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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재 인사이트/동북아 변화] “글로벌 기업 데이터센터 중국도 일본도 답이 아니다, 한국이 동북아 허브될 수 있다”

작성자 : 이대식 2019.10.08 조회수 : 1940

[여시재 인사이트/동북아 변화] 

“글로벌 기업 데이터센터 중국도 일본도 답이 아니다, 

한국이 동북아 허브될 수 있다”

-  최대 천연가스社 전략부사장 출신 박희준 EIP 대표,

여시재 연구원들과 워크숍


이대식 솔루션2팀 팀장


여시재는 미 셰일혁명 이후 전개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에너지 지각변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입지도 지정학적 위치와 에너지 수급 상황으로부터 결정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함께 논의해왔다. 여시재는 최근 에너지 투자 컨설팅 분야에서 국내 독보적 전문기업인 ‘EIP(에너지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박희준 대표를 초청, LNG 허브 및 데이터센터 유치와 관련된 한국의 가능성을 논의했다. 

박 대표는 삼성그룹 공채 출신으로 미 MBA 과정을 다니면서 피츠버그 지역 도시가스 업체 ‘EQT’에 2000년 들어갔다. MBA 과정 장학금을 벌기 위해서였다 한다. 이 회사가 이후 셰일가스 열풍 속에 시총 40조 원대 미 동부 지역 최대 에너지 회사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이 회사의 전략 담당 수석부사장까지 지냈다. 셰일혁명의 현장, 그리고 데이터센터를 움직이는 주역들을 가장 잘 아는 한국인이라 할 수 있다. 2013년 국내에 들어와 EIP를 창업했다.

다음은 박 대표의 데이터센터 관련 발언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한국의 LNG 허브 가능성에 대해서는 별도로 발신할 계획이다.




“데이터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

-데이터센터란 무엇인가?

“이제 상식이 되었는데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기초 자원이다. 자율주행차, 로봇은 물론 스마트폰, 모든 가전, 헬스 기기 등에 들어갈 Iot가 데이터를 보내면 그것을 저장하고 분석하는 공간이 데이터센터다.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주된 인프라가 데이터센터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자체 데이터 보관 등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설치했다면 현재 다양한 서비스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고효율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전환 중이다. 앞으로 매년 2~3%의 성장세가 30년간 꾸준히 유지될 것이다. 이런 분야가 없다. 세계적으로 2016년부터 5년 동안만 데이터 용량이 36% 늘어난다. 데이터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다. 조금 과장하자면 군대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다.”

(편집자 : 아마존이나 MS 같은 큰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소유하고 운영한다. 하지만 일반 기업의 경우 데이터센터를 임대해서 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이터센터 소유에 대한 리스크 완화,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데이터센터 전문 운영업체들을 통한 아웃소싱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는 Equinix, Digital Realty가 있다. 두 회사가 최근 4년간 M&A를 통해 인수한 액수만 2300억 달러다. Equinix 시총은 2018년 말 기준 320억 달러, Digital Realty 시총은 247억 달러다.) 


“동북아 데이터 연결망의 중심에 

한국이 있게 해야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게 왜 중요한가?

“미·일 대 중·러라는 대립구도로 볼 때 150년 전과 비슷하다고들 하지 않나. 이런 상황에서 고립으로 들어가지 않고 이 대립구도를 리드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 에너지와 데이터센터다.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에너지 자립을 달성했다. 가스를 팔아야 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이것이 중동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동북아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한국에는 기회이자 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20년 후면 철도망이 깔리듯 동북아 지역에 데이터망이 깔려 있을 것이다. 일본-부산-묘도(여수)-중국을 잇게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러시아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이것을 한국이 해보자는 것이다. 내가 너무 꿈을 크게 꾸는 것인가. 나는 여러 여건으로 볼 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터센터 투자평가지수

한국 13위, 중국 25위, 일본 26위

-왜 일본이나 중국이 아니고 한국이라고 생각하나?

