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연구 블로그

[여시재 인사이트/미래산업] 5년 앞선 싸이월드는 왜 몰락하고, 5년 늦은 페이스북은 왜 최고가 되었나?

작성자 : 이명호 2019.10.31 조회수 : 3990

[여시재 인사이트/미래산업]

5년 앞선 싸이월드는 왜 몰락하고, 

5년 늦은 페이스북은 왜 최고가 되었나?

- 요즈마 펀드 이원재 아시아총괄대표가 말하는

한국 벤처 생태계의 문제점



이명호 SD


싸이월드와 페이스북 이용 화면


요즈마 에를리히 회장

“싸이월드가 처음부터 

세계를 무대로 설계했더라면”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 펀드 회장은 지난 9월 19일 (재) 여시재를 방문, 젊은 벤처기업인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Think globally from the beginning”을 강조하며 한국 스타트업들이 너무 국내 지향적이라고 했다. 이갈 회장은 싸이월드가 처음부터 세계로 시야를 돌렸더라면 페이스북이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비슷한 사례로 유니콘 기업(단기간에 1조 가치가 된 스타트업)이 된 스카이프 보다 먼저 창업한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인터넷 전화), 유튜브 보다 먼저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한 판도라 TV, 아이팟 보다 먼저 국내 시장을 선도했던 아이리버 등을 들기도 했다. 한국 스타트업들의 혁신적 기술 능력이 세계적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안목이 좁아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로부터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싸이월드가 서비스 중단의 길로 들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서비스가 재개되기는 했지만 돌이키기는 힘들어 보인다.


지난 9월 여시재를 찾았던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



마크 저커버그

“싸이월드에서 많은 영감”


싸이월드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세계적 원조다. 싸이월드는 1999년에, 페이스북은 2004년에 만들어졌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싸이월드를 보고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 일도 있다. 싸이월드는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된 후 2007년까지 초고속 성장하여 한국 국민의 절반이 사용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SNS였다. 싸이월드는 당시 카이스트 대학생이 만들었고, 페이스북은 하버드대 학생이 만들었다. 싸이월드는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도토리라는 것도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 싸이월드는 서비스 중단의 길을 걷고 있고, 페이스북은 월 사용자 수가 23억 명이 넘어 전 세계 사람들 3명 중 1명이 사용하고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부른 것일까? 에를리히 회장의 말처럼 싸이월드가 처음부터 세계를 시야에 넣었더라면 지금의 페이스북은 탄생하지 못하고 싸이월드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인가?


싸이월드 실패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초기에 대기업에 인수되어 벤처 문화가 사라지고 관료화된 점, 초기 창업자들이 대거 떠난 점, 서비스 모델에 대한 이론적 깊이가 부족해 외부 의견에 따라 모델이 흔들리고 중심을 잡지 못한 점 등이 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에를리히 회장의 지적은 여운을 남긴다.


에를리히 회장의 말에 한편 수긍이 되면서도 수긍이 안되는 측면도 있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 가능성이 확인되면 글로벌 진출을 시도한다. 다이얼패드도 일찍 미국 지사를 설립하였고, 싸이월드는 늦은 감이 있지만 2011년에 글로벌 싸이월드라는 7개 언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 진출에 실패한 것이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것 아닌가?


이원재 요즈마 펀드 아시아총괄대표



“한국 스타트업은 

국내 시장 안주가 문제”


에를리히 회장과 함께 일하는 요즈마펀드 아시아총괄 이원재 대표로부터 더 자세한 얘기를 듣기 위한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 이 대표는 12살 때부터 이스라엘에서 성장하고 교육을 받아 이스라엘 벤처 생태계에 누구보다 밝은 사람이다.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이스라엘인이라고 할 수도 있는 사람이다. 요즈마 코리아 대표를 거쳐 지금은 아시아를 총괄하고 있다. 요즈마 측은 한국 외에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5개 국에 아시아 지역 지사를 두고 있다. 한국이 이스라엘과 달리 제조업 역량이 강하고 대기업 생태계가 발달해 있어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투자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 한다.


