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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원 들어간 ‘도시재생’, 공공성 집착 버리고 기업 투자 받아들여야

이태희(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

2020.09.08 4053

‘착한 사업’이라는 이념적 접근으론 한계 뚜렷

한국의 도시는 급격한 산업화와 동행하면서 덩치를 급속도로 키워왔다. 도시, 특히 대도시야말로 혁신의 현장이었으나 여기에 사는 사람들의 눈높이는 혁신의 속도보다 더 높아졌다.


1980~90년을 전후해 본격화되기 시작한 신도시 공급과 재개발-재건축 위주의 도시 재편성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시작된 게 도시재생이다. 이명박 정부의 뉴타운사업, 박근혜 정부의 도시재생 사업이 문재인 정부에 이르러 규모가 더 커졌다. 한 때 살만한 도시를 만든다는 비전에 부풀었으나 지금 상황을 돌아보면 여러 한계와 모순이 누적되는 모습이 바로 눈에 띈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와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여시재는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전문가 세미나와 워크숍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를 순차적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수익성을 배제하고 공공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건설산업연구원 이태희 연구원이 썼다.

좌 - 군산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조성된 일제강점기 가옥 형태의 게스트하우스(출처: 저자) / 우 - 서울 가리봉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벽화거리(출처: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

‘뉴타운 사업’
글로벌 금융위기 겪으며 다수가 좌초

우리나라는 전후(戰後) 고도 경제성장기를 거치며 급속한 도시화 과정을 겪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는 빠르게 밀려드는 이주민을 수용할만한 주택과 도로, 학교 등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정부 주도로 빠르게 공급할 수 있을 만한 예산도 부족했다. 세심한 계획 없이 시가지가 확장된 곳이 허다했고, 사람이 살지 않았던 산비탈 등에는 도시 빈민들이 무허가 건물을 건축해서 살기 시작했다.


경제가 성장하고 절대적인 주택 수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 가면서 도시와 주거공간의 질(質)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곳은 점차 슬럼화되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건축물과 기반 시설의 노후화 문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중 사업성이 양호한 일부 지역은 전면철거형 민간주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공간의 질이 개선됐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2000년대 초·중반 ‘뉴타운사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재정비촉진사업이 대거 시작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다수 사업이 좌초되었다. 또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추진으로 인해 비자발적 이주 등이 문제가 되면서 대안적 사업방식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었다.

도시 단위에서 나타나는 일부 지역의 슬럼화·노후화 문제와 동시에, 국가 단위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심화되었다. 또한, 지속적인 국토 균형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도시 집중화 문제가 심화되었고, 지역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지방 소멸 문제까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그림 1> 도시 쇠퇴 지역 (출처: 국토연구원)

<그림 2> 지방소멸위험 변화 (출처: 한국고용정보원)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국의 도시재생 사업은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도시재생 사업’은 인구감소, 산업쇠퇴, 노후화 등 도시쇠퇴 현상을 겪고 있는 특정 소규모지역을 선정해서 행정·재정적 지원을 집중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면적 기준으로 적게는 5만 ㎡에서 크게는 50만 ㎡이다. 1곳당 적게는 100억 원부터 많게는 500억 원이 특별 지원된다.

이 금액은 언뜻 커 보이지만 쇠퇴하는 도시 전체의 운명을 바꾸거나, 낙후지역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 골목길 하나를 확장하는데도 토지보상비가 비싼 곳은 100억 원 이상 들 테니 말이다. 따라서 이 예산‘만’ 가지고 도시를 재생시킨다는 것이 아니라 이 예산이 ‘마중물’이 되어 다른 공공, 민간 투자를 촉진시켜 지역의 활성화 및 환경개선을 도모하도록 제도가 설계되었다.₁ 이러한 의미에서, 도시재생 사업에 특별이 지원되는 예산은 ‘마중물예산’이라고 부른다.

<표 1>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유형 및 특성 (출처: 국토교통부)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도시재생 사업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채택되며 ‘도시재생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대폭 확대 시행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도시재생 뉴딜을 ‘국가적 도시 혁신사업’이라고 정의하며 주거복지 실현, 도시경쟁력 회복, 사회통합, 일자리 창출 등 4대 정책목표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2018년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통해 연 100여 곳을 신규 선정하고, 10조 원가량의 공적 재원을 투입할 계획을 제시하였다. 2017년 68개소를 시작으로 2018년 99개소, 2019년 116개소를 선정하여 추진 중이며, 박근혜 정부에서 선정했던 46개소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총 329개소가 선정되어 추진되고 있거나 완료되었다. 2020년에는 총 120여 개소를 새롭게 선정할 계획이다.

