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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재 인사이트/교육] 하버드대 레이티 “뇌에 운동화를 신겨라”, 윌리엄메리대 김경희 “마음에 햇살을 비춰라”

작성자 : 최원정 2019.12.12 조회수 : 3545

[여시재 인사이트/교육]

 하버드대 레이티 “뇌에 운동화를 신겨라”

 윌리엄메리대 김경희 “마음에 햇살을 비춰라”

- 너무나 상식적인, 그러나 너무나 중요한 교육지침 2가지


최원정 SD


(사진 출처 : 'Girls on the run' 페이스북)



세상에는 너무나 상식적인, 그러나 너무나 중요한 것들이 있다. 어느덧 잊고 지나쳐버리지만 중요한 순간엔 꼭 세상의 중심으로 들어오는 것들이다. 교육은 어떨까. 스포츠가 감성 계발은 물론 뇌 발달에도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입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겐 운동도 입시용 운동이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지운 ‘틀’이다. 암기 교육도 중요하지만 창의력 육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누구나 안다. 그러나 이 또한 금세 잊는다. 그렇게 하는 것을 입시제도가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것이 사라지지 않고 가끔이라도 틀을 깨고 나오는 것은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여시재는 교육 분야에서 ‘너무나 상식적이지만 너무나 중요한 것들’을 환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들과 손잡고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365일 삽질 시키는 교육으로는..”


여시재는 준비 작업의 하나로 지난 10월 말 송파구청과 양천구청에서 존 레이티 하버드대 교수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교육에서 스포츠와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실제 연구결과로 보여줘온 사람이다. 레이티 교수는 강연에서 당장 핸드폰을 접고 아이들을 스포츠팀에 들여보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운동이 우리의 정신 건강뿐 아니라 학습 능력도 끌어올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했다. 또 창의력 교육 전문가인 김경희 미 윌리엄매리대 교수는 지난 10일 여시재에서 열린 강연에서 한국 교육을 ‘아이들에게 365일 삽질을 시켜 작은 구멍 뚫게 하는 교육’에 비유하며 “불도저를 만들 수 있도록 창의력 역량을 키워주지 않으면 이제 제대로 된 직업도 가질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마음에 햇볕을 비춰줘야 한다고 했다. 

한국 사회와 학부모들은 운동과 창의력 교육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불러내야 한다.



1. 뇌에 운동화를 신겨라


지난 10월 말, 한국을 방문해 강연을 진행한 존 레이티 하버드대 교수



한국 청소년 신체활동 지수

세계 꼴찌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로마시대부터 내려오는 격언이다. 신체가 건강하지 않으면 정신도 건강하지 못하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 세대는 심각한 운동 부족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세계 146개국 11~17세 남녀 학생들의 신체활동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의학저널인 ‘Lancet Child Adolescent Health’에 실었다. 조사 기준 연도는 2016년이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세계 청소년 10명 중 8명이 WHO가 권고한 수준의 운동량을 채우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세계 평균에 비해 10% 이상 높은 94.2%가 운동 부족이었고, ‘신체활동’ 점수로는 세계 꼴찌였다. 한국은 필리핀(93.4%), 캄보디아(91.6%), 수단(90.3%)과 함께 운동 부족 비율 학생이 90%를 넘는 국가가 됐다. 특히 남학생 보다 여학생이 더 심각했다. 한국 남학생은 2001년 운동 부족 청소년이 89.1%에서 2016년 91.4%로, 여학생은 같은 기간 92.7%에서 97.2%로 올라갔다. WHO는 2030년까지 운동 부족 청소년의 비율을 현재보다 15% 가량 낮춰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비관적이다. 





휴대폰 등 전자기기의 발달이 아이들을 더 이상 뛰어놀지 못하도록 잡아매는 주범이다. 최악의 청소년 운동 부족 국가로 꼽힌 한국의 경우 10명 중 3명의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과의존’, 즉 스마트폰 중독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과의존이란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자기 조절 능력이 감소해 스스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상태다. 한국 통계청의 ‘2018년 한국의 사회지표’에서도 10~19세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과의존율이 30.3%로 나타났다. 2011년 11.4%에서 불과 7년 만에 3배가 됐다. 



