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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재는 지금] 美 전문가 배영자, 中 전문가 이희옥이 보는 ‘미중 패권경쟁의 미래’

박설믜·윤준영(SD)

2020.08.03 1011

‘COVID-19와 한국의 미래’ 2차 토론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지난 7월 13일 펴낸 책 제목은 ‘COVID-19 : The Great Reset’이었다. 이 표현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지금 이 시대의 혁명성을 불안하게 느끼고 있다.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질문은 보건과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시스템, 삶의 철학 전반을 향하고 있다.


(재)여시재는 WHO가 팬데믹을 선언(3월 11일)하기 전인 지난 2월 말 ‘COVID-19 위원회’를 구성, 수십 차례의 내부 세미나를 진행해왔다. COVID-19가 바꿔놓을 세상을 전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여시재는 논의의 폭을 넓히고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세 차례의 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지난 13일 ‘디지털 전환과 혁신경제’를 주제로 한 1차 토론회에 이어, 7월 28일 2차 토론회를 국회에서 열었다.


2차 토론회 주제는 ‘카오스의 국제질서와 글로벌 리더십’이었다. 배영자 건국대 교수가 ‘미국 관점에서 바라본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 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이 ‘중국 관점에서 바라본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을 주제로 발제했고 김예경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입법조사관과 황세희 여시재 미래디자인실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여시재 국제협력위원장인 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이 토론 좌장을 맡았고, 김하중 국회입법조사처장이 개회사를, 염재호 여시재 이사(전 고려대 총장)가 환영사를 했다.


이 토론회는 국회입법조사처, 매일경제신문,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의원도 참석했다.

<여시재 '포스트 COVID-19 위원회'>
· 위원장 :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 위원 : 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전병조 전 KB 증권 사장, 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기획관리관,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 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윤상선 연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이동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신상철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대표,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인공지능·빅데이터 정책연구센터장), 구태언 법무법인 린앤테크 부문장,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 임용표 충남대 원예학과 교수, 강왕구 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다음은 2차 토론회 주요 내용이다.

<염재호 여시재 이사 환영사>

“희망적 이상주의 보다 냉철한 현실주의로”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과거로의 도피가 아니다. 인류 문명의 획기적 변화는 레이 커즈와일(구글 이사,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이 2045년이면 인류의 문명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싱귤래리티(특이점)가 온다고 했듯이, 유발 하라리가 ‘호모데우스’에서 새로운 인류의 탄생을 예언하듯이, 2050년 정도에 등장하게 될 필연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석학들이 변화에 상응하는 혁신적 대응을 권고했지만 우리가 소극적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다. 코로나는 변화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 누가 더 빨리 능동적으로 적응하느냐에 따라 개인, 사회, 국가 경쟁력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코로나 이후를 내다보는 또 하나의 변수는 미중 갈등이다. 두 나라는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리더십을 관리하는 데 실패했다. 나아가 국제정치 불안정을 자극함으로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둘러싼 미중일러는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신질서를 구축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구한말 조선이 풍전등화 같은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당쟁과 유생들의 과거지향적 안일한 대응으로 나라를 잃어버린 치욕의 역사를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대한제국의 혼란을 21세기에 반복해서는 안 된다. 나라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희망적 이상주의보다는 냉철한 현실주의가 필요하다.


얼마 전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한 포럼의 논의를 묶어 ‘내일은 없어도 모레는 있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포럼에 고문으로 참여한 이어령 선생 말씀에서 얻어온 제목이었다. 이어령 선생은 한국인에게는 내일과 더 먼 미래를 생각하는 지혜가 있었다고 하셨다.


한국은 매일을 위기 속에 살아왔다. 한국은 지금 남북 분단 상황, 만성적 경제 위기에 더해서 이제는 코로나 위기, 미중 갈등 위기를 살아내야 한다. 한국은 코로나 확산 초기 성공적 방역을 통해 K-방역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민족적 DNA를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이제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뛰어난 젊은이들이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런 자산을 바탕으로 내일 보다 모레, 모레 보다 글피, 글피 보다 그 글피를 내다보고 고민하는 국가전략이 필요하다.


