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재 한켠에 자리한 한옥의 옥호는 ‘대화당’(大化堂)입니다. 

‘큰 변화를 꾀하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대화당에서는 인류와 세계의 지속 가능한 변화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많은 연구자와 전문가들의 크고작은 강연과 모임이 수시로 열립니다. 

그들의 고민과 통찰을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작은 뜻과 지혜를 모아 큰 변화를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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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교수 “뇌공학, 공간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다”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지난 9월 21일, 여시재 초청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의 주제는 신경건축학(Neuro Architecture)이었다. 신경건축학은 건축이나 도시 같은 공간이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인지, 사고,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정 교수는 자신을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로 소개했다. 뇌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그의 연구 주제다. 그는 기능영상(functional MRI)으로 뇌 활동을 모니터링 하던 중 좁은 기능영상기기 안에 누워있는 인간이 평소와는 전혀 다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보고 처음 신경건축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대부분 침대는 가장자리에 두고 테이블은 가운데 둔다. 침대 한쪽이 벽에 붙어있으면 공격받을 위험성이 적다고 판단하고 안정감을 느끼고, 식탁은 가운데 있어야 약간 긴장하면서도 사회적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사소한 가구 배치도 인간의 인지, 사고,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재택근무가 어려운 것도 공간의 영향이다. “재택근무는 일과 휴식의 전환이 쉽지 않다. 구글은 근무지에서 자유로운 활동 요소를 추가했고, 야후는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구글의 시도는 성공이었지만, 야후는 사실상 실패했다. 공간 구성의 실패다.” 그는 구글과 야후의 사례로 공간 구성에 따라 능률이 오를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재택근무를 위해서는 서재에서 일하거나, 넥타이를 매는 등의 의식적 구분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이어 정 교수는 훌륭한 공간 구성 사례를 소개했다.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솔크 생물학 연구소(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 이하 솔크)다. 1959년에 설립된 솔크는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나 솔크가 세계적인 건축가 루이스 칸에게 의뢰해 만든 건물이다. 조나 솔크는 루이스 칸에게 ‘천장이 높은 건물’을 의뢰했다. 연구실에서 쉬지 않고 일만 할 때는 떠오르지 않던 아이디어가 천장이 높은 아씨씨 수도원에서 떠오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천장이 높은 공간에서 그의 인지적 공간도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지어진 솔크는 높은 천장 때문인지 12명의 노벨 수상자를 배출했다.▲솔크연구소(Salk Institute)솔크연구소가 만든 ‘천장이 높으면 창의적 능률이 오른다’는 어번 미스(urban myth)는 이후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 과학자들은 천장이 낮은 곳에서는 단순반복 업무 능률이 오르고, 천장이 높은 곳에서는 창의적 업무의 능률이 오르는 것을 밝혀냈다.MIT의 Building 20도 비슷한 사례다.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기술 개발을 위해 급히 구성된 Building 20은 벽도 없이 테이블만 쭉 놓인 공간이었다. 분야나 경력이 다른 사람들과도 우연히 마주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 덕에 쉽게 만나기 힘든 세계적인 석학들과 의견을 나누고 함께 실험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분야 간 융합을 처음 경험했다. 노암 촘스키는 MIT Building 20에서 생물학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언어이론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MIT Building 20의 개방된 구조가 만든 사회적 상호작용은 창의적 활동으로 이어졌다. 이후 많은 기업이 MIT Building 20과 유사한 개방 구조의 공간을 마련했다.이처럼 신경건축학 분야는 조금씩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ANFA(Academy of Neuroscience for Architecture; 신경건축학회)가 2003년 설립되고 200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건축물이 사람의 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들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정 교수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밝혀진 공간적 요소를 반영한 건물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날 정재승 교수는 다양한 신경건축학 사례를 통해 공간이 인간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정 교수는 신경건축학이 나아갈 길에 관해 이야기했다. “인간은 대부분 인공건축물에 살지만 인공건축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지 이제 겨우 10년이다. 다행히도 신경건축학의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는 이걸 도시 규모로 확대해가는 일을 하려 한다.” 최근 스마트시티가 화두다. 정 교수는 “사람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한 건축물, 나아가 도시 전체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이 분야가 하려는 일”이라며 신경건축학적 연구가 미래 도시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이하 전체 강연 영상(김유영, 우윤혜)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약력 : 前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조교수         前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저서 :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 등

김유영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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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훈 WCO 대표,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의 가치 담은 도시를 꿈꾼다”