다양한 스포츠클럽 발달한 미국

길거리 크리켓 즐기는 인도

신체활동 지수 높아


이번 조사에서 남학생들의 운동 부족 비율이 비교적 낮았던 국가는 미국(64.0%), 방글라데시(63.2%), 인도(71.8%)였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우 학교 체육 발달, 미디어의 광범위한 스포츠 노출, 미식축구나 야구 등 다양한 스포츠 클럽 발달이 남학생들의 신체활동을 확대한다고 분석했다. 방글라데시나 인도의 경우는 동네 골목이나 공터마다 사람들이 모여서 경기하는 ‘길거리 크리켓(gully cricket)’의 영향이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높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에서 유래한 크리켓은 프로 선수의 경기를 관람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길거리에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변형된 형태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 





‘달리기 0교시’ 도입한 미 네이퍼빌

과학 평가서 세계 1위


지난 10월 말 여시재 초청으로 송파구청과 양천구청에서 학부모 및 교육 관계자 대상의 강연을 했던 존 레이티 하버드 의대 임상정신과 교수는 일주일에 최소 150분 가량의 운동을 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당장 핸드폰을 내려놓고 스포츠팀에 합류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레이티 교수는 뇌와 운동과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연구하며 운동이 우리의 정신 건강뿐 아니라 학습 능력까지 끌어올린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의 저서 ‘운동화를 신은 뇌(Spark)’에 등장하는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센트럴 고등학교의 체육수업 실험은 운동이 얼마나 학생들의 학업 성적을 높이는데 효과적인지 보여준다. 이 학교는 1교시 정규 수업이 시작되기 전 학생들에게 강도 높은 운동을 시키는 ‘0교시 체육수업’ 실험을 실시했다. 아이들은 체육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가슴에 심장박동 측정기를 달고 심장 박동이 최대 심장박동 수치의 80~90%를 유지하도록 달리는 격렬한 운동을 했다. 


실험 결과 참가 학생들의 읽기 능력과 문장 이해력이 학기 초보다 17%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학교는 이 새로운 방식의 체육 수업을 정규 과정에 편입시켰고, 같은 네이퍼빌 203학군의 학교들이 이 독특한 체육수업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성과는 놀라웠다. 1999년 네이퍼빌의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전 세계 23만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수학과 과학 성취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시험인 팀스(TIMSS)에 참가했다. 다른 학교들의 경우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선발된 소수의 우수한 학생들이 시험에 참가했지만 네이퍼빌 203학군은 중학교 2학년생의 97%가 참가했다. 국가별로 미국은 과학에서 18위, 수학에서 19위에 그쳤다. 하지만 네이퍼빌은 과학에서 싱가포르를 제치고 1위였다. 수학은 싱가포르, 한국, 대만, 홍콩, 일본에 이어 6위였다. 이 밖에도 2001년 기준 미국 학생의 30%가 과체중이었지만 네이퍼빌 203학군의 학생들은 3%에 불과했다. 운동이 아이들을 더 건강하고 더 똑똑하게 만든 것이다.  


레이티 교수는 강연에서 운동으로 학업부진이나 주의력결핍장애(ADHD) 등의 정신적 문제를 극복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수학에 어려움을 겪던 여학생이 숙제를 하기 전 줄넘기를 하기 시작했고 이후 지역 줄넘기 팀에 합류하면서 학업 부진을 극복하거나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가 어린 시절 과잉행동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리탈린을 복용했지만 수영으로 약물 치료를 중단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운동은 뇌세포 간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뇌 회로 강화” 


그는 “운동은 도파민이나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고 뇌세포 간 소통을 활발하게 해주며 신경세포 성장인자를 분비해 뇌의 회로를 강화한다”며 “심지어 노화된 두뇌도 운동으로 젊어지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에 참가한 한 학부모가 “한국 학생은 공부하느라 너무 바빠 잠잘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질문하자 레이티 교수는 “운동은 깊은 수면을 유도한다. 잠잘 시간이 부족할수록 더욱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학생 운동 부족 특히 심각


이번 조사에서 WHO는 여학생들의 신체활동 지수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을 크게 우려했다. 2001년 조사에서 남녀 청소년의 운동 부족 비율 격차가 5% 포인트였던 것이 2016년 7.1% 포인트로 벌어졌다. 조사대상 146개국 중 43개국(29%)은 성별 격차가 10% 포인트를 넘었다. 여학생들은 4개국(통가, 사모아, 아프가니스탄, 잠비아)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남학생보다 신체활동 지수가 떨어졌다. 남학생의 경우는 소득이 높은 국가들일수록 운동 부족 비율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으나, 여학생의 경우는 이것도 영향력 있는 변수가 되지 못했다. 남학생들의 신체활동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싱가포르나 미국, 아일랜드 등의 고소득 국가들은 남녀 학생 간 신체활동 비율의 격차가 무려 13%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여학생의 신체활동이 부족한 것은 사회∙문화적 요인 외에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남학생보다 적다는 점 등이 꼽혔다. 이 때문에 여학생들의 신체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게 WHO 결론이다. 



