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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 02] 배규식(한국노동연구원) - "현장에서부터 점증적 혁신 이루어져야"

작성자 : 정서은 2017.04.14 조회수 : 1980


<혁신을 키우기 위한 정책제안 프로젝트> 연구팀은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의제를 구체화 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 심층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만난 분은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배규식 연구위원께 혁신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주요 정책 방향에 대해 물었습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현장에서부터 인크리멘탈 이노베이션(incremental innovation), 즉 점증적 혁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흔히 우리는 ‘패스 브레이킹 이노베이션(path breaking innovation)’이라 칭하는, 기존에 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을 기대합니다. 물론 이러한 이노베이션도 중요하긴 하지만 적절한 계기가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드물게 일어나요. 그래서 오히려 경로 의존적이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는 인크리멘탈 이노베이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생활, 노동 등에 급격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생활 전반과 각 생산 공정, 서비스 하나하나에 적용되는 것은 상당히 점증적으로 누적되어 나타나는 과정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실제 생산 현장이나 서비스 생산 공정 등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는 각각의 공정 책임자들의 선택에 달린 거에요. 변화라는 것이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대응하는 상호작용을 하면서 계속 바뀌는 것이지요.

  

그러한 측면에서 인크리멘탈 이노베이션은 여전히 중요하고 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봅니다. 개량적 혁신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흡수능력(abosrbative capacity)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이 있으면 우선 이것의 가치 유무를 판단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본인 것으로 만들어 상업화 시키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여기서 어떻게 새로운 기술을 흡수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가는 기존의 역량과 연결됩니다. 누적된 전문성이 있어야 그 기술이 무엇인지 알고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 활용해야 하는지 알거든요.

    

  

   

“현장에서 축적된 역량, 숙련성을 존중하는 노동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현장의 사람들이 가진 지혜, 역량을 창의적으로 발전시키고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합니다. 사람이 가진 숙련을 존중해야 하는데 사회적인 기업의 분위기나 인사시스템, 조직 생태계는 그런 것을 중요치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요. 

대기업의 경우, 사용자뿐만 아니라 노동자 모두 숙련, 명장을 존중하지 않고 노사관계가 경직되어 있어 개량적 혁신을 생산적으로 논의할 분위기가 아닙니다. 중소기업에서는 우선 숙련된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잘 머무르질 않습니다. 기여도에 비해 보상이 없고 숙련을 위한 정책·비전이 뚜렷하지도 않으니까요. 

숙련을 가진 현장의 관리자들은 업무 혁신, 개선 측면에서 그 역할이 큰 데 회사가 그들의 노하우나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도록 고무하고 투자하지 못하고 있어요.

    

실제 생산실현을 하는 현장의 숙련 관리자가 중요한 요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현장의 혁신이 없으면 엔지니어 응용기술만으로는 벨류체인(value chain)을 관리하기가 어렵습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서도 제조능력, 생산능력이 중요한데 엔지니어의 기술과 현장에서의 혁신이 결합되어야 그러한 역량이 제고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4차 산업혁명 관련해서도 기술을 현장에서 얼마나 생산적, 창의적으로 채용하는가도 숙련 관리자에게 달려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숙련자가 어떻게 현장을 고령자에게 적합하게 개선해 나가는가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나 제조업 현장의 밑바닥에서 숙련자들이 실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능률, 품질이 달라져요. 이들이 다양한 혁신이나 개선을 통해 부가가치를 끊임없이 제고하지 않으면 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혁하는 데도 특히 중소·영세기업이 굉장히 핵심적인 분야인데 이를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학기술, 엔지니어 기술만 있으면 기업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분명 별개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들어와도 이를 생산라인에 배치하고 활용하는 것은 상당 부분 현장 숙련자의 노하우에 달려있어요.

  

  

  

“기업 단위를 넘어서 지역단위의 혁신모델을 만들어 지역을 혁신해야 합니다.”