여시재는 앞으로도 이런 토론회 등을 통해 현실주의를 토대로 미래를 모색하는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발제 1> 미국 관점에서 바라본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 - 배영자 건국대 교수

“미국은 중국의 기술탈취가
경제침략인 동시에 군사적 위협이라 본다”

중국 정부가 2015년 ‘중국 제조 2025’를 공식화했다. 또 중국 정부가 반도체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 만든 산업투자기금이 마련된 때도 이 즈음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 때다. 이때만 해도 미중 갈등이 크게 불거지지 않았으나 물밑에서는 이미 기술 견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이게 트럼프 행정부 들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트럼프는 대선 때부터 무역을 제로섬 관계로 보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를 반영한 다양한 보고서들이 백악관과 무역대표부(USTR)에서 나왔다. 중국의 기술 발전이 기술 탈취나 공격적 인수합병에 의한 것, 이것이 경제 침략인 동시에 군사적 위협이라는 인식이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이런 인식의 배경에는 중국의 기술 수준에 대한 평가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의 기술 역량이 주목할만하고 위협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중국이 이룬 과학기술 평가의 질적 수준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린다. 미국에 대적할만하다는 평가, 아직 내용에 있어서는 미국을 따라오기 굉장히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대립한다.


2014년 미국의 대표적 경제 저널 중 하나인 하버드대 비즈니스리뷰가 중국이 왜 혁신국가가 될 수 없는지를 적시하는 논문을 게재했다. 기업 환경, 정치적 공간의 문제 때문에 혁신국가가 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불과 5년 후인 작년 미국의 과학기술 전문 싱크탱크인 ‘과학기술혁신재단(ITIF)’의 소장이 중국의 과학기술 역량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는 글을 냈다. 글로벌 이노베이션의 리더가 될 만한 여러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역사를 돌아볼 때 패권국이 교체되는 것은 기술 변화와 상당히 연관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이 패권의 향배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영·미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영국의 GDP를 추월한 게 1872년이다. 그러나 패권이 교체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했다. 중국도 PPP(구매력) 기준으로는 2014년에 미국을 추월했다. 과학기술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서 패권을 결정한다기보다는 패권의 향배가 기운 다음에 더 벌어지는 측면이 있다.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

“중국 기업 직접 제재하는데도
건재하다는 게 미국의 고민”

지금은 데이터 경제의 출범 등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다. 미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 기술을 견제해왔다. 중국은 그간 미국 첨단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단번에 기술혁신을 키워왔다. 미국 재무부는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를 중심으로 법을 만들어 여기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 위원회가 1970년대에 만들어졌다. 오일머니를 손에 쥔 오펙(OPEC) 국가들이 미국에 투자하기 시작하자 이것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게 시초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론 30년 동안 아무 견제도 하지 않다가 2005년에 한번 강화하고 2018년에 대폭 강화한다. 첨단 기업을 중국 자본이 인수하는 것을 강력히 제한하는 내용이다. 미국은 2018년에 자국 안보의 핵심과 관련된 부품이나 상품 수출입을 견제하는 시스템을 대폭 강화한다. 그 이전에는 주로 군사기술과 직접 관련된 것들이 대상이었다면 이때 신기술 분야로 범위를 넓힌다. 화웨이를 비롯한 100개 넘는 회사들이 제재 대상에 들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고민은 이렇게 1년을 넘게 했는데도 타겟으로 했던 중국 기업들이 건재하다는 점이다. 화웨이 같은 경우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주지 않고, 퀄컴이 칩을 주지 않고 하는데도 여전히 건재하다. 그래서 지난 5월에 거래제한 규정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대폭 강화한다. 물론 중국의 반도체 기업 등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다. 지금으로서는 ‘5월 조치’로 화웨이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여기에 맞서 중국도 애플, 퀄컴, 시스코, 보잉 같은 회사를 직접 제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실행을 하지는 않고 있다.


