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상단으로이동

[주간 인사이트] ‘진실의 시간’ 맞은 한국경제, 향후 10년은 革新이 日常인 나라로 가야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2019.07.08

돈의 세계에도 자연의 법칙은 적용된다. 쌀이 썩고 바위가 닳듯이 돈도 썩는다. 쓰지 않고 착실히 쌓아두기만 했는데도 조금씩 없어질 수가 있다. 돈은 경제 흐름에 따라 가만히 놓아두면 불어나기도 하지만 없어지기도 한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모두 잘 알고 있는 인플레이션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마이너스(-) 금리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저축금에 이자가 붙는 것이 아니라 ‘보관료’를 내야 하는 상황으로 이해하면 쉽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축한 원금에서 보관료 만큼 조금씩 없어지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돈이 글자 그대로 썩는 상황이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재정-통화 긴축과 함께 금리를 올리기 때문이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의 경우 중앙은행이 더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도 한다. 그래서 저축한 돈의 가치가 무방비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물가가 올라서 돈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비교적 익숙하기 때문에 나름 대처방안을 잘 알고 있다. 부동산과 같은 실물투자를 통해 돈의 가치를 방어하는 자구책(소위 ‘인플레이션 헷지’)을 마련하기도 한다. 꾀가 많은 사람은 이런 상황을 틈타 투기적 이익을 노리기도 한다.

난감한 것은 금리가 마이너스인 경우다. 당황스럽다. 돈을 쓸 때가 없어서 은행에 넣어 두려는데 보관료를 내라고 한다. 그럴 바에야 내가 직접 가지고 있겠다. 일본에서 금고가 보편화되어 있는 이유이다. 일본이 처음 마이너스 금리를 발표했을 때 ‘어떻게 이런 일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유럽중앙은행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책금리를 ‘0%’로 인하하고 이에 따라 주요 은행 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이제는 그렇게 낯설어 하지 않는 것 같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뉴욕 증시

투자와 소비 부진은 미래의 실종에서 온다

마이너스 금리 상황은 어떻게 발생하게 되는 것인가?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은행 도산과 경기 급락을 방지하기 위하여 위기 진원지 미국은 물론 직접 영향권에 있던 유럽에서는 소위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하였다. 통화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정책이다. 미국은 오바마-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감세정책으로 가장 먼저 경제성장 궤도로 복귀하였다. 그러나 유럽은 사정이 다르다. 미국과 같은 과감한 감세정책은 유럽의 복지국가적 상황에서는 실행되기 어렵고 재정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오직 양적 완화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독일의 경우 조금 고용유연성과 복지정책을 수정하는 신자유주의적 수정이 있었으나 기존 복지국가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뚜렷한 대책이 없으니 불확실성은 커지고 투자 부진이 부진을 재생산하는 상황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미래가 불확실하면 사람들은 돈을 모은다. 중앙은행이 통화 공급을 늘려도 돈은 다시 은행으로 돌아온다. 급기야 돈을 다시 가져오면 비용을 내라는 정책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결국 경제의 기초여건(fundamentals) 전망이 개선되지 않으면 투자와 소비(자금 수요)가 일어나지 않는다.

유럽의 기준금리 및 예금금리 추이

마이너스 금리 남의 일 아니다

일본이나 유럽의 일이 코앞에 다가온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강 건너 일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대문 앞에 와 있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나브로 저성장 기조가 자리 잡았다. New Normal, 낯설지만 이제는 이게 정상이다. 잠재 성장률이 위기 전 5%대에서 3%대로 내려앉았다.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는 금년에는 2%대 중반 수준으로 숨이 잦아들고 있다.