“글로벌 기업들이 일본에는 가지 않으려 한다. 지진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지속적 전력공급이 가장 중요하다. 2~3시간이라도 정전이 되면 시설 파괴는 물론 데이터 자체가 날라가 버린다. 이것은 보험으로도 커버할 수 없다. 지진은 일본에 큰 핸디캡이다. 중국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정치와 정책의 불투명성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은 중국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데이터센터는 콘텐츠 기업들이 보통 20~30년 단위로 시설업체로부터 렌탈을 하는 방식으로 시장이 움직이는데 20년 후 중국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어떻게 알겠나. 홍콩이나 싱가포르도 비슷한 이유로 한계가 있다. 한국이 동북아 지역의 데이터센터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Virginia Verizon Dats Center 사모부동산투자신탁이 13개 기준에 따라 분석한 데이터센터 투자평가지수는 1위 미국, 2위 영국, 3위 스웨덴, 4위 독일, 5위 캐나다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 13위였고 중국 25위, 일본 26위였다. 한국은 홍콩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홍콩은 6위로 평가됐지만 중국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 오클라호마 주 메이스 카운티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내부(출처 구글/연합뉴스)


“신재생 에너지 100%가 조건”

“또 한 가지가 있다. 데이터 센터는 전력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또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100% 써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한다. 석탄이나 원자력 에너지를 쓰면 점수가 많이 깎이고 가스를 쓰면 덜 깎인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감점이 없다. 이것이 우리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딱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우리가 필요한 돈을 글로벌 기업들의 돈으로 할 수 있다.”

“동북아 LNG 허브의 경우도 일본으로 가는 것을 중국이 원하지 않는다. 또 일본은 싱가포르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미국이 OK 하고 중국과 일본이 둘 다 OK 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데이터센터도 비슷한 맥락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인들을 만나면서 그런 점을 느끼는가?

“물론이다. 10월 16일에 해외 출장 나갔다가가 25일에 글로벌 데이터센터 설립 업체 ‘블랙앤비치’ 대표와 함께 한국에 들어올 계획이다. 이 팀에 구글, MS 등의 사람들이 함께 온다. 부산에 데이터센터 설치하는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그들이 한국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 국내의 큰 기업들도 큰 기업이지만 우리 회사 같은 작은 회사에도 연락이 온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 Equinix 아태지역 사장이 나에게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한 일도 있다. 이 외에 아직 공개할 수 없는 많은 움직임이 있다.”

(Equinix는 지난 3월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Equinix 측은 5G 네트워크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부산 데이터센터는 어느 정도 규모인가?

“4메가인데 투자 규모로는 4000억 원 정도 된다. 전력 투자까지 합치면 6000~7000억 원 정도 될 것이다. 이 정도는 세계 투자 상황을 볼 때 그다지 크지 않다. 파일럿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 앞으로 일본 시장 등을 겨냥해서 훨씬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가 부산으로 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사업이라 볼 수 있다. 앞으로 한중일에 설치될 데이터센터가 수십 배 규모일 것이다.”

-중국 쪽은 어떤가?

“중국 기업들은 중국 국내에서 하겠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상황이 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참여하는 조인트 데이터센터를 묘도(전남 여수)에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그렇게 되면 일본-부산-묘도-중국을 잇게 될 것이다. 부산과 묘도는 궁극적으로 연결되게 되어 있다.”


“미국, 유럽이 보는 것을

우리는 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3개월 이상 출장을 다닌다. 미국이 유럽을 가서 보면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을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이야 사업 하는 사람인데 그들을 위해 일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러지 말고 그들의 돈으로 우리가 필요한 것을 해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정부가 잘 봐야 한다.”

-정부에 주문할 점은 없나?

“앞서 말했지만 우리 정부가 잘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존재 자체가 허들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결국은 규제의 문제이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뀐다는 점이다. 투자가들은 20~30년 안정성을 내다보고 하는 것인데 그걸 뒷받침 해주지 못한다면 문제 아닌가. 어떤 사회적 합의가 나와서 요금에도 반영되고 지속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투자시장은 수익성과 함께 안정성을 원한다.”


“규제 문제 얘기하지 않을 수 없어”

“정부는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 물어야”

“규제 문제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데이터센터는 우리 법률상 그레이 영역에 있다. 순수 부동산도 아니고 순수 IT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관련 부처가 너무 많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부처이기주의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글로벌 기업들 얘기 들어보면 달러 베이스가 아니라 한국 금융회사들이 대는 원화 베이스로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해보려 하면 막히는 곳이 많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가버리고 그들이 그들의 돈으로 하겠다고 한다. 한국은 땅만 대고 건설이나 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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