또 하나, 미국의 대응책은 경제 엄브렐라로서 경제번영네트워크(EPN)라는 기술혁신 동맹을 구축하겠다는 거다. 중국의 경우 당과 군과 기업이 일체가 되어서 기술혁신으로 나아가는데 미국은 분산 시스템이어서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EPN은 주로 유럽 국가, 호주, 이스라엘, 일본 등이 들어가 있고 우리는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기술 동맹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다.

“선택의 딜레마 빠진,
우리와 처지 비슷한 나라들과
협력 확대해가야”

사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50년 동안 잘 짜인 자유무역질서, 자유주의 무역질서의 가장 큰 수혜자였다. 그러나 미국이 더 이상 패권국으로서의 공공재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나오고 있다. 지금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선택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공간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언제까지 전략적 모호성, 이런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는 한계가 있다.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갈 수밖에 없다. 내적으로는 기술역량, 혁신역량의 제고, 제조업 기반 유지, 밸류체인 재구축 등의 과제가 있다. 외부적으로는 미중 갈등으로 압력을 받는 유일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비슷한 처지의 국가들을 모아서 같이 대응하는 체제를 갖춰나가야 한다. 아세안이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는 어떤 큰 입장을 정한다기보다 구체적인 상황들에 변수들을 집어넣어 고차 방정식을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 협력의 공간을 넓혀나가야 한다.

<발제 2> 중국 관점에서 바라본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 - 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지금 키신저 질서가 깨지고 있는 것”

미중관계를 보자면 G2가 아니라 ‘마이너스 G2’로 가는 측면이 있다. 미중 모두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기보다는 자국이 살기 위해 공공의 이익을 깎아먹고 있다.


그동안 미중관계의 기초는 1970년대 초 키신저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짜인 것이다.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디폴트(기본값) 파워를 인정하고 미국은 그 대가로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이 키신저 질서가 깨지는 것이다. 중국은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이전처럼 용인해주기 어려워졌다. 미국도 중국의 부상을 더 이상, 요즘 미국의 표현을 빌자면 ‘사회주의 중국의 부상’을 용인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만 플러스 성장
커지는 중국 시장을 버릴
국가 얼마나 될까”

현실을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2분기에 3.2% 플러스 성장을 했다. 올해 전체로 봐도 플러스 성장일 가능성이 높다. 모든 국가들이 마이너스인데 중국만 플러스다. 이것은 결국 중국에서 시장이 더 열린다는 의미다. 그러면 다른 나라들이 중국에 대해 공동전선을 펴기 어려워진다. 시장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리쇼어링도 국가가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결국 시장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회사들이 결국 중국 잔류를 택하지 않았나. 지금 중국은 경제회복력을 높이는 것이 역학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국가가 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다. 특히 글로벌 위치에 있어서 중국이 미국을 추격하기는 어렵다. 경제력도 질로 봤을 때 취약점이 여전하다. 에너지도 그렇고,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 리스크 요인으로 볼 때 소프트파워도 약하고 교육기술, R&D 모두 약하다.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국가가 되기는 당분간 어렵고 그게 아예 불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을 볼 때 빠르게 성장하는 이미지와 발전의 질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추세적으로 발전하는 것과 축적된 것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중국 사람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레토릭은 무척 강하지만 치고 빠지는 전략을 잘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압박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보면 상대적으로 대응하는 것이지 미국의 아픈 곳을 콕 찔러서 하기에는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생각은 일단 내실 있게 가자는 것인 것 같다. 게임 체인지가 어디서 올지를 주시하면서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제 미국 단극체제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 같다. 미국이 패권국의 여유를 잊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이 세계를 관리하는 힘, 소프트파워에서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단극체제가 종언을 고하고 양극체제가 나타날 것 같다. 이게 냉전형으로 갈지, 비냉전형으로 갈지는 조금 더 관찰이 필요하다. 미-소 냉전기를 보면 소련이 미국 국력의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양극체제가 형성됐다. 이데올로기라든지, 군비경쟁이라든지, 또는 소련이 독자적으로 경제 시스템을 돌렸다든지 여러 측면이 있다.

