장으로 운영되고, 벽에서는 암벽 등반을 하고 레스토랑도 운영됩니다.

일본은 전체 쓰레기의 70%를 소각으로 처리합니다. 소각 선진국인데요. 각 구마다 소각장이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무사시노 소각장은 구청 바로 앞에 있고, 주변에는 주택과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투명합니다. 누구든지 들어가서 소각장을 볼 수 있고 여기서 나오는 여러 유해가스를 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가 투명하게 소각장을 운영합니다. 주민들이 직접 도시농업도 하고요. 지금 소개해드린 3 곳의 소각장은 모두 주민 공론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문제가 없진 않았을 텐데 일본은 1970년대부터 도시화로 쓰레기들이 도시에 엄청나게 발생합니다. 결국은 구청장들이 소각장을 짓겠다고 발표해요 그러자 사람들이 깜짝 놀라 혐오시설을 어떻게 소각장을 도시에 짓느냐며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10년간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시민들을 설득하고 공론의 장을 마련합니다. 시민들이 쓰레기 처리 시설이 자신들이 만든 쓰레기 양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한 거죠. 결국 도심 한가운데 지어서 열과 전기 난방을 주변 건물에 보급을 하게 되었습니다. 투명성과 개방성이 중요합니다. 현재 쓰레기가 들어와 소각하면 유해가스가 포집되고 에너지로 전환이 됩니다. 나중에 수증기와 함께 유해가스가 조금 나가는데, 우리나라 기준치의 10분의 1 이하에 불과합니다.

(출처: 이동학 대표 강연자료 중)


또 다른 기술적인 해결책으로 열분해 연료생성기술이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분해해 재생유로 만드는 것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만들었지만 상용화를 못 하고 있습니다. 어떤 지방자치 단체장도 우리가 이걸 먼저 할게요 하고 손드는 데가 없습니다. 이 업체는 해외로 나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해외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서 레퍼런스를 쌓아 국내로 돌아오겠다는 것입니다.


자판기를 만들어 디지털로 분리수거를 하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덴마크 핀란드 독일에서는 상용화됐습니다. 마트에 설치가 되어 있는데, 평소에 장바구니에 재활용품을 모아서 장 보러 갈 때 그대로 가서 마트 장보기 전에 분리수거하고 티켓을 끊어서 그걸로 다시 장 보는데 보태 쓰는 겁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컵은 시에서 운영하는 것입니다. 카페들이 가맹되어 있습니다. 테이크아웃 할 때 우리는 일회용 컵에 담아서 주지만, 이곳에서는 프라이부르크 컵에 담아줍니다 다회용 컵입니다. 그래서 쓰레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보증금이 1유로라 가맹점에 반납하면 1유로를 되돌려 받습니다.


중국은 식당에서 공유 식기를 씁니다. 공유 설거지 업체가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깃집들이 불판을 공유 설거지 업체에 맡기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일회용을 많이 쓰는데, 공유설거지 업체를 이용하면 그릇을 재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청년들이 창업을 많이 해서 장례식장 등에서 활용한다면 일회용품 배출이 줄겠죠.

그릇을 가지고 가 자기 먹을 만큼 퍼 오는 리필 시스템 가게도 있습니다. 무게를 재서 가격을 지불하고, 포장지가 따로 없습니다. 독일에서는 푸드 쉐어링 냉장고를 도심 골목골목마다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먹지 못하는 남아 있는 음식들을 냉장고에 넣어 두면 필요한 사람들이 먹는 시스템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지킬 것인가

우리나라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우리나라는 폐기물이 발생하면 수거 업체가 얼마나 수거를 했는지를 시스템에 입력하게 돼 있습니다. 폐기물을 받는 쪽에서도 입력하게 됐습니다. 입력과 나중에 받은 쪽, 최종 처리하는 쪽에서 맞춰보면 쓰레기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나와야 하지만, 문제는 중간에 수치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올바로 입력하는지를 감시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쓰레기 산이 생기고 섬이 생기는 겁니다. 예를 들어 처리 비용이 소각에 30만 원인데, 어떤 업체가 10만 원에 해주겠다고 하고 받아간 후 몰래 투기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섯 가지를 제안하고 강연을 마치고자 합니다. △재사용 경제로 가자 △재질을 통일하자 △사람들로 하여금 분리수거가 어렵게 인식되지 않도록 쉽게 하자 △재사용과 재활용. 일회용품을 쓴다면 업사이클링 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경제를 활성화시킨다 △기술 개발 등으로 젊은이들이 창업하게 경제를 열어줘야 한다 △불가피한 소각과 매립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

정리: 최원정 (여시재 커뮤니케이션실장)

※ 강연 영상은 여시재 유튜브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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