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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재 e핸드북 / 지속가능 / 황해오염] 황해가 병들고 있다 - 南·北·中 ‘하천 쓰레기 배출 총량제’ 실시 위한 국제협력체 시급

여시재 지속가능성 연구팀, 대표저자 윤성혜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교수)·윤익준 (부경대 법학연구원 교수)

2020.02.16

(재)여시재가 2019년 한해 진행했던 연구 결과물 발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래의료’ 7편 연재가 진행되고 있으며, 두 번째로 ‘황해오염’ 문제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여시재는 지난 한해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윤성혜 교수, 부경대 법학연구원 윤익준 교수팀과 함께 황해 오염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거버넌스 구축 방안을 연구해왔습니다. 두 교수는 중국 법체계 전문가들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이 글을 통해 황해가 국제법적으로 어떤 존재이며, 얼마나 오염되어가고 있는지 전체 현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시에 유럽과 북미 지역 등의 국제하천 및 내해가 어떻게 생태적으로 공유·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황해 거버넌스’가 얼마나 시급한 일인지도 판단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시재는 앞으로 다른 과제에 대한 연구결과물도 순차적으로 내보낼 예정입니다. 모든 연구결과물은 ‘e-핸드북’ 형태로 발신됩니다.

<황해오염 요약문>

(윤성혜 교수가 쓴 ‘황해오염은 심각하다’, 윤익준 교수가 쓴 ‘황해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동북아 협력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全文은 하단 첨부파일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지역
갯벌은 세계 최대

황해는 세계적으로도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생명자원의 보고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인 갯벌이 갖는 가치는 생태적 차원은 물론 미래 그린바이오산업의 기반이다. 그러나 이 황해가 ‘썩고’ 있다. 중국의 양쯔강, 한국의 한강 등 수십 개의 하천에서 유입되는 산업·생활 오염물질이 쌓여가고 있다. 플라스틱 문제는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다.

황해는 북쪽으로는 산둥반도와 요동반도를 잇는 선을 경계로 발해만과 구분되고 남쪽으로는 제주와 양쯔강 하구를 잇는 선을 경계로 동중국해와 구분된다. 남북 길이 약 1000km, 동서 길이 700km, 총면적 38만㎢이다.

황해는 수산자원과 해저 광물자원의 보고이다. 2218종의 생물이 서식한다. 세계의 64개 광역해양생태계 중 하나이며, 전세계 해양 어획량의 5%가 이 좁은 바다에서 어획된다. 세계자연보호기금이 선정하는 ‘글로벌 200 생태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생물다양성을 대표하고 생태적 가치가 세계적으로도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황해 갯벌은 세계 최대 규모로 1만 2620㎢에 이른다. 한국이 2140㎢, 북한 2300㎢, 중국 8180㎢이다. 캐나다 동부, 미 동부, 북해 연안, 아마존강 유역, 와덴만 갯벌과 함께 세계 5대 갯벌이다. 인접국가들의 협력으로 세계적으로도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와덴만 갯벌의 2.7배에 이른다. 발해만 갯벌까지 합치면 1만 8340㎢나 된다.

[TIP] 황해 또는 서해

황해가 국제 공식 명칭

‘황해’라는 명칭은 1961년 국립지리원 지명위원회 의결에 따라 고시됐다. 이어 1965년 관련 부처 간 합동회의 결과 황해로 표기하기로 결정했고 이때부터 교과서에도 수록됐다. 이에 앞서 1953년 국제수로기구(IHO)는 한반도의 서쪽 바다를 ‘황해(Yellow Sea)’로 표기했다. 이것이 황해가 이 바다의 국제적 지명이 되는 기준이 됐다. 국내에서는 서해라는 명칭도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半폐쇄성 해역인데다
수심 얕고 해수 교환 느려
오염 자체에 취약

그러나 황해는 중국 북한과 공유하는 半폐쇄성 해역이어서 오염 자체에 취약한 형태다. 평균 수심도 44m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한국과 중국에서 일어난 급속한 연안 산업단지 개발로 인해 갈수록 오염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황해 연안 인구가 3억 명에 이른다. 인구밀도로만 보면 한국 서해 연안이 가장 높다. 한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의 60여 개 크고 작은 강을 통해 황해로 담수와 부유물이 유입되고 있다. 수심이 얕아 기상변동에 민감하고 조석 운동이 커서 해수교환이 느리다는 특성도 있다.

