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명도시 미디어/기고

[매경]① 도시가 미래다-기든스가 묻고 市長들이 답하다

작성자 : 매경취재팀 2017.04.10 조회수 : 1668

여시재는 매일경제신문과 공동으로 차세대 디지털혁명 시대 도시의 경제적 미래와 이것의 기반이 될 新문명의 가능성을 조망한 <신문명 도시가 미래다>시리즈를 기획,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신문명 도시가 미래다> 시리즈 순서  

①도시가 미래다 

②신문명 융합공간  

③아시아 시장이 열린다 

④준비안된 한국 

⑤테스트 플랫폼부터 만들자 

⑥‘시市·산産·학學’복합체 



아부르토 빌바오 시장 "사회 문제가 터졌을때 시민과 친밀한 市長이 새 솔루션 만들수있어" 박원순 서울시장 "제조업과 로봇·AI 융합해, 도시가 신성장동력 주역으로"

데블레카르 인도 칼리안 시장 "신흥도시로 인구 집중 가속…교육인프라 선제적 투자필요"





'한국'이 미세먼지 침묵해도…'서울'은 베이징을 두드려야


앤서니 기든스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도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시민들이 시장들에게 디지털혁명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신문은 기든스 교수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후안 마리아 아부르토 빌바오(스페인) 시장, 라젠드라 데블레카르 칼리안(인도) 시장 등 시장들을 인터뷰해 패널 토론 형식으로 구성했다. 


▶ 기든스 교수 = 디지털혁명(그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실체가 없다'며 사용하지 않는다)은 국가적이다. 디지털혁명 기술인 인터넷, 로봇공학, 인공지능 등은 대부분 196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국가주의와 냉전의 산물이다.

나는 오늘날 이런 디지털혁명이 '고위험, 고기회 사회(High Opportunity, High Risk Society)'를 만들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은 그동안 불가능했던 유전자 사슬 해독을 해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신기술들은 핵전쟁이나 사이버전쟁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위험하다. 


▶ 박원순 서울 시장 = 과거와 달리 국가에서 도시로 세계 중심축은 이동하고 있다. 이념과 정파 영향 속에 있는 국가는 실익보다 국익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도시는 다르다. 시민의 삶과 미래를 기준으로 유연하게 행동한다. 국가와 달리 도시는 언제든 네트워크를 통해 연대하고 협력한다. 실제로 브렉시트 위기 속에서도 유럽 도시 네트워크만은 진화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 등을 놓고 한일 관계는 악화 일변도에 있지만 지금도 서울과 도쿄는 도시 안전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서울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동아시아 맑은 공기 도시협의체'를 통해 베이징, 도쿄 등 동북아 9개 도시와 협력하고 있다. 


▶ 아부르토 빌바오 시장 = 도시 시장들 정책이 (국가 대통령보다) 시민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깝게 관찰할 수 있다. 도시에서 나오는 각종 진전된 정책들이 국제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도시 비전과 가치는 신고립주의와 정반대다. 빌바오를 비롯한 도시들은 윤리적 차원에서 지구적 문제에 무관심할 수 없다. 경제적으로도 개방·연결·협력하지 않으면 비효율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은 오늘날 국가가 아니라 도시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 기든스 교수 = 하지만 디지털혁명이 기성 도시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기술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이전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인구 1인당 휴대폰 비율이 매우 높으며, 스마트폰 보급률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혁신 중심지는 하나의 도시뿐만이 아니라 여러 지역들의 연결 속에서 이뤄지며, 일부는 녹지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관심 있는 이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장소'라는 책을 참고해 보길 권한다. 


▶ 데블레카르 칼리안 시장 =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지역이 아직 도시가 아닌 미개발 지역일 수도 있지만, 개발이 시작되면 그 형태는 도시에서 나타난다. 뭄바이와 구자라트를 잇는 인도 철도도시 칼리안은 인도 100개 스마트시티 중 하나로 선정됐다. 교통, 물,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CCTV 등 4가지 기초적 인프라를 닦는 것이 주요 사업이다. 인도 100개 스마트시티는 각기 다른 목표를 갖고 있다. 시 정부가 직접 주민들과 소통해 도시에 가장 필요한 사업을 구축한다. 칼리안은 42%의 주민들이 교통시스템 개선을 원했고, 그래서 이를 제1의 목표로 삼았다. 이런 정책을 국가가 일괄적으로 하기엔 어렵다. 