     

서울, 울산, 창원, 김해, 천안, 수원 등 주요 산업도시를 제외하고 변변한 산업이 없는 수많은 군 지역이나 중소도시들은 젊은 인력들이 외부로 빠져 나가면서 점차 위축되어 가고 활력을 잃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2040년 정도에 전국에서 약 80여개 군 단위나 작은 시들이 소멸되어 가는 운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나온 지역소멸론은 20~39세의 가임여성들이 일정한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그런 지역들은 30년 뒤에 젋은 인구가 급격히 줄고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어 그 지역은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등 악순환 끝에 결국은 그 지역이 독자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인구요건도 갖추지 못해 없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급격한 인구감소, 고령화로 인해서 점차 쪼그라들 운명에 놓여 있는 시골지역의 군, 작은 시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경상북도와 전라남도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런 예상을 뒤바꿀 수 있고, 지역을 혁신하면서 지역을 다시 활력 있게 그리고 도시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없을까요?  군 단위나 소도시에는 거의 대기업들이 없습니다. 중기업들도 없거나 있더라도 몇 개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먹고 사는 것은 자영업, 영세소기업들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군 지역이나 소도시의 자영업이나 영세소기업들이 아무런 기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농업이나 특정 소재나 재료에 의존하고 있거나 혹은 그들을 가공하고 있거나 아니면 이들과 관련을 가진 도소매업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자영업이나 영세소기업들이 각개 약진하면서 서로 경쟁하는 동안 스스로 발전이나 혁신의 기회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군 지역이나 소도시에 존재하는 압도적 다수의 자영업자나 영세소기업들이 잘해야 현상유지에 급급한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지도자들은 살 길이 외부로부터 큰 자본의 유치나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무언가 큰 기회가 오기를 기대합니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자본이 이들 작은 군지역이나 소도시에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으면 투자를 하기 쉽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이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요?  

  

얼마 전 영덕 강구항에 가본 일이 있습니다. 상주 - 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나서 영덕까지 가는 시간이 크게 단축되자, 대게로 유명한 강구항으로 외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강구는 면 소재지에 불과한데, 인구가 늘고 소득이 늘어 활력이 있는 곳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시장을 돌아보고는 너무 실망을 했습니다. 몇 가지만 지적하면, 어시장에서 일하는 중고령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횟감을 떠주는 등 활어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청결 면에서 지저분해 보였고 깔끔하게 정돈된 가게는 많지 않았습니다. 각종 활어 가게 주변에 어지럽게 주차되어 있는 차량, 온갖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거리,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활어 가게 안의 상자와 플라스틱 세수대 모양의 용기,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무질서가 가게들의 배치 등은 깔끔한 정리 정돈, 청결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또한 어느 활어가게에 가서 생선이 얼마나 하는지 생선의 횟감을 뜨면 어디에 가서 먹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사지 않자, 60대로 보이는 장사하는 아주머니가 거의 욕에 가까운 말로 퍼부었습니다. ‘사지도 않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대답을 해 줄 필요가 없는데…’ 하면서 말하는 분위기가 고객들에게 서비스 정신은 찾아볼 수 없고 완전히 사기 싫으면 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옆의 가게에서 멍게 10마리를 한꺼번에 팔기에 다섯마리만 팔지 않으냐고 했더니 그렇게는 팔지 않는다면서 배짱이었다. 그리고 강구의 다른 어시장에 갔더니 화장실이 아무도 청소를 하지 않는지 냄새가 진동을 하고 각종 오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서 볼 일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영덕군 강구항에서는 개별적으로 활어상인들이 당장 돈을 버는데 혈안이 되어서 고객들이 불편해 하던 기분 나빠하던 상관하지 않고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하겠다는 흔적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항구에서는 활어상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집단적으로 청결 유지,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깨끗하고 반듯한 가게들의 배치와 각종 물건의 깔끔한 정리 정돈, 질서 있는 주차 등을 한다면 매우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이런 노력은 상인들이 개별적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자영업자인 상인들이나 종업원 몇 명을 거느린 영세기업들이 모여서 강구항의 발전과 매력, 그리고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통한 공동의 이익증진을 위해서 집단적으로 노력을 할 때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의 홋카이도 남단의 하코다테항에는 아침 어시장이 열리는데, 매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친절하면서도 다양한 생선들을 맛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많은 일본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데, 가격은 약간 비싼 편이었으나 어시장 구경과 깔끔한 생선을 먹는데 아깝지가 않게 느껴졌습니다. 