<그림 3> 도시재생 뉴딜정책의 의의 및 목표 (출처: 국토교통부)

<무엇이 문제인가?>

지나치게 정부 주도로 진행

지금까지 도시재생 사업에서는 많은 문제가 나타났다. 사업의 추진과정(process), 내용(contents), 결과(outcome)에서 나타나는 문제로 크게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사업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살펴보면 지나치게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 영리부문(제2섹터)와 주민공동체(제3섹터)의 참여가 제한적이다. 특히 상업과 업무기능이 주가 되는 중심시가지 재생에 있어서도 민간기업의 참여와 투자가 매우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광역시를 포함한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에서도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₂ 주거지 재생에서도 공공부문 중심의 사업추진과 주민협의체의 불충분한 권한으로 인해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₃


사업 내용과 관련해서도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도시재생 정책의 핵심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쇠퇴·낙후 지역의 활성화와 정주환경 개선과 관련이 별로 없거나 파급효과가 의심되는 사업들이 도시재생사업에 포함되어 추진되고 있다. 최근 청년·창업 같은 ‘정책 트렌드’에 영향을 받아 전국 대다수 도시재생 대상지에서 지역의 니즈와 특성, 파급효과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관련 시설들이 조성되고 있다. 그 결과 예를 들어 청년몰 사업의 효과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유사한 시설이 심지어는 청년 비율이 매우 낮은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조성되고 있다. 그 결과 사업이 종료되었거나 종료를 앞두고 있는 곳을 방문해 보면 해당 시설은 방치되어 있거나 개점휴업 상태에 있는 곳이 매우 많다.


이 밖에도 전국 각지의 도시재생 현장에서 마치 베끼기나 한 것 같은 비슷한 사업이 비슷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벽화 그리기와 골목가꾸기, 사회적경제 조직 활성화, 주민공모사업, 공동이용시설 조성 등이다. 해당 지역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었는지, 사업의 효과성과 지속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활성화, 삶의 질 개선에 필수적인
기반시설 확충, 교통환경 개선, 산업경쟁력 강화위한 사업 부족해

또한, 대부분의 도시재생 사업이 소규모, 수복(修復)형 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지역 활성화와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도로, 공원 등 인프라 확충,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 노후하고 비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건축물 정비 같은 도시 인프라를 확충·개선하는 사업이나 도시의 물리적 공간에 대한 구조적 변화를 동반하는 사업은 거의 없다. 도시쇠퇴의 가장 직접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산업쇠퇴 및 일자리 감소에 대응하는 사업 또한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있다.

‘벽화만 칠하고 끝난다’
비판이 왜 나오겠는가?

이러한 사업 과정과 내용의 문제는 결과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100~500억 원 가량의 공적 재원을 투입하고도 도시의 산업경쟁력이 강화되거나, 도심이 활성화되거나, 정주 환경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도시재생을 위해 보다 근본적으로 요구되는 도시 물리적 공간에 대한 구조적 변화나 인프라 확충·개선을 동반하지 못하고, 도시 주력산업의 경쟁력 회복이나 새로운 산업 육성 효과도 매우 제한적이다. ‘벽화만 칠하다 끝난다’는 비판, ‘재생 대신 재개발을 해 달라’는 요구, 연 10조 원 가량의 공적 재원이 투입되지만 ‘과연 도시는 재생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 재생사업이 끝난 일부지역에서는 '공공재개발'을 추진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₄ 필자 예상에는 향후 상당수 지역에서 도시재생사업의 효과에 실망한 주민들이 다시금 재개발을 추진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 지원 끝나면
사업 동력 상실되는 경우 많아

더 중요한 것은 정부 주도의 사업추진으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공적 재원 지원이 종료됨과 동시에 도시재생 추진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중물 예산’이 지원되는 기간에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주민·상인 조직이 예산지원 종료와 동시에 해체되거나 동력을 급속도로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마중물 예산 투입이 민간기업의 투자로 이어진 곳이 거의 없기에 공공사업이 종료됨과 동시에 도시재생 사업이 종료되고, 활성화 동력을 상실하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민간투자가 매우 제한적이기에 사업 종료 후 지속되는 일자리 또한 매우 제한적이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다양한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여러 문제가 총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도시재생 사업을 개선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복잡하게 얽혀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다양한 해결책이 총체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중에서 필자가 바라보는 핵심적인 개선사항은 다음과 같다.