지금 우리 금융 시스템에는 여유자금이 큰 규모로 쌓여가고 있다. 기업의 여유자금도 1800조 원 수준이다. 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장기금리의 지표라 할 수 있는 국고채 3년 금리가 1.5% 수준으로 기준금리 1.75% 보다 낮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다는 것은 미래가 불확실할 때 일어난다. 우리 장기금리 수준은 미국의 장기금리 보다 낮은 수준이다. 미국 금리보다 우리 금리가 낮다는 것은 돈이 썩는다는 생각만큼이나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것마저 이제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또 다른 New Normal!

이 단계가 점점 익숙해지면 그다음은 무엇인가? 물이 흐르지 않고 고이면 썩듯이 돈도 돌지 않고 고이면 썩게 될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가 우리 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돈이 돌지 않은지 벌써 20년

저성장의 ‘안착’은 사실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어 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크게 인식하지 못하였다. 생각의 관성 탓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4~5% 이상 고성장이 가능하고 그러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현상을 충실히 들여다보지 않은 데서 비롯된 착각이었다. 事實充實性(factfulness)보다는 자신의 고정관념을 더 믿어 버리는 습관 때문이다.

통화승수와 통화유통속도 추이(이투데이 2016.6.20)

돈이 돌지 않기 시작한 지는 비교적 오래되었다. 통화승수와 유통 속도가 2000년대 초반부터 현저히 하락하기 시작하였다. 통화승수는 중앙은행이 공급한 돈(본원통화)이 얼마만큼의 유동성을 재생산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2000년 전에는 30대 수준이었다가 2000년 이후에는 10대로 하락했다. 통화유통속도는 글자 그대로 돈이 도는 속도이다. 경제 내 거래를 실행하는데 화폐가 몇 번 쓰이는가의 지표이다(명목 GDP/M2). 유통속 도의 하락은 더욱 현저하다. 지금은 1 이하이다. 0.7 수준. 10개의 통화가 7번의 거래밖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나머지는? 그냥 은행 시스템에서 놀았다는 뜻이다.

경제발전이 성숙단계에 들어서면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투자수요가 일정 정도 하향 안정화되는 것은 어느 정도는 필연적이고 정상적인 것이다.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30대처럼 ‘격한 삶’을 살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런 변화가 너무 빠르고 유난히 걱정스러운 모양새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돈이 돌지 않고 쌓여만 가는 것은 결국 경제주체들이 자신과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투자나 소비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 좌우한다. 단순히 돈이 주머니에 많다고 해서 더 쓰지는 않는다. 쓸 일이 많아질 것 같거나 돈벌이가 줄어들 것 같으면 소비가 늘지 않는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사업에 투자해서 벌어들일 수익이 위험을 감안하더라도 자산관리로 얻는 수익 보다 커야 실행에 옮긴다. 그렇지 않다면 사업 따위는 접고 놀러 다니기로 마음먹을 것이다. 결국 자금 수요는 미래에 대한 확신에 달려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현대차 자동차 생산 라인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는 2008년 이후 본격화

우리의 문제는 바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 대해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이 더 많다. 그중에서 뼈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 가능 인구 감소, 그로 인한 성장 잠재력의 하락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투자와 소비는 힘을 잃을 수 있다.

인구사회학적 변화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분야별로 이런저런 많은 문제들이 거론된다. 그러나 중기적 관점에서 거시경제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 두 가지만 든다면,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기존의 무역 가치사슬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드러지게 약화되고 있다. 제조업의 성장 둔화는 고용침체는 물론이고 경제 전체의 생산성 하락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10대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미국 등 주요 수입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견제 장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등 신흥 경쟁국의 추격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반도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에서 우리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조선비즈 2018.08.07)

우리나라가 6대 수출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매우 단순한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 경제의 무역 가치사슬은 ‘일본-한국-중국-미국’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일본에서 핵심적인 소재와 부품을 수입해서 중간재를 가공하여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은 최종재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이다. 이 고리 중 한 군데라도 이상이 생기면 경제 전체가 흔들릴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런 위험성은 최근 세계 경제의 침체, 미중 무역 갈등과 국가 단위의 경제제재 사용이 심화되면서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과 일본의 ‘반도체 소재 보복’같은 일은 우리의 글로벌 가치사슬을 감안할 때 한 번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주력산업 디지털화로 가능한 제품군