이원재 대표는 에를리히 회장이 5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싸이월드 창업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싸이월드가 오늘날 페이스북이 될 수 있었는데, 왜 그렇게 되지 못했을까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한국의 벤처,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에를리히 회장의 결론은 국내 기업들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지 않고 국내 시장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국내에서 성공하고 글로벌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네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와 이스라엘의 '웨이즈'


“외국 VC 투자 받는다는 것은

해외 네트워크까지 투자 받는 것”


이원재 대표는 하나의 사례로 국민네비라는 별칭을 얻은 ‘김기사’와 이스라엘의 네비게이션 서비스 ‘웨이즈(Waze)’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웨이즈는 8백만 명 이스라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아니라 시작부터 수억 명의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면에 김기사는 5천만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그 차이로 김기사는 650억 원에 카카오에 M&A(인수합병) 되었지만, 웨이즈는 1조 2000억 원에 미국 기업에 매각되었다. 


이원재 대표는 처음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첫 번째는 글로벌 트렌드, 해외 시장 동향을 알아야 한다. 사업 구상 단계에서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어야 해외시장,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해외 투자를 받는 것이다. 외국 VC(밴처캐피털) 투자를 받는 것은 국내 VC 투자를 받는 것과 시장의 관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외국 VC는 스타트업이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의 관점에서 투자를 한다. 즉 외국 VC가 투자했다는 것은 그 제품과 서비스가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해외 VC는 단지 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게 조언을 하고 파트너를 붙여주고 해외시장에 맞게 피보팅(비즈니스 모델이나 사업 성격의 전환)도 도와준다. 투자한 기업이 성공해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성공의 크기만큼 수익률도 커지는 당연한 이유 때문이다.



“지사 설립한다고 

해외 진출하는 것 아니다”


이원재 대표는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해외지사 설립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그 나라 언어를 안다고 해외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해외 진출 방법은 조인트 벤처이다. 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이 마케팅 능력을 갖춘 해외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해외로 진출해야 성공하기 쉽다. 해외 기업이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재 대표는 그러나 많은 국내 창업자, 교수 창업자들은 내가 힘들게 노력해서 개발한 기술에 다른 지분을 섞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해외시장을 도와준다고 50% 지분을 요구하는 것은 과다하다는 인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분이 절반으로 줄더라도 해외 진출로 인하여 지분의 가치가 몇 배 늘어나는 것을 봐야 한다. 지분율은 줄지만 지분의 가치는 더 커지는 것이다. 매출이 증대되어야 VC도 투자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VC 또한 조인트벤처에 적극적이다. 중국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면 중국 VC의 투자도 받기 쉽고, 중국 VC도 적극적으로 시장 진출을 돕기 위에 네트워크를 가동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된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VC로 넘어갔다. 요즈마그룹은 1993년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 기업이 벤처 창업 지원을 위해 4:6 비율로 공동 설립한 모태펀드 성격의 VC다. 당시 정부가 1억 달러를 투자하였고, 지금은 자산 규모 40억 달러로 성장했다. 전 세계 이스라엘계 IT벤처 기업을 지원하여 오늘날까지 20여 개가 넘는 회사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거나 글로벌 기업에 매각했다. 요즈마그룹은 이스라엘을 세계 최고 수준의 ‘창업국가(Startup-Nation)’ 반열에 올려놓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에서 VC 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은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이다. 전 세계 벤처펀드의 35%가 이스라엘로 유입된다. 특히 이스라엘은 투자 회수 기간이 3.98년으로 미국보다 빠르다. 반면에 한국은 투자회수 생태계가 미국, 이스라엘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90%가 M&A로 투자회수를 하는데 한국은 90%가 IPO(코스닥 등 증권시장 상장)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투자회수 기간이 길고 투자회수 가능성도 낮아진다. 그러다 보니 VC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벤처 창업자가 M&A에 부정적인 시작을 가지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대기업의 기술탈취, 인수대금 후려치기 등 나쁜 기억이 이런 생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원재 대표는 이제는 이러한 한국적 경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최근에 창업한 스타트업들은 M&A에 긍정적인 시각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에를리히 회장

“한국 스타트업들

투자설명을 잘 하지 못해”


