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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재 인사이트/미·중 경쟁과 중간국가의 ‘생존전략’ ②일본] 日의 궁극 목표는 ‘정상국가’가 아니라 ‘독자적 군사대국’

작성자 : 이석수(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교수) 2019.09.20 조회수 : 2539

[여시재 인사이트/미·중 경쟁과 중간국가의 ‘생존전략’ ②일본]

日의 궁극 목표는 ‘정상국가’가 아니라 ‘독자적 군사대국’ 

- 미국엔 완전 밀착, 중국은 철저 견제



이석수(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교수)



<현재 미중 전략 경쟁의 성격에 관한 논쟁이 한창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냉전’으로 부르기도 한다. 두 강대국의 충돌은 구조적이고 전방위적이다. 그 사이에서 각국의 전략적 선택 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교역 의존도가 높거나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들의 전략적 고민이 깊다. 지난 7월 31일 ‘미국을 완전히 믿지 않으며 중국엔 당당하다’는 요지로 호주의 국가전략을 분석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일본의 경우를 살펴본다.>



지난 2015년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자리에 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출처 연합뉴스)


<일본에 대한 고정관념 또는 착각 5가지>

일본에 대한 관성적이고 타성적인 고정관념이 몇 가지 있다. 하지만 이젠 여기에 대한 근본적 각성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1) 평화주의에 대한 착각


日 헌법에 ‘과거에 대한 책임과 반성’ 부재

‘평화 헌법’의 결정적 결함

평화주의는 일본 헌법 전문과 헌법 9조에 명시되어 있다. 헌법은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헌법 전문에서 일본 국민은 항구적인 평화를 염원한다고 했다. 그리고 헌법 9조에서 국제분쟁을 무력으로 해결하는 것과 군사력을 포기했다. 명목상 헌법이 평화주의이다. 전쟁의 공포를 경험한 일본인은 이러한 헌법 즉 평화주의를 지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평화주의는 일본인이 전쟁의 책임을 반성하고 주도적으로 추구한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패전국에게 힘으로 ‘강요된’ 평화주의라고 볼 수 있다. 헌법은 미국에 의해 강제로 주어졌다. 일본의 평화주의에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내용을 결여하고 있다. 미국은 패전국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켜 평화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무력의 사용과 보유를 제한했다. 일본인은 헌법을 지지함으로써 현재와 미래의 평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와 미래에 평화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이는 과거에 평화를 파괴했던 행위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에 침략국으로서 피해자에 대한 책임과 반성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 점은 일본 평화주의의 결정적 결함이다. 

이처럼 일본은 헌법을 통해 평화주의의 제도화에는 성공했으나 평화주의의 내용을 내재화·심화시키지는 못했다. 일본의 평화주의는 외부에 의해서 강요된 형식적 평화주의이며 일본인이 주도적으로 탄생·심화시킨 실체적 평화주의로 보기 어렵다. 이러한 불완전성으로 인해 평화주의가 준수되고 안보정책을 엄격히 규제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아베 시대 들어 평화주의 결정적 쇠퇴

특히 아베 리더십의 특징은 일본인들이 자랑으로 여기던 평화주의를 수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후 체제의 청산을 목표로 설정했다. 아베 정권의 보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성향은 평화보다는 힘을 지향한다. 아베 총리가 장기집권하면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견제세력이 없다. 아베 총리의 장기 독주와 자체 군사력을 강화하는 정책은 일본인들의 평화주의에 대한 지지를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평화주의의 쇠퇴는 아베 정권이 좀 더 과감하게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 일본의 평화주의는 제도적으로 헌법 9조를 지키기도 어렵고 실질적으로 일본이 군사적으로 강대국이 되는 것을 막기도 어렵다 


(2) 日의 점진적 재무장에 대한 착각


日 연구 지원받은 미-유럽 학자들이 

안보정책의 ‘급격한 변화’ 부정

두 번째 고정관념은 일본 안보정책 변화의 속도와 범위에 관한 것이다. 일본 안보정책의 변화는 점진적인가? 혹은 급진적인가? 대부분 일본 전문가들은 평화 헌법의 제한 때문에 군사능력 및 안보정책이 점진적으로 변화해왔다고 주장한다. 점진적 변화론은 그동안 아베 정부가 능력, 정책, 정체성을 비교적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것을 오히려 보호해주는 역할을 했다. 일본 안보정책의 변화를 점진적인 것으로 평가함으로써 일본의 급격한 변화를 허용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본의 연구 지원을 받는 대다수 미국이나 유럽의 연구자들이 점진적 변화 시각을 유지했다. 아베 정부의 안보정책 변화는 점진적으로 안보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수준이 아니다. 아베 정부는 헌법 제9조를 수정하고 경제력에 상응하는 군사적 강대국으로 나아가려는 근본적 변화를 추진 중이다. 그동안 일본이 점진적으로 변화해온 과정을 인정하더라도 점진적으로 지속된 변화의 현재 축적된 결과는 급속한 변화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 



경항공모함으로 개조중인 일본의 이즈모함(출처 연합뉴스)