여시재는 지난 9월 6일 곽영훈 WCO(World Civilization Organization, 세계시민기구) 대표의 강연을 듣기 위해 WCO를 방문했다. 곽 대표는 ‘도시 디자이너’다. 서울 올림픽공원 건설, 한강종합개발 사업, 대학로, 대전 테크노폴리스, 여수 엑스포 등을 구상하고 진행하며 대한민국 도시 발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지금은 도시 설계를 넘어 도시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세계인이 협력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글로벌 시민단체인 WCO를 이끌고 있다.“현재는 과거의 미래였다”. 곽영훈 대표는 어릴 적 꿈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곽 대표와 그의 형은 허리가 잘린 한반도 지도를 보며 꿈을 키웠다. 두 소년은 통일된 한반도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다. 곽 대표의 형과 곽 대표는 ‘통일된 한반도에 필요한 통일헌법을 만들겠다는 꿈’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삶터를 DMZ(비무장지대) 근처에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각각 품었다. 훗날 곽 대표의 형은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곽 대표는 MIT 공대 건축학과에 진학했다.곽영훈 대표는 통일된 한반도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삶터’를 짓겠다는 꿈을 늘 마음에 품고 살았다. ‘서울 올림픽 개최’는 그의 꿈에 다가가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냉전의 시대, 서로의 올림픽을 거부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남한과 북한을 잇기 위해서는 우선 동과 서가 대립을 멈추고 화합해야 했다.” 곽 대표는 서울 올림픽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었다. “고르바초프를 비롯해 많은 세계 정상들에게 88 서울 올림픽의 개최 지지를 요청했다. 소련의 고르바초프뿐만 아니라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부시 부통령 등 전 세계 정상들이 서울 올림픽 개막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보내왔을 때는 그야말로 쾌재를 불렀다. 덕분에 서울 올림픽은 이전 올림픽과 달리 보이콧 없는 화합의 장이 됐다.”서울 올림픽 개최는 시작이었다. 서울 올림픽공원, 한강 종합개발 사업 등 서울 곳곳에 그의 흔적이 남아있다. 곽 대표는 서울, 한국, 그리고 세계로 그의 꿈을 펼치고 있다. 요즘은 인도에서 룸비니 P.H.D(Lumbini P.H.D)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룸비니는 석가모니가 태어난 곳이다. P.H.D는 ‘Peace and Harmony District’의 약자로, 함께 살아가고, 또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삶터’를 만들겠다는 꿈에 한 걸음 다가섰다.“룸비니 P.H.D에 담고 싶은 두 가지가 있다. ‘지속가능성’과 ‘공동체’다. 이 도시는 자연을 해치지 않는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한다. 아이들은 공동체 속에서 법도와 정도(正道)를 배우며 자란다.” 곽영훈 대표는 ‘지속가능성’과 ‘공동체’를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서울 올림픽 개최, 인도의 룸비니 P.H.D 프로젝트, WCO 설립까지 모두 이 가치가 녹아들어 있다.그는 ‘지속가능성’과 ‘공동체’를 위한 정부 구조를 제안하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삶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리고 정부가 제대로 역할 하기 위해서는 선형 구조의 기존 정부를 각 부처가 화합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육각수행정’이 필요하다.” 그는 ‘알뜰 살리기’, ‘바름 세우기’, ‘사람 키우기’, ‘울담 펼치기’, ‘먹삶 만들기’, ‘삶터 가꾸기’, 여섯 개 부처가 육각형 모양으로 균형을 이루는 정부 구조를 제시하며 “각 부처가 균형을 이루어 효과를 낼 때, 지속가능한 정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강연은 90분간 진행됐다. ‘통일 한반도의 삶터를 가꾸겠다’는 꿈을 안고 달려온 그의 삶의 궤적을 쫓는 강연이었다. ‘함께 사는 지속가능한 세상’에 대한 꿈과 열정으로 달려온 길이었다. 그는 “한반도의 허리는 여전히 잘려있지만, 오늘도 통일된 한반도의 내일을 준비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김유영, 우윤혜)곽영훈 세계시민기구 WCO 대표약력 : 現 사람과환경그룹(회장)        現 대한적십자사 RCY 총 동문회장(2016~)        現 Silk Road Economic Belt Cities Cooperation and Development Forum China 주석(2015~)

김유영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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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강 대표 “벤처캐피털이 건강해야 대한민국의 경제가 건강하다”