이원재 대표는 에를리히 회장이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관점이 부족한 것 외에 약점을 한 가지 더 지적했다고 했다. 그것은 창업자들이 IR(투자 설명)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는 좋은데 IR을 박사 논문 발표하듯이 해 짧은 시간에 VC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기술의 우수성 못지않게 국제 특허, 해외 트렌드에 맞는 방향성이 중요한데, 이를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에를리히 회장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VC는 무수히 많은 제안서를 검토하기 때문에 핵심이 전달되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이 좋다고 해도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시장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것을 낚시꾼과 물고기로 비유했다. 창업자인 낚시꾼이 투자자인 물고기를 낚기 위해서는 물고기가 좋아하는 지렁이 미끼를 써야 하는데, 낚시꾼이 자신이 좋아하는 피자를 미끼로 쓴다고 비유했다. 이 대표는 요즈마그룹이 한국에 개설한 5개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IR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그래서라고 했다. 어떤 포인트로 IR을 하고, 영문 IR은 어떻게 작성하고, 어떻게 발표해야 하는가를 가르친다고 한다.


2018년 기준 이스라엘에서 활동 중인 다국적 기업의 R&D센터 목록



이스라엘, 인구 800만명에 

400개의 글로벌 R&D 센터 유치


다시 질문을 옮겨 이스라엘 벤처 생태계의 특징과 강점을 물어봤다. 이원재 대표는 이스라엘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의 R&D 센터 현황을 모니터에 띄우고 설명했다. 알만한 글로벌 기업들은 다 있는 것 같았다. IT, 인터넷에서부터 제약, 바이오까지 인구 800만 명의 국가에 400개의 글로벌 R&D 센터가 있다. 삼성도 2곳, LG도 1곳에 R&D 센터를 개설했다. 요즈마그룹 이스라엘 빌딩에서는 주변에 있는 많은 R&D 센터 간판이 보인다고 한다. 9년 전에 에를리히 회장은 R&D 센터들을 보면서 저것들은 더 이상 R&D 센터가 아니라 M&A 센터로 변했다고 했다 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M&A 센터가 연구실에서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 M&A를 목표로 한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에 집중한지 벌써 10년 지났다는 얘기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혁신 역량은 떨어진다. 의사결정이 느리고 인건비 등 혁신 비용이 늘어난다. 더구나 기술만이 아니라 사업 모델의 불확실성도 커진다. 기술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우수 인력을 채용하여 자체적으로 연구하는 것보다 스타트업을 M&A 하는 것이 혁신의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에 진출한 글로벌 R&D 센터들은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를 하고, 추가 투자는 VC가 담당한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인구당 VC 규모가 세계에서 제일 크다. 이후 CVC(코퍼레이트 VC)가 M&A를 담당한다. CVC는 수익보다는 전략적 관점에서 스타트업을 M&A 한다. 본사의 사업 전략에 필요한 기술이나 시장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초기에는 CVC의 스타트업 투자가 많지 않았다. 스타트업의 기술이나 사업 모델이 너무 초기여서 대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현재는 엑셀러레이터가 초기 스타트업의 기술 사업화 단계까지 육성하면 CVC가 M&A 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서는 스타트업, VC, 글로벌 대기업 3자의 선순환적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고 최종 수혜자는 글로벌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들로서는 적은 비용과 짧은 기간에 혁신의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스라엘에 글로벌 R&D 센터가 몰려드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 능력과

이스라엘 아이디어 결합하면

시너지 클 것”