일본의 홋카이도 오타루라는 도시에 가보면, 도시가 매우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으면서 ‘유리공예’, ‘오르골’, ‘맥주’, ‘다양한 생선요리’ 등과 과거 작은 운하와 창고를 개조한 맥주집, 음식점, 각종 관광상품 판매가게 들이 잘 어우러져서 관광객들을 끌고 있습니다. 오타루는 개별 가게들이 지저분하거나 박스나 물건들을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곳이 없으며, 가게 점원들이 퉁명스러운 말을 하거나 유리공예나 오르골 가계에 가서 둘러보고 구경만 한다고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상인들이 집단적으로 친절한 서비스, 깨끗한 거리, 품질이 좋은 고급 유리 제품이나 오르골 등의 관광 제품을 생산하는 장인들의 집단적인 노력 등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군 단위나 소도시의 가게만이 아니라 가령 제주도의 돌하루방도 그 디자인이 매우 천편일률적입니다.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매우 다양한 재질과 모양의 젓가락, 가격도 천차만별이 젓가락, 스페인에서 만들어지는 매우 기하학적, 여러 금실문양을 담은 다양한 접시 등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공예품이나 특산품들을 각 지역에서 어떻게 디자인을 개선하고 다양화, 차별화할 수 있는지, 재료를 다양화하려는 노력, 만드는 방법이나 가공기술을 정교화,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각 소지역에서 이런 노력들은 개별적으로 하기는 어려우나 누가 앞서서 시도를 하고 성공적이면 옆에서 바로 따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특정지역에서 집단적으로 진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이런 개선과 혁신 노력을 집단적으로 지역적으로 할 때 각 지역의 내생적 발전의 길이 열리고 그런 발전을 할 수 있어야 젊고 의욕적인 인력이 지역에 남을 수 있을 것이고 지역의 소득증대도 될 것입니다. 

기존 산업에 기반한 영세소기업들의 집단적인 개선과 진화의 모델을 만들고 그런 노력을 확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예들은 이탈리아의 산업지구(industrial districts)에서 찾아볼 수 있고, 일본에서도 여러 군데 성공적인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완도의 전복 양식업 사례가 있으며,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금산 인삼재배, 유통, 가공의 사례도 여러가지 노력을 해 왔습니다. 

  

   

  

“정부가 혁신 에이전시를 통해 중소기업 혁신, 나아가 사회혁신을 지원해야 해요.”

   

현재 정부에는 명장제가 있습니다. 다만 충분히 활용이 되고 있지 않지요. 기업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사회적 존중과 인정도 약합니다. 그런데 현장의 사회적 혁신이 어떤 내용으로 일어나고, 이를 어떤 사람들이 할 수 있으며, 혁신가를 양성하고 확산시키는 일련의 과제들은 중소기업 혁신에서 중요해요. 이를 가능케하기 위해 정부가 혁신 에이전시를 만들어 산업과 고용 일자리 정책을 결합해야 합니다.

   

대기업의 가맹점을 표준화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역의 개별 가게들은 그런 표준화된 구조가 없습니다. 가령 공공디자인 같은 것부터 전통시장, 개별 가게, 사업장 등에서 어떻게 일을 해야 하고 혁신해야 하는지 아는, 역량·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발굴해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혁신 에이전시를 통해 정부가 해야 해요. 중소기업 혁신 사례를 분석하면서 혁신의 원천, 인력 양성 방법 등을 체계화해서 중소기업 혁신, 사회혁신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거죠.