도시재생의 본질에 맞게
제도와 정책 전면 재설계 해야

현재 도시재생 뉴딜사업에서는 주거복지 실현, 사회통합, 도시경쟁력 회복, 일자리 창출 (이하 4대 목표) 등 상호 연관성이 낮은 목표들이 열거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현장에서는 녹색건축, 혁신공간 조성, 스마트 도시 같은 타 국정과제까지 도시재생사업 계획에 반영되어 추진되고 있다. 그 이유는 도시재생 사업 예산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2018년도까지는 사업계획에 ‘4대 목표’와 더불어 다른 국정과제가 함께 반영되어야 가산점이 주어져 사업 선정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₅ 일단 선정되면 사업내용을 수정하는 것은 까다롭기에 대다수 사업은 당초 계획한 큰 틀에 맞춰 추진되게 된다.


물론, 위 4가지 목표와 기타 국정과제는 각각 매우 중요한 정책 영역이다. 하지만 무엇이 우선인지가 헷갈리게 되면 곤란하다. 쇠퇴하는 도시경제, 침체되어가는 도심, 열악한 주거환경 등의 문제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도시 활력을 회복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도시재생’에 있어, 4대 목표와 타 국정과제가 동등하게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노령화 문제가 심각하고 부동산 임대료가 높지 않은 지방 쇠퇴도시에 청년 창업공간,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친환경 리모델링을 하는데 재원을 사용하는 것은 현명한 예산 활용 방법이라고 보기 힘들 것이다.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 도시 쇠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도시재생을 위해 지원되는 마중물 예산은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도시재생 정책의 본질적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 산업경쟁력 회복, 도심 활성화, 주거환경 개선 등과 같은 사안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뉴딜 정책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한정된 공공재원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사용으로 해당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나치게 미시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도시 전체의 발전 전략 속에서 도시재생 접근해야

현 도시재생 사업은 2가지 차원의 공간적 범위 문제를 가지고 있다. 먼저, 현 도시재생 사업에서는 주민들의 생활권 범위나 도심 기능의 공간적 범위 등에 비해 지나치게 좁은 면적을 사업 대상지(도시재생 활성화지역)로 선정하고, 예산의 활용이나 사업 참가자격 등에 있어 배타적이고 내부 완결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비교적 규모가 큰 중심시가지 재생의 경우에도 행정동 중 비교적 면적이 작은 서울 논현1동의 약 1/7 크기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공간적 규모는 해당 지역으로의 접근성 개선이나 교육환경 개선 같은 상업지나 주거지 재생에 있어 핵심적 사안을 개선하기에는 지나치게 좁다. 또한, 지나치게 좁은 사업 범위로 인해 쇠퇴·낙후지역 가운데서도 일부만 임의적으로 사업경계가 구획되고, 해당 구역 내에서만 예산이 사용되고 있어 형평성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첨언하자면, 도시재생 사업구역은 몇 년간의 사업이 끝나면 의미가 상실되는 임시로 존재하는 범위이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사업이 종료된 후 유지, 관리, 지속적 추진을 위해서라도 사업 공간적 범위의 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현 도시재생 정책은 도시 전체의 정책과 충분한 연계 없이 지나치게 미시적으로 접근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지자체에서는 구도심 쇠퇴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해 왔던 외곽 신도시나 대형 쇼핑몰 개발, 관공서나 교통거점 이전 등은 지속해 나가면서 동시에 구도심 재생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게다가 도시의 주력산업 쇠퇴로 인해 도시 전체의 쇠퇴가 발생하는 지역에서 조차 도시재생 사업과 산업 및 경제정책과의 연계가 거의 없다. 이러한 도시 정책 간 엇박자와 유기적 연계 부족은 도시재생을 도시 전체의 정책 틀 속에서 보지 못하고 특정 소규모 지역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으로 생각해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현 도시재생 사업은 ‘숲’은 보지 못한 체 ‘나무’만 살리려고 노력하는 방식이다. 사업의 공간적 범위에 대한 재설계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도시재생을 도시의 주요 정책(공간, 산업, 교통 등)과 긴밀히 연계해서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림 4> 영국 Sheffield시 도심재생 공간적 범위(그림 전체)와 한국 도시재생 뉴딜 중심시가지형 사업 공간적 범위(내부 빨간색) 비교 (출처: Sheffield City Centre Masterplan을 기초로 저자 수정)

수익성 고려하지 않으면
지속가능성도 없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현 도시재생 정책에는 청년, 창업, 임대주택, 그린 뉴딜 등 다양한 어젠더가 도시재생 내에 포함되어 있고, 실제 상당수가 사업에 반영되어 추진 중이다. 또한,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상생협약, 안심상가 조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공공성이 매우 강조되고 있으며, 반대로 많은 참가자들, 심지어 언론에서도 도시재생에서 ‘수익성’은 추구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₆