평화 헌법 금기사항 거의 무너져

평화주의 정체성이 헌법 9조의 개정을 봉쇄하고 헌법 9조가 일본의 급속한 안보정책 변화를 억제한다는 고정관념은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해졌다. 일본은 표면상 자국의 안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실상은 미국의 묵인 하에 미일 동맹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자위대의 능력과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는 대내적 균형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미일 동맹을 통해 외적 균형전략을 추진하고 대내적으로 군사력 강화를 통해 자주적 방위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평화 헌법이 규정한 금기사항을 무력화했다. 집단자위권 제한, 국방예산의 GDP 1% 상한선 유지, 무기 수출 금지, 공격용 무기조달 금지 등의 원칙이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평화주의에 입각한 안보정책은 수정되었다. ‘방위계획대강 2018’과 ‘중기방위력정비계획(2019~2023년)’은 아베 정부의 군사력 증강과 군의 활동범위 확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방위계획대강에 따르면 일본 자위대는 육지, 해상, 공중에 추가해서 우주, 사이버 및 전자파 분야로 안보 영역을 확대했다. 5년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은 국방비로 2,453억 달러를 책정했다. 이는 이전 계획 대비 250억 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한화로 연간 약 55조 원의 방위비가 할당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막대한 방위비를 투자해서 군사력을 첨단화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즈모 및 가가 호위함을 경항공모함으로 개조하고 F-35 147기, 공중급유수송기 4기 등을 구매할 예정이다. 


(3) 對中 헤징전략에 대한 착각 


日은 경제보다 안보 우선시

세 번째 고정관념은 일본이 중국에 대해 헤징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헤징전략이란 위협 분산을 위해 서로 반대되는 전략을 동시에 조합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일본이 중국에 대해 안보에서 균형전략과 경제에서 관여 전략을 채택했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목표는 중국과 역내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경쟁을 할 수 있는 지역 강대국이 되는 것이다. 일본은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경제보다는 안보를 우선시하는 공격적 전략을 구사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미국, 인도, 호주 등과 4자 안보 협력을 중시한다. 그리고 중국과 경쟁하는 동남아 국가와의 관계도 중시하고 있다. 일본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첨단 군사력을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중국과 경제협력은 지속하면서도 중국을 견제하는 균형전략을 중시하고 있다.


(4) 日의 가치 외교에 대한 착각


1당 장기집권, 도전받는 민주주의

네 번째 고정관념은 일본의 가치 외교에 관한 것이다. 일본의 가치 외교는 평화, 민주주의, 법에 기초한 국제질서, 인권 등의 가치를 중시한다. 전후 일본의 민주주의와 평화주의는 가치 외교의 바탕이 되었다. 지금까지 일본이 전개한 가치 외교는 표면상 가치기반 외교였으나 사실은 경제 기반 외교로 평가할 수도 있다. 전후 일본이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향한다고 할지라도 전전(戰前) 역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하지 않고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일본의 가치 외교는 지속 가능한가? 민주주의 쇠퇴가 일본의 가치 외교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본은 예외적인 1당 장기집권의 민주주의 국가이다. 역사적으로 유럽 내각제와 호주에서 1당이 집권을 오래 한 적이 있으나 지금은 일본이 거의 유일하다. 일본은 다당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야당의 존재가 거의 미미한 ‘민주주의 일당 체제’이다. 1당 체제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보다는 약화시킬 수 있다. 민주주의의 핵심 구성요소는 다양성, 견제, 균형 등이다. 1당 장기집권은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집권당이 독주하면서 정책적 다양성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인다. 민주주의의 쇠퇴는 가치 외교의 기반을 침식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평화 헌법을 준수하지 않고 군사력을 강화하는 정책도 가치 외교의 명분을 약화시킬 것이다.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의 결여가 가치 외교의 추진을 어렵게 할 것이다. 가치 외교의 기반이 약화되어서 추진이 어려운 경우, 강제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군사·경제적 수단이 채택될 수 있는 가능성이 증가한다. 일본에서 평화주의가 도태되고 민주주의가 도전받고 있으며 규칙기반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행태가 보인다. 이는 역내 평화와 번영에 대한 불길한 징후다.


(5) 日이 정상국가를 추구한다는 착각


군사력 증강은 이미 보통 국가 넘어서

다섯 번째 고정관념은 일본이 ‘정상국가’를 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을 비정상적인 예외적 국가로 정의했다. 이는 일본이 무력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없으며 군사력을 보유할 수도 없다는 헌법 9조의 제약을 부각시키는 시각이다. 지금의 일본은 단지 법적 제약을 완화 내지는 제거해서 여타 보통 국가의 권한(자위권 등)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을까? 일본이 공세적 군사력을 증강하지 않고 보통 국가의 권한을 보유하려고 한다면 일본의 전략목표는 정상국가가 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의 묵인 내지 도움을 받으면서 방어 및 공격용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군사력의 적용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일본이 군사력을 증강하면 미일 동맹이 강화되고 미국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2020년도 일본 방위비가 약 60조 500억 원 정도로 제시되었다. 국방비 규모면에서 세계 8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전략목표는 일본의 ‘정상국가화’가 아니라 경제력에 부응하는 군사력을 구비한 진정한 역내 ‘강대국’이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전후 체제를 청산하고 강한 일본, 강대국 일본을 완성하는 마지막 관문을 헌법 개정으로 보고 있다.  



2019년 5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함께 일본 해상자위대를 시찰했다(출처 AP연합뉴스) 


<일본의 對美 對中 정책>


(1) 對美


2014~5년 미일 동맹의 공세적 전환

일본은 1952년 미일 동맹조약이 발효된 이래 전적으로 미국에 안보를 의존해왔다. 미국이 일본에 주둔시키고 있는 병력은 5만 4,000여 명이다. 일본은 85곳의 군 시설을 제공하고 있고 미군 주둔비용을 분담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일본에 대해 한국과 마찬가지로 주일미군 분담금을 5배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방위를 위해 핵우산, 즉 확장 