위험한 수준에 이른 중국 경제 의존

특히 중국에의 높은 의존도는 단기적 경기 침체와 그 전망을 어둡게 하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수출의 대중국 의존도는 2000년 이전에 20% 수준에서 최근 27%(홍콩 포함 시 34%) 까지 심화되었다. 무역흑자의 5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중국 관광객에 그토록 매달리는 이유도 관광수지의 절반 이상이 중국 손님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의 비중은 2000년 이전 17~20% 수준에서 최근 11%로 줄어들었다.

중국은 우리 경제의 핵심적 성장 경로와 경기변동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률이 1% p 하락하면 우리 수출은 1.5%p 하락하고 경제 성장률은 0.5% p 내려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추정을 현재에 대입해 보면, 최근 3% 성장 전망이 2% 중반 이하로 내려갈 것 같은 전망도 금방 이해될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 중국의 성장이 6% 중반에서 6% 이하로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의존도 심화는 우리나라의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을 중국 경제와 同期化(synchronization) 시키고 있다. 중국 경기와 한국 경기의 상관계수는 0.55 수준이다. 중국의 경기변동 요인의 50% 이상이 한국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원화-위안화의 연동성은 이미 시장에서 당연시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위안화 환율과 원화 환율은 거의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정 국가와 시장에 의존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경기변동의 受動性을 초래할 뿐 아니라 경제정책 운용의 自律性을 제약하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수출이 급감하고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을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할 방법이 있는가? 경제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말은 바로 미중 무역갈등이 미국의 의지대로 결론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 수출 구조와 성장에 심대한 충격이 거의 확실하게 예견된다는 의미이다.

방법을 찾고 반드시 성과를 내야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른 문제도 많지만 두 가지 핵심적인 취약점에 대해서는 최단 시간 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돌파구는 기존의 익숙한 방식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는 노력을 해야 하고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주력산업의 혁신적 재편성이 필요하다. 주력산업을 대체할 다른 산업을 찾는 방법도 강구해야 하지만, 아무런 토대 없이 신산업을 갑자기 만들 수는 없다. 더욱이 그 산업이 지금 주력산업들의 몫을 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진보는 축적 속에서 일어난다.

주력산업 재편성의 길은 이미 나와 있다. 디지털 전환이다. 지금까지 準 가공형 대량생산체제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접목하여 제품·공정·가치사슬의 혁신을 이루어 내야 한다. 주력산업이라고 하지만 세계시장에서 超 격차를 내고 있는 산업은 반도체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마저도 그 취약성이 이번에 드러났다. 그렇다 해도 발생한 문제에 대응해 가는 가운데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서 혁신을 통해 초격차를 유지하거나 만들어 내는 것이 첩경이다. 선택이 이루어진 셈이라면 집중해야 한다. 현재 4차 산업혁명에서 거론되고 있는 핵심적 기술들은 모두 우리 주력산업의 혁신에 직접적으로 접목이 가능하고 성과 창출이 가능한 것들이다.

7년 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무슨 벤처 투자인가

둘째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금융 시스템과 기업의 여유자금을 혁신 모험투자로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금융은 부동산과 가계대출에 매어 있다. 혁신 기업으로 돈이 돌아갈 수 있는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금 금융 창구로 가보라. 대출받기 어렵다는 제조업체들의 목소리가 쌓인다. 은행 입장에서도 돈을 벌어야 하니 도리 없는 일이다. 이것을 생산적 투자로 이끌어 내는 금융개혁이 필요하다. 부동산 보다 모험투자가 유리하도록 규제와 유인체계를 재편해야 한다. 시장의 부분적인 실패를 행정력으로 교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가 과감하게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모험자본 공급에서 공공적 역할 확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지금 우리 벤처캐피털들은 평균적으로 창업한지 7년 된 벤처에 투자한다. 미국은 3년이다. 7년이라면 이미 벤처가 아니다. 투자해도 안전한 곳만 찾아 돈을 빌려준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가능성 있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7년이 되기 전에 죽는다. 이런 보수성으로 스타트업을 키우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없다. 시장이 이렇다면 정부가 직접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기업금융 역량을 갖춘 산업은행 같은 공공 부문 금융기관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업에 쌓여 있는 돈이 벤처로 흘러갈 물길 시급히 터야