“미 국무부 정책기획국장 ‘마르크스도 서양 사람’ 발언
문명충돌 양상 나타나고 있어”

문제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그냥 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 중국의 부상’으로 본다는 점이다. 국무장관이 시진핑을 국가 주석이라 하지 않고 공산당 총서기라 한다. 심지어 대중국 전략 보고서에 중국의 전략적 용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담론을 받지 않겠다는 얘기다. 미국은 미국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은 “마르크스도 서양 사람이었다”는 말까지 하지 않나. 문명충돌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들은 40일에 한 번 정도 집체학습을 한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이 주요 주제다. 중국 핵심 지도자들이 미래에 기울이는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미중 간 기술 충돌도 데이터, AI 외에도 바이오 등까지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떤 하나의 큰 전략적 선택을 해서는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슈별, 사안별로 편승할 것인지, 저항할 것인지, 도전할 것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겐 우리만의 이슈 오너십(자기결정권)이 있어야 한다. 이걸 빼앗겨서는 안 된다. 지금 미중관계의 시간이 오고 있는데 이럴 때 자칫 남북 관계의 시간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 뺏기고 나면 답이 없게 된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긴 시간을 내다보는 그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미국이 인태 전략에 참여하라고 하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일대일로에 참여하라고 하면 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확대균형으로 가는 길이다. 확대균형 전략을 취하되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가면서.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도 지금처럼 가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백서 없이 청사진부터 찾는 국회
공부해야 한다”

이 모든 문제는 국회가 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 국회가 백서(白書) 없이 청사진 먼저 보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것부터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지대가 강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정책이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움직이는 진자 폭을 줄일 수 있다. 공부해야 한다.

<토론 1> 황세희 여시재 미래디자인실장

“미중일러 외교 전략 연구하는
민-관 협업 플랫폼 필요”

COVID-19 대응 과정에서 G0가 훨씬 가까워진 것 같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 모두 글로벌 리더십에서 큰 손실을 봤다. 따라서 이 공백을 획득하기 위한 영향력 경쟁으로 나설 것 같다.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배경을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이 훨씬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외교는 지금까지 한반도와 북핵에 집중해왔다. 미국 주요 싱크탱크들의 한국 콘텐츠를 보면 이게 한국 이슈인지, 북한 이슈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북핵과 한미 동맹 이슈 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한국과 협력하는 전문가 풀도 협소하고, 비슷한 사람들이 동일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국의 전략적 위상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외교 안보도 중요하지만 통상, 과학기술, 산업도 중요하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해외에서 우리의 상황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미중일러의 외교 전략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플랫폼이 필요할 것 같다. 정부 싱크탱크와 민간 싱크탱크들이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글로벌 싱크탱크 지사를 한국에 유치해서 글로벌 플랫폼과 우리 플랫폼을 연결할 필요도 있다.

<토론 2> 김예경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미중에 대한 피로도도 증가
미중 프레임에서만 빠져서는 안돼”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EPN(경제번영네트워크) 참여를 촉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분명 양자택일 딜레마에 빠져 있다. 또한 우리 내부에선 이념, 명분, 가치 등을 중심으로 상당히 양분되어 있다. 한국 사회 내부의 합의가 필요하다. 또 미중이 언제나 갈등과 경쟁만을 반복해왔느냐, 대화와 협력의 여지도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분쟁이 격화됐다가 대화 재개에 또 합의하는 과정을 볼 필요 있다. 미중 갈등의 프레임에 빠져 섣불리 선택하지 않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주목해볼 부분은 주변국들의 피로도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나라의 리더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실망감도 분명히 존재한다. 미국에 대해서는 이제 동맹국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는 압력이, 중국에 대해서는 홍콩 문제 등에서 책임 있는 국가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압력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협력적 다자질서 구축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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