신체활동 저조한 여학생 

자아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


미국 ‘걸스온더런(Girls on the run)’은 10대 소녀들을 대상으로 달리기를 포함한 다양한 신체 활동과 협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비영리단체다. 1996년 시작했다. 이 운동 프로그램의 주 목적 중 하나는 여학생들이 그들의 신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몸이 어떻게 비춰질까 신경 쓰기 보다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의 가치를 알게 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참여 학생들은 비교 대상에 비해 강한 자아개념(자신과 삶의 모든 영역 등에 관한 전반적인 믿음)을 보여줬으며, 특히 비만에 대한 공포심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들은 미디어의 영향으로 외모에 대한 왜곡된 자아개념을 갖기 쉽다. 패션 화보 등에 등장하는 모델의 신체는 특정 목적에 따라 보정을 거쳐 비현실적이지만, 여학생은 그 이미지를 내면화∙관념화해 자신의 신체에 불만족스러워하게 된다. 비만에 대해서도 병적 공포를 갖게 되는 경향도 나타난다. 여학생들의 자아개념에 영향을 주는 사회 문화적 변수들이 많지만 스스로 운동하는 것, 함께 운동하는 것이 긍정적인 자아개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This Girl Can"

'This Gril Can' 캠페인 (사진 출처 : 스포츠 잉글랜드 홈페이지)



’스포츠 잉글랜드’

“여학생에 특별 프로그램 도입해야”


영국엔 ‘스포츠 잉글랜드(Sport England)’라는 단체가 있다. 생활 체육을 담당하는 정부 산하 단체다. 더 많은 영국 국민들이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스포츠 단체를 지원하거나 스포츠와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스포츠 잉글랜드가 지원하는 ‘디스걸캔(This Girl Can)’ 프로그램은 여성들의 스포츠 활동 활성화 목표다. 2014년 조사에서 14~40세 사이의 영국 여성들의 75%가 현재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하고 싶지만 사회적 시선 때문에 선뜻 스포츠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시작했다. 2015년 다양한 연령대와 체형의 여성들이 다른 종류의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광고를 시작으로 여성들의 스포츠 활동 확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성인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어린 학생들에게도 스포츠 활동 참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기회가 있을 때 주변의 스포츠 클럽 등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운동 동기 요인이 다르다는 연구는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이 중 하나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신체활동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는 만큼 단순히 공원이나 체육관 같은 시설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스포츠 지원 정책이 끝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공원의 경우 남녀 어린이와 청소년 모두에게 신체활동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단순히 시설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여학생들에게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학생들은 새로운 시설물이 설치되는 것만으로도 신체활동이 증가하는 효과로 연결되지만, 여학생은 공원 내에서 진행하는 정규 프로그램이 마련되거나 함께 활동을 할 수 있는 또래 여학생 집단이 있는 경우에 신체 활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청소년들의 신체활동을 높이기 위해서는 남녀 특성 차이에 기반한 개입이 필요하며, 특히 여학생의 경우 스포츠에 적극적인 여성 롤 모델 등을 활용한 사회적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2. 마음에 햇살을 입혀라/김경희 윌리엄메리대 교수


11일 여시재를 찾아 강연을 진행한 김경희 교수



“한국 교육은 

사과나무가 될 학생을 

분재로 키우고 있다”


“아이가 틀 바깥으로 나간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가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한국 교육이 과연 아이의 힘으로 강철 벽을 깰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있는가?” 


미국 윌리엄메리대 교육심리학과 교수는 세계 창의력 교육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사람이다. 김 교수는 지난 10일 여시재 강연에서 “아이들을 사과나무로 키워야 하는데 한국은 분재로 키우고 있다”며 “당장 엄마들부터 아이들의 창의력을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세계 창의력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토런스 박사 제자다. 창의력을 계발하는 교육법을 연구해왔으며, 지난해 미국영재학회로부터 이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토런스상’을 외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김 교수는 ‘지능지수(IQ)가 최소 120을 넘어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던 이론을 뒤집고 IQ가 높지 않아도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을 메타분석을 통해 증명한 논문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미국인의 지능은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창의력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가 ‘뉴욕타임스’ 등 여러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자료 출처 : 김경희 교수)



“식물이 태양을 보고 자라듯

아이들은 큰 꿈을 품고 자라야” 


자신의 창의력 교육법을 담은 ‘틀 밖에서 놀게 하라’를 최근 출간한 김 교수는 먼저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4가지 풍토(4S)부터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4S란 햇살(Sun), 비바람(Storm), 토양(Soil), 공간(Space)이다. 교육이 ▲즐겁게 배우고 ▲강인하게 전문성을 키우며 ▲다양성을 기반으로 ▲자신의 개성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4S에 기반해 자녀 교육을 사과 키우는 데 비유했다. 식물이 태양을 바라보며 자라듯 큰 꿈을 품고 즐겁게 공부해야 하며, 식물이 비바람을 견디며 가지가 튼튼해지듯 아이들도 시련을 극복하며 강인함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비옥한 토양처럼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흡수하며 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사과나무가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제대로 자라지 못하듯 깊고 튀게 생각하고 시도해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김 교수가 바라보는 한국의 교육은 전등불 아래 희미한 꿈을 꾸며 좁은 화분 안에서 과보호받으며 자라는 분재 키우기와 같다. 


