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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인사이트] 폭염의 일상화, 누가 가장 고통받는가

작성자 : 2018.08.10 조회수 : 1203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전국의 기상 관측소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온열질환자 역시 급증했고, 특히 5월 2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질병관리본부의 감시체계 도입 이후 연간 최대치인 39명으로 집계되었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경신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여름의 시작일이 빨라지고 지속기간이 길어지면서 한반도의 폭염일수는 가까운 미래(2020년경)에 30일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1) 유엔 산하‘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5차 기후변화 종합보고서는 아시아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의 빈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이와 같은 극한 기온 현상은 화석연료의 사용과 같은 인간 활동에서 영향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한다. 문제는 인류가 당장 온실가스 감축에 모든 가능한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발생하는 이상기후 현상을 회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올해와 같은 폭염은 해마다 반복될 뿐 아니라 장기화되고 강도 높게 발발할 것이다. 


 더욱 불행한 사실은 폭염으로 인한 위험이 균일하게 배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다른 부정적 영향과 마찬가지로 폭염 피해 역시 생물학적·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집중된다. 개발 수준을 막론하고 모든 국가에서 노인과 빈곤층은 폭염에 더 쉽게 노출되고 그로 인해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예상되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는‘적응(adaptation)’이 완화(mitigation) 못지않게 중요하고 시급한 이유다. 


 많은 기후전문가는 폭염이 이미 뉴 노멀(New Normal), 즉 새로운 표준이 되는 시대가 왔다고 경고한다. 폭염이 앞으로도 오랜 기간 회피할 수 없는 일상적 위험이기 때문에 취약계층의 보호 역시 여름철 단기적인 폭염 집중대책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폭염의 영향을 저감할 수 있도록 취약계층 밀집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녹지공간 조성, 도로변과 보도의 식생수로 확대 등 녹색기반시설을 보강하고, 에너지효율 증대를 포함해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등 중장기적인 기후변화 적응 관점에서 취약계층의 대응역량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폭염으로 인한 불평등과 위해를 감소시키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 정부나 국회가 폭염을 자연재해로 보기 시작한 게 올해가 처음이다.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다행이지만 실효적 대책 마련은 갈 길이 멀다. 당장은 피해 예상 계층이나 지역을 대상으로 한 구제책에 집중되겠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도시나 주택 설계까지 포괄하는 종합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1) 국립재난안전연구원, “2020년 폭염 예상 시나리오”, Future Safety Issue Vol.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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