■ 도시 일자리 줄어든다고? 새 디지털 직업 창출 요람될것


▶ 기든스 교수 = 디지털혁명은 너무 빨라서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알 수 없다. 단순 제조업이나 가내수공업이 그랬던 것처럼, 미래에는 화이트칼라 사무직들도 새로운 기술에 의해 없어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에 반해 지금까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없을 거라고는 장담하지 못한다. 스키를 생각해 보자. 스키가 생기기 전에는 모두 겨울에 산을 피했다. 세계적 규모의 스키산업이 과거에 사람들이 외면했던 산에서 창조될 수 있다고 어떻게 생각할 수 있었겠나? 따라서 이런 미지의 영역을 위해 기본소득, 로봇세 등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이 옳다. 다만 기본소득제에도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핀란드와 같은 지역이나 작은 도시에서 지역적 시험이 먼저 개척되어야 한다. 


▶ 아부르토 시장 = 4차 산업혁명의 효과를 예견하기란 쉽지 않다. 빌바오에서 우리는 이 혁명이 가져오는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기업들에 대한 교육 및 지원과 같은 분야에서 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평생학습과 같은 정책 프로그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신기술의 물결을 타고 넘어 일단 생존하고 보자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실업 가능성에 대비해 새로운 직종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수단이라고 본다. 물론 이는 충분하지는 않다. 사회적인 응집력을 보증하고 가능한 한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다른 방법들에 대해서도 생각을 더 해야 한다. 


▶ 박원순 시장 = 사물인터넷 시범지역인 서울 북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적재량 감지 센서가 부착된 쓰레기통은 쓰레기가 넘치기 직전에 서울스마트불편신고앱으로 통보를 한다. 이렇듯 진화된 기술은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높은 '삶의 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 인력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거란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 그런 기술을 이끈 것도 인간이다. 서울시는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창조의 영역을 발굴하고 창조 인력을 육성함으로써 사람의 일자리를 지켜나가는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 기든스 교수 = 도시는 이미 디지털혁명의 주요 주체(Actor)로서 등장했다. 디지털혁명은 도시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화석연료는 스마트시티 때문에 종말을 맞을 수 있다. 시민들은 이런 전환기에 도시의 시장들에게 리더십을 보여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또 디지털혁명으로 인한 혜택을 극대화하고 향후에 생기는 단점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에는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는 실험적 연구들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 


▶ 데블레카르 시장 = 인도에서는 늘어나는 도시 인구가 가장 큰 현안이다. 경제발전 속도와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을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인구가 늘면 도로, 수자원, 전력 등의 제반 시설들이 필요한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 칼리안은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무엇보다 일자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좋은 교육시설이 있으면 좋은 인적자원이 생기고, 뛰어난 인적자원이 있으면 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 새로운 학교를 짓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충분한 수의 학교가 있지만, 학교 내 인프라가 부족하다. 예를 들면 놀이터 하나 없는 초등학교도 많다. 


▶ 아부르토 시장 = 빌바오는 2006년부터 디지털로컬어젠더(Digital Local Agenda)를 제시하면서 디지털 기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현재 야심 찬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하나 개발 중인데, 도시 내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들의 잠재력을 한꺼번에 활용하자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빌바오는 오픈 데이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한편으로는 그런 데이터 개방 정책이 사회적·경제적 효용이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시정의 투명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 박원순 시장 =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가속되는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사회를 견인할 신성장동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4차 산업혁명 거점으로 바꾸는 '다시 세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연결, 융합, 기술을 키워드로 하고 사람이 주체가 되는 도시재생과 4차 산업혁명은 같은 맥락 속에 있다. '다시 세운 프로젝트'에선 기존 장인들의 수십 년 노하우와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 청년들의 칸막이 없는 협업을 유도하고 기존 도심 제조업과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과의 융합을 시도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4차 산업혁명 역량을 발굴해나갈 것이다. 이 밖에도 380만㎡에 달하는 양재·우면·개포동 일대를 연구개발(R&D) 역량이 집중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 중이다. 홍릉지역의 경우 인근에 집적된 대학, 연구소 인프라를 활용해 안티에이징을 비롯한 바이오·의료 R&D가 이뤄지는 서울판 '바이오폴리스'로 조성하고 있다. 


(김대기 / 김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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