일반적으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육성과 주력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별개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주력산업은 소위 대기업의 문제이고 혁신기업의 문제는 중소기업의 문제인 것처럼 이분법적으로 접근한다. 이것은 잘못된 접근법이다. 대기업의 역량과 중소 스타트업의 창의력을 접목시키는 상생협력적 혁신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기업형 벤처케피털(CVC)이 좋은 예이다. CVC는 기업에 쌓여 있는 돈을 모험자본 시장으로 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미래의 기술을 알아보고 그곳에 자금을 투자해 마케팅과 컨설팅까지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은산분리 때문에 막혀 있다. 우리도 CVC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은산분리의 취지도 살리면서 혁신 금융에 숨통을 여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구글 등 글로벌 혁신기업들의 성공은 바로 CVC와 M&A를 잘 활용한 데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글로벌 가치사슬 재구축에 정부와 기업 역량을 쏟아야 한다. 중국은 이제까지 우리 경제의 행운이었다. 고속으로 성장하는 초대형 경제를 지근거리에 두고 있어서 일정 부분 성장궤도를 유지해 온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쏠림 현상의 위험성이다. 그동안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어 중국 의존도가 증가하는 상황에 대해 크게 유의하지 않았으며, 더욱이 그 위험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은 적었던 게 사실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경제 운용의 자율성을 상실하게 되는 점이다. 사드 사태에서 우리는 그 경험을 이미 한 셈이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글로벌 가치사슬 재구축을 위해 국가와 기업이 공동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非 중국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나아가 동남아와 서아시아 지역의 대형 경제에 한국과 분업체계를 이루는 새로운 생산기지를 구축해야 한다. 이미 일부 기업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가야 한다.

중국 의존도 낮출 글로벌 가치 사슬 재구축 필요

정부와 기업의 협업과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정부는 通商外交를 강화하고 開發協力 체계를 개혁 재편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의 진출 지원이라는 소극적·미시적인 차원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산기지 구축과 기술역량 이전이라는 큰 그림을 토대로 해당 국가의 경제발전과 우리 기업이 상생 발전하는 모형을 만들어야 한다. 복잡다기하게 흩어져 있는 개발협력 기관을 재편하여 종합적 글로벌 가치사슬 구축 전략 기관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가칭 ‘한국국제개발협력은행’의 창설을 검토해 볼만하다.

돈이 돌지 않고 고이면 썩는다. 자연의 법칙은 돈에도 적용된다. 경제주체들의 마음속에 희망이 싹틀 때 돈도 활력을 찾는다. 미래가 어두운데 단기간에 돈을 더 푼다고 갑자기 생기가 돌지 않는다. 문제를 단순화하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런저런 많은 문제를 건드리기 보다 핵심 고리에서 돌파구를 찾고 희망의 싹을 심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까지 익숙해져 있는 방식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생각과 방법을 혁신해야 한다. 혁신만이 희망을 낳고 돈을 돌게 할 것이다. 한국경제는 이제 ‘진실의 순간’을 맞았다. 향후 10년간은 혁신이 日常인 나라로 가야 한다. 그래야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동시에 신생 기업들이 죽죽 커서 기존 기업들을 대체하는, 살아 움직이는 경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 저작권자 © 태재미래전략연구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콘텐츠 연재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