개점휴업 상태 안심상가, 청년몰 많아

하지만 그 결과 민간부문의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공공사업 만으로 끝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거의 창출되지 못했다. 사업종료 후 유지 관리 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문 닫은 공공시설(예 : 마을 박물관, 주민공동이용시설 등)도 상당수다. 개점휴업 상태인 안심상가, 청년몰이나, 휴면 상태인 사회적경제 조직 등도 상당수 이다. 이들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매우 의문시 되고 있다.


‘착한 사업’, 공공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중장기적 효과성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수익성 추구’와 민간기업 투자에 대한 부정적 시각 또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도시재생은 한시적으로 추진되는 공공사업이다. 또한, 마중물 예산은 해당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개선하는데 매우 부족하다. 민간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해당 지역에 투자되는 총 금액을 늘릴 수 있고, 공공사업 기간이 끝난 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일자리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수익성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민간기업을 경계와 배척의 대상이 아닌, '파트너'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현재처럼 대부분의 지역에서 도시재생이 마중물 예산만 소진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공적 재원이 민간투자 유치와 민간활력 회복을 위한 진정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점 휴업 상태의 경남 진주시 소재 청년몰 모습 (출처: 아주경제)

'고쳐 쓰는' 것만이 정답일 수 없어
지역 환경에 맞는 유연한 사업방식 적용할 수 있어야


현재의 도시재생은 지역의 환경과 상관없이 수복형, 보존형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심지어는 도로가 좁아 신축이 불가능한 필지가 80%에 육박하고 공원 비율이 0.1%에 그치는 곳도 ‘전면 철거형 개발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 속에 '고쳐 쓰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도로, 공원 등 인프라 확충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고, 반면 집수리, 골목 가꾸기(벽화 등) 등 기존의 물리적 틀을 유지하며 점진적 개선에만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이 ‘지속가능한 물리적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몇 년간의 사업이 끝나면 벽화는 흉물처럼 변하고, 또 다시 다른 형태의 땜질식 사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지는 않을까? 무엇보다도,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주거환경 개선 효과를 얼마나 체감할 수 있을까? 몇 백억을 투자했지만 체감 가능한 효과는 미미하고 ‘벽화만 남는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고쳐서 다시 쓰는 것’ 만이 항상 정답은 아니다. 도시재생, 도시계획은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해야 한다. 급속한 도시화 과정 속에서 충분한 계획 없이 시가지 확장을 겪은 한국 대도시에는 ‘고쳐 쓰기’에 한계가 있는 물리적 환경이 존재한다.₇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도시 파리는
19세기 대대적인 도심 재개발 사업의 결과

반면 ‘전면 철거형’ 재개발 방식이 ‘나쁜 것’만도 아니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프랑스 파리가 있을 수 있는 것은 19세기 중반부터 70여년 간 진행된 전면적인 도심 재개발 사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개발 전의 파리는 폭 2m 내외의 골목길로 가득찬, 햇빛이 거의 들지 않고 상하수도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악취가 진동하고 전염병이 수시로 창궐했던 도시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역의 환경에 따라 적절한 사업수단을 유연하게 선택해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소방차가 다니지 못하는 등 기반시설이 심각하게 부족한 지역은 전면 재정비 방식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데 더 적합할 수 있다. 재개발과 재생을 이분법적이고 상호 배치되며 ‘옳고 그른’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도시재생을 위한 다양한 사업수단 가운데 하나로 재개발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재개발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재개발을 보다 포용적인 방식으로 개선시켜 나가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도시계획, 도시재생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1) 국토교통부 (2019) ‘국가도시재생기본방침’
2) 이태희 (2020) “민간참여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방안 : 마중물사업으로 끝나는 도시재생을 넘어” 한국건설산업연구원
3) 예) 제주경제신문 (2020) “친환경 놀이터 요구했는데 딴판...주민은 들러리로”
4) 뉴데일리경제(2020) “창신동, 공공재개발 러브콜…재개발 추진에 강북 위주 관심↑”
5) 국토교통부 (2018) “도시재생 뉴딜 사업신청 가이드라인”
6) 청주, 인천의 경제기반 도시재생에서 이와 관련한 상당한 논쟁과 갈등이 발생했었음.
7) KBS (2018) 재생 vs 개발 vs 보완…차기 서울시장의 부동산 해법은?5월 28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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