질문을 이스라엘의 산업, 특히 제조업으로 옮겼다. 이원재 대표는 이스라엘은 제조업이 취약하기 때문에 혁신적인 아이디어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아이디어를 산 글로벌 대기업들이 생산을 하는 구조다. 그래서 한국의 생산능력과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기술을 결합한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AI, IoT 분야에서 공동으로 기술 사업화와 생산을 진행하고, 시장은 이스라엘 기업이 유럽과 미국 시장을 맡고 한국 기업들은 아시아 시장을 맡는 역할 분담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의 중견기업들은 이스라엘의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것이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 혁신지수(Innovation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6년 연속 1위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2018년 10위에서 올해 5위로 올라섰다. R&D 지출집중도(GDP 대비 민간과 공공 R&D 지출 비중)는 이스라엘이 1위이고 한국이 2위이다. 이스라엘이 한국 보다 앞선 분야는 이 외에 연구집중도(인구 1백만 명당 연구개발 전문 인력 숫자) 2위 (한국 7위), 특허 활동 4위 (한국 20위)이다. 한국이 제조업 부가가치 분야에서 2위인데 비해 이스라엘이 33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 분야를 제외하면 이스라엘이 한국보다 더 효율적인 R&D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든 것일까? 이원재 대표는 단적으로 한국의 R&D는 주로 정부 자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업화까지 못 가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민간 자금이 R&D에 투자되기 때문에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VC도 이스라엘은 민간자금이 주로 들어가는데, 한국은 모태펀드라는 정부자금이 VC에 투자되고 있는 것이 차이라고 했다. 정부는 R&D, VC 등에서 마중물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벤처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는 메디슨의 창업자 고 이민화 회장은 박사과정 때 정부 과제로 개발한 기술을 기업이 사업화하는 것을 포기하자 본인이 그 기술로 창업해서 성공한 사례이다. 그러나 이런 사례가 드물다. 이스라엘은 이런 경우가 많은가? 한국과 이스라엘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질문했다. 


우선 이스라엘은 교수와 연구원들의 창업이 활발하다. 특히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이해가 높기 때문에 사업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이원재 대표는 말했다. 또 하나의 강점은 기업가정신 교육이 강하다는 점이다. 액셀러레이터, VC 등이 특화된 기업가정신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기술 사업화, 지적 재산권 전략 등 창업하기 전에 이미 투자회수까지 염두에 두고 창업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보통 은퇴하면 프랜차이즈나 음식점을 창업하고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는다. 국가적 손실이다. 운전을 하기 전에 운전면허 시험을 보듯이 창업에도 ‘기업가 시험’이 필요하다. 안전하게 운전해야 하듯이, 창업도 안전이 중요하다. 기업이 망하면 직원들과 가족의 안전(생계)이 위태로워진다. 마케팅, 지적재산권, IR 등의 창업 훈련을 사전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그리고 나서 창업 이후 투자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뼈대가 되는 아이디어와 기술에 살을 붙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도 

연구자 창업이 많이 나와야 


얼마 전 한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수아랩(SUALAB)’이 국내 벤처기업 사상 가장 높은 금액인 2300억 원에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코그넥스(Cognex)에 M&A(100% 지분 인수) 되었다. 2012년 인텔이 한국의 IT 벤처 올라웍스를 350억 원에 인수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수아랩은 AI 딥러닝을 활용해 제조공정 과정에서의 불량품을 가려내는 전자제품 테스트 서비스를 개발했다. 송기영(38) 대표는 2006년 서울대 학부 시절 서울대 실험실 SNU 프리시젼에서 머신비전 기술을 접하고, 2012년 인텔코리아 입사 후 머신러닝 기술을 습득했다. 이후 인텔코리아를 퇴사하고 2014년 7월 서울대 출신들과 수아랩을 창업했다. 머신비전과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여 창업 3년 후 상용화에 성공하여 국내 대기업의 제조공정에 도입되었다.


이원재 대표는 수아랩 창업자도 인텔코리아 경험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시각을 갖게 하였을 것이라며, 2006년 3월 동아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출범한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 개발사인 신라젠 같은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오면 교수와 연구원 창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래야 한국 스타트업에 희망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국도 대표적인 창업 성공 사례가 많아지면, 대기업 취업이나 공무원이 되려는 사람들도 창업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규제 개혁 등 제도를 고치고 민간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한국의 창업 환경이 좋지 않으면 우수한 인력들이 해외로 나갈 것이다. 나아가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중국의 VC들이 미국 VC와 비슷하게 상당히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한다. 벤처 생태계도 글로벌 경쟁시대인 만큼 정부와 기업 책임자들도 이 속으로 뛰어들어가야 할 것 같다.


Logo
Ico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