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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세 청년들의 사회’를 위한 미래의료와 도시 연구 착수

작성자 : 이명호 2018.11.09 조회수 : 1774




65세 이상이 인구 구성의 40%를 차지하는 사회를 상상할 수 있을까?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14%다. 이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2060년이 되면 초고령사회의 기준인 20%의 두 배가 되는 40%가 65세 이상인 사회가 된다. 새로운 분류 기준이 생겨야 할 정도로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고령 인구 구조가 된다.

 노인 인구가 14%인 현재 전체 건강보험 의료비 중 노인 의료비가 40%에 달한다. 전체 70조 원 중에서 27조 원을 사용하고 있다. 의료비 등 사회적 부담이 증가하는 반면에 저출산 등으로 인하여 15~64세 생산가능 인구는 2016년 73.4%를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베이비 붐 시대의 젊은 생산가능 인구가 많아 경제발전의 보너스 효과와 사회적으로 활력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이건 과거 일이다. 이제 그 장점이 단점으로 바뀌고 있다. 두 사람이 벌어 한 사람을 부양하던 시대에서 한 사람이 벌어 두 사람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재정 투입, 정부나 개인의 재정 투입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일시적 효과만 있을 뿐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다. 국가나 가정의 지속적인 소득이나 저축이 전제 되어야 하는데, 인구구조가 이를 가능하게 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이나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해결책으로 제시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까지는 불분명하다.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만약 양극화가 심화된다면 디지털 혁명에서 소외된 광범위한 저소득 노인층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건 재앙 그 자체다. 발상의 전환, 프레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2060년 기준으로 85세 이상이 10% 정도, 85세 이상이 18% 정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의 기준이 현재의 65세에서 85세 또는 80세로 바뀐다면 현재와 같이 10%~18%가 노인으로 간주되어 사회적 부담을 덜고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다. 


“내가 병원에 가는 게 아니라 병원이 내 집으로 온다”




 문제는 어떻게 80세, 85세까지 사회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즉 생산가능 인구가 되도록 할 것인가이다. ‘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에 대해 여시재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개인의 측면에서는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도록 하는 의료적 접근 방안과 사회적으로는 오랫동안 일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 즉, 도시와 거주지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가지가 교차하는 중심축에는 집, 거주지가 있다. 

 현재 의료의 발달은 질병에 대한 치료에서 예방으로 변하고 있다. 예방이 사회적으로는 의료비용을 줄이고 개인에게는 더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의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 우리가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하는 이유다. 그런데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일상적인 건강 모니터링이 가능해 지고 있다. 아직은 스마트워치를 통해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수준이지만, 변기에 검진 센서가 장착된다면 매일 대소변 검사가 가능하게 된다. 측정하는 종류에 따라 개인 디바이스나 집에 설치된 디바이스에서 또는 집 인근이나 공동 거주지에 설치된 검진기 등에서 현재 건강검진 기관에서 제공하는 수준 이상의 건강검진을 매일 받는 것이 가능해 진다. 즉 몸의 이상이 발생하면 병으로 악화되기 전에 즉시 예방과 적절한 조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미래에는 집 중심 의료(Home based medical card)가 가능해질 뿐 아니라 거주 공간을 설계할 때 필수적 요소가 될 것이다. 기존의 원격의료가 중심지(대형병원)와 주변부(개인 의원)의 갈등을 낳는 개념이었다면, 집 중심 의료는 내가 의료 기관에 가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진료가 다가오는, 나를 중심으로 의료가 이루어지는 의료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방식이다.      

 WHO에서는 건강을 질병이 없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 초고령사회가 되었을 때 모든 노인은 일정 정도 노인성 질환, 질병을 갖고 살 수 밖에 없다. 건강을 질병의 반대 개념으로 접근하면 고령, 초고령사회는 건강하지 않은 사회가 된다. 건강에 대한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즉 건강을 사회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기능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노인이 되면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사회적인 역할을 하도록,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젊고 건강한 사람의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된 도시, 공간을 바꿔야 한다.

 현재 많은 업무가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의 경우 노동자의 70%가 디지털 디바이스를 사용하며 일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경향은 더 증가할 것이고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의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 사무실이나 공장에 가지 않아도 동료들과 협력해서 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출퇴근 필요성이 줄고, 집에서 근무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는 노인도 더 오래 힘들이지 않고 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미국의 경우 새롭게 생기는 많은 일자리가 65세 이상의 독립적인 일자리이다. 앞으로는 의료와 일만이 아니라 MOOC(온라인 공개 강의), AI 기반 개인맞춤형 학습 등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학습이 가능해지면서 집이 일상생활의 중심이 될 것이다. 즉 집을 중심으로 의료와 일, 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공간 구조, 도시가 요구된다. 이때 집은 현재와 같은 단독 가구 중심이 아니라 늘어나는 1인 가구나 핵가족들이 일정한 공간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반의 거주지가 될 것이다. 

 여시재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미래 의료와 도시”라는 연구 과제를 홍윤철 교수(서울의대 예방의학과)와 김경민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팀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 연구는 크게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1. 왜 미래 의료는 거주지/집이 중심이 될 것인가?

1-1. 질병과 치료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1-2. 개인에 대한 모니터링이 왜 중요한가?

1-3. 모니터링 기술(헬스케어 디바이스)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가?

1-4. 의료의 측면에서 미래의 집, 미래의 병원은 어떤 모습일 것인가?

1-5. 미래에 집과 병원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2. 어떻게 고령사회에서 건강하고 오래 활동하게 할 것인가?

2-1. 왜 지금의 사회는 미래 고령사회에서 지속불가능 한가?

2-2. 노령자도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가?

2-3. 일하는 고령자를 위한 거주지, 커뮤니티는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는가?

2-4. 건강한 생활을 위한 미래 거주지, 커뮤니티의 모습은?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하여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목차의 보고서 작성을 기획하고 있다.


1. 변화의 중심인 도시 

- 농업으로 문명을 일으키다

- 도시가 중심이 되다

- 산업혁명이 가져온 변화 

- 새로운 혁명의 중심인 도시


2. 새롭게 전개되는 질병 양상

- 만성질환시대가 저문다? 

- 노화와 퇴행성질환시대 

- 질병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 수명과 죽음 


3. 변화하는 의료 

- 의료기술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 집이 의료의 중심이 된다 

-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는 의료

- 의료가 사회의 중심이 되다 


4. 미래도시와 공동체

- 달라지는 인구를 뒷받침하는 하부구조

- 건강한 생태환경도시

- 도시의 governance를 바꾸다

- 지속 가능한 미래공동체


※ 홍윤철 교수는 지난 3~5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신문명도시와 지속가능발전 2018’ 포럼에서 ‘미래의료’를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홍 교수의 인사이트가 녹아 있는 강연을 동영상으로 소개합니다.




※ 미래 의료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85세 청년들의 사회’ 집이 병원이 된다>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미래 의료와 도시에 대한 여러분들의 조언은 더 좋은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담당 : 임선우 SD/swlim@fcin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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