4가지 풍토 중 한국이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부분으로 ‘공간 풍토’가 꼽혔다. 한국은 겸손을 가르치고 남들과 똑같이 움직일 것을 강요하지만 창의력이 높은 인재가 나오기 위해서는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감 있게 남과 다른 것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그러나 한국 교육 현장은 꼭 정반대라고 했다. 


그는 “유대인들은 가정 교육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통해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 태도를 강조한다’며 “한국 아버지들은 권위를 버리고 아이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년 쌓은 전문성 없으면

창의력도 키워지지 않아”


튀기만 한다고 창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김 교수는 창의적 사고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은 한 가지에 몰입해서 잘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김 교수의 표현으로 “머릿속에 든 것이 있어야 상상력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로 중요한 것은 상상력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특히 협업과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혁신도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제 아들에게도 ‘네가 잘하는 것을 잘 살리고, 못하는 것은 잘 하는 아이와 협업하라’고 충고한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 창의력 지수

중국 일본 보다 뒤져


한국 학생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는 높다. 하지만 김 교수가 이론적 틀을 활용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창의력은 매우 낮았다. 동양권이 대체로 창의력 풍토가 낮은데 특히 한국(31.3%)은 이웃 아시아 국가들인 중국(40.6%), 대만(37.3%), 일본(33.6%)보다도 낮게 조사됐다. 


그는 “시험 위주의 획일화된 교육 풍토 속에서 한국 아이들은 잠재된 창의성을 잃고 있다”며 “한국 교육 이대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내 새끼만 잘 되면 된다’는 식의 가정 교육, 개인차를 무시한 학교 교육, 수직적 서열에 복종하며 시키는 일만 잘 하는 아이로 키우는 교육이 한국의 문제점이라고 했다. 그는 “나만 잘하면 된다고 몰아넣는 경쟁으로 우리 아이들은 삽으로 작은 구멍 밖에 못 파지만 해외의 아이들은 굴삭기를 만들어 훨씬 효율적으로 땅을 판다”고 지적했다. 



“자사고∙특목고 없애는 게 맞아”


김 교수는 자사고나 특목고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자사고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하니 정치적 진영논리로 재단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며 “정치적 논리와 전혀 상관없이 자사고의 학습환경이 창의력을 저해하는 토양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자사고나 특목고들은 영재들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하지만 똑같은 것을 외우도록 경쟁 속에 몰아 넣는다”며 “질문할 줄 모르는 아이를 만드는 곳”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을 강렬한 레드 원피스에 같은 색 부츠를 신고 진행했다. 그는 “한국에서 박사 과정을 할 때도 당돌하게 질문하고 튀는 의상을 입는다는 점 때문에 지도교수로부터 ‘너는 다른 학생들처럼 똑같이 할 수 없느냐’는 꾸중을 들었다”며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전문성을 키우고 비판적 사고로 융합할 수 있는 교육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여시재의 연구진을 포함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디지털 교육 컨설턴트인 이성호 이노디랩 대표 등 교육전문가들도 다수 참석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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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carro JN, Floyd MF, Smith WR, Edwards MB, Schultz CL, Baran P, et al. (2015). Social and Environmental Factors Related to Boys’ and Girls’ Park-Based Physical Activity. Preventing Chronic Disease, 12:140532.

This Girl Can. 2019. https://www.thisgirlcan.co.uk/ (accessed Nov 30, 2019)

Girls on the Run. 2019. https://girlsontherun/ (accessed Nov 30, 2019)

Martin, J., Waldron, J., McCabe, A. and Choi, Y. (2009) The impact of “Girls on the Run” on self-concept and fat attitude. Journal of Clinical Sports Psychology, 3, pp.127-138.

Sheikh, A., Ali, SA. Saleem, A., Ali, S., and Ahmed SS. (2013). Health consequences of cricket – view from South Asia, International Archives of Medicine. 6: 30.

존 레이티 2018, 운동화를 신은 뇌. 녹색지팡이 

존 레이티 2019, 송파구청 강연 PPT, 2019년 10월 23일 

김경희 2019, 틀 밖에서 놀게 하라, 포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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