   

그 과정에서 기업 R&D 보다는 전통적 기업의 작업장 혁신, 소상공인 혁신 등을 전담하는 사회혁신 에이전시를 만들어 지원해야 합니다. 

사회혁신 에이전시의 중요한 역할은 컨설팅과 현지 지도입니다. 한국의 경우, 엔지니어는 현장을 잘 모르고 현장 관리자는 공학지식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지자체는 공무원 보직이 자주 바뀌고 여러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사회혁신을 위한 노하우가 축적이 안 돼요. 따라서 사회혁신 에이전시가 지속적으로 대상 사업자에게 어떤 식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 지도하고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지역 중소기업 혁신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노하우가 있는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산업단지공단, 테크노파크 등과 협력할 필요가 있어요. 산업자원부의 지원기능과 고용노동부가 협력하여 사회혁신을 위한 기구를 만드는 게 좋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현금지원보다 혁신 역량·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중소기업에 머물면서 사회를 혁신해 나가도록 하는 데 집중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혁신 기구를 만들 때 R&D 투자를 많이 해야 합니다. 에이전시에 있는 사람들을 교육해서 컨설팅 대상 기업에 알맞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해요. 네덜란드, 핀란드, 영국 등 많은 국가에서 이미 이런 식의 컨설팅 회사들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정부가 현장 혁신 관련 일을 대대적으로 해야 합니다.

  

  

  

“유연한 근로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관리자들이 경직된 근무형태를 풀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따른 근로체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공정거래 강화와 함께 컨슈머 에이전시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해요.”

     

우리나라는 노동시간이 대체로 길어 혁신을 위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보다 자유로운 근무체제가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적절한 방식으로 바꿔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근로형태는 유연해지고 있는데 근로계약관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노동법이 경직되어 있어서라기보다, 경영자나 관리자가 근무형태를 고정화했기 때문입니다. 근로체제를 유연하게 할 경우, 관리자가 이전의 패턴화된 체제에 비해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정부가 나서서 민간부분이 고정된 근로 패턴을 강제하는 것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겁니다.

    

IC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과거보다 기업의 거래비용이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기업에서 비용의 내부화를 해야만 가능하던 것들이 이제는 외부와의 거래관계로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어요. 문제는 내부화되어 있으면 통제나 조율이 용이한데 외부와의 관계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지요. 외형적 계약 관계는 그 내면의 질적 성격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요. 수평적 관계도 있지만 종속적이고 일방적인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노동법 체계로는 규율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어떻게 규율 시스템을 확보할 것인가가 문제라 할 수 있어요.

   

기존의 공정거래를 강화하는 방법도 있고, 컨슈머 에이전시가 개별소비자나 영세자영업자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는 독점기업들이 개별사업자들을 활용해 다양한 벨류체인에서의 하청구조를 광범위하게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에요. 기업 간 착취, 점포하청에서의 착취 등의 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의 질서만 가지고 바로잡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런 문제를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별도의 조직이 필요해요. 가령, 컨슈머 에어전시 같이요.

  

  

  

“혁신할 수 있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만들어야 혁신가를 양성할 수 있습니다.”

    

독점적 기업, 공무원의 고용안정이 이중노동시장 내에서 보호받는 것은 지대추구를 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아요. 국가가 기존에 보호받던 곳에서 끊임없이 혁신하도록 내부적 인센티브를 바꾸고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내부 인센티브 구조는 차등화, 직무 구분, 직제 개편 등을 명확히 해야 해요. 숙련도 높은 일을 직제에 반영하는 것이죠.

  

더불어 공정과 차별, 차등에 대한 기존의 관념도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동일노동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기업 내에서는 직무를 차등화하고, 기업 외부에서는 같은 직무끼리 표준화·균등화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중·장기적 과정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작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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