오염물로 뒤덮힌 양쯔강 (사진 출처: REUTERS)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
양쯔강이 압도적 세계 1위

플라스틱 문제는 심각하다. 중국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양으로 유입시키는 상위 20개국 중 압도적 1위다. 특히 양쯔강의 경우 플라스틱 폐기물을 바다로 배출하는 세계 10대 강 중 나머지 9개강을 합친 것보다 많을 정도로 압도적 1위다. 그 중 상당 부분이 황해로 직접 유입된다. 중국의 해양 배출 오폐수는 최근 10년간 40%나 증가했다. 해안선이 3700km에 이르는 발해만에서 황해로 유입되는 오염 물질도 중국이 이 바다로 배출하는 오염 물질 총량의 47%나 된다. 전세계에서 생산하는 플라스틱 총량의 50%를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 29%나 된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원료 소비량이 세계 1위다. 2018년 3월 영국 맨체스터 연구팀이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인천·경기 해안과 낙동강 하구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세계에서 2번째, 3번째였다. 양식용 부표로 쓰이는 스티로폼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천일염에서도 유럽 보다 높은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 수돗물도 안전하지 않다.

남·북·중 정치체제 달라
관리 거버넌스 구축 어려워

그러나 정치 체제가 다른 세 나라가 역학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황해 관리 거버넌스 구축을 어렵게 한다. 이 해역은 역사적으로도 협력과 갈등이 반복되어 왔다. 지정학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중요한 바다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통합 관리가 어렵다. 한국과 중국은 황해 공동조사를 실시하고는 있으나 북한은 논의구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또 중국 및 북한 지역 오염원에 대한 객관적 자료 및 정보체계 미비하다. 북한은 간척과 매립, 공단건설 등 연안개발을 하는데 있어 지속가능성이라는 관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황해는 수산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미래 식탁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생태계 보호에 지금 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어느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동해나 남해와 다르다. 무엇보다 ‘플라스틱 황해’를 막기 위해선 황해를 둘러싼 나라들이 모두 책임 있는 노력을 다 해야 한다.

‘플라스틱 황해’를 막기 위해

현재 유엔환경계획(UNEP)과 다양한 지역 협력체제를 중심으로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하천을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국가간 협력체도 존재한다. 그러나 황해를 둘러싼 국제협력은 아직 초보 수준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야 한다. 하천을 통해 배출되는 쓰레기 총량제 도입이 시급하다. 하지만 과연 오염되어 있는가, 오염되어 있다면 누가 어느 정도 오염시켰는가를 둘러싼 구체적 논의에 들어가면 갈등과 대립이 첨예하다. 따라서 오염도와 오염원 확인을 위한 공동조사가 필요하다. 여기서 나아가 총량 관리제도와 시범사업부터 실시할 필요가 있다.

황해 오염은 심각하다. 하지만 해결을 위한 협력은 지난한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 다른 지역 사례를 살펴보아도 내해(內海) 관리를 위한 협력은 협약이 체결되고 나서도 대략 30년 정도 지나야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이어졌다. 지금도 늦었다.

미세먼지는 당장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온다. 눈에 보인다. 해양 오염 물질도 어족 자원에 축적되어 인체에 들어오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늦기 전에 한국·북한·중국 등 관련국들을 아우르는 ‘황해 협약’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

※ 전문은 하단의 첨부 파일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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