여시재는 8월 24일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캠브리지삼성파트너즈 투자팀 팀장, 삼성종합기술원 선임연구원을 역임한 송은강 대표는 벤처계에 몸을 담은 지 올해로 20년이다. 그는 여시재 대화당에서 ‘국내 벤처 생태계의 최근 변화와 앞으로 방향’을 주제로 강의했다.“최근 벤처 생태계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다.” 린 스타트업은 에릭 리스(Eric Ries)가 토요다의 ‘린(Lean) 생산방식’을 스타트업에 적용한 방법론이다. “이전에는 철저히 준비해서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배웠다. 고객에게 갔을 때 문제가 생기면 고치는데 비용도 많이 들고 고객이 한 번 싫어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방식이 ‘옛날 방식’이 됐다.” 송은강 대표는 이처럼 최신의 트렌드를 소개하면서 “요즘은 최소한의 기능만을 구현한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만드는 추세다. 우선 최소 기능 제품으로 고객에게 접근하고 고객의 반응에 따라 피봇팅(pivoting)하며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Lean Financing Model>“이런 변화를 불러온 건 짧아진 시장 검증 기간이다. 요즘은 앱 스토어에 올려놓고 하루 이틀만 지나면 고객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 스타트업들은 초기 단계에 전보다 훨씬 적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송은강 대표는 이런 벤처 생태계 변화를 빨리 읽고 반영한 사례로 ‘와이 콤비네이터(Y-Combinator)’와 ‘SV 엔젤(SV Angel)’을 들었다. 드랍박스, 에어비앤비, 한국의 미미박스 같은 기업을 배출한 와이 콤비네이터는 짧아진 초기 단계를 고려해 3개월 단위의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여 스타트업에게는 3개월간 12만 달러와 다양한 분야의 멘토들 조언이 제공된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데모데이 행사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벤처캐피털리스트들에게 투자받을 수 있다. 첫 회에 참석한 캐피털리스트는 6명이었지만, 불과 10여 년 만에 스타트업 최신 동향이 궁금한 전 세계 투자자들이 대부분의 참여하는 행사가 됐다.” “‘SV Angel’도 최신 벤처 생태계 변화를 잘 반영한 기업이다. 보통 벤처캐피털은 하나의 펀드를 10개 내외의 기업에 나눠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 규모가 크다. SV Angel은 기존 벤처캐피털보다 훨씬 작게 나누어 투자한다. 6개 펀드에서 647건 투자하고, 568개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SV Angel처럼 작게 나눠 투자하는 마이크로 VC 펀드는 미국에 약 250개다.” 그는 와이 콤비네이터와 SV 엔젤의 사례로 벤처 트렌드를 반영한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의 역할을 강조했다. 물론 한국에도 우수한 사례가 있다. 송 대표는 액셀러레이터나 마이크로 VC를 한국에서 처음 실험한 사례로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와 권도균 프리미어 대표를 소개했다.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는 1997년 ‘네오위즈’, 2005년 ‘첫눈’, 2007년 ‘블루홀 스튜디오’를 만들어 성공한 벤처계의 전설이다. 장 대표는 2010년부터는 벤처투자 회사 ‘본엔젤스’를 설립해 ‘배달의 민족’, ‘틱톡’, 등 후배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권도균 대표는 앞서 언급한 와이 콤비네이터의 한국판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프라이머라는 국내 최초의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했다. 그 역시 98년 이니시스를 설립했다 매각한 성공한 벤처 창업자다. 송 대표는 이 두 사람을 벤처 성공으로 번 돈을 후배들에게 투자해 벤처 생태계를 형성하는 선순환 사례로 설명했다.덧붙여 송은강 대표는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조건 세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모든 스타트업은 실패를 전제해야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92%가 3년 안에 실패한다. 실패하진 않더라도 대부분 적당한 수준의 회사로 남고 크게 성공하는 회사는 드물다. 그는 “준비 안 된 창업자의 등을 떠미는 분위기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두 번째는 제대로 된 창업 생태계 구축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창업 관련 정책은 산발적이다. 일부는 금융에 속하고, 일부는 산업에 속한다.” 송 대표는 “조각난 창업 진흥 정책을 지적하고 관련 정책을 통합하고 힘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 과제 키워드로 ‘액셀러레이터’, ‘벤처 인증’, ‘VC 제도 통합’, ‘민간 스타트업 투자 확대’, ‘스타트업 해외 진출’ 등을 제시했다.마지막은 기술 창업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중심의 대학생 창업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송 대표는 “중국을 이끄는 IT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도 지금은 고유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작 단계는 비즈니스 모델에 훨씬 더 가까웠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현재 우리나라에는 140개 벤처캐피털이 있다. 벤처캐피털의 투자 근거는 재무제표가 아니라 사업 계획, 기술, 열정, 실행력이다. 의미 있는 성장을 알아보고 성장 단계에 따라 돈과 가치를 투자하기 때문이다. 송은강 대표는 “벤처캐피털이 건강해야 대한민국의 경제가 건강하다”고 강조하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이하 전체 강연 동영상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약력 : 前 캠브리지삼성파트너즈 투자팀 팀장        前삼성종합기술원 선임연구원 역임수상: 2015 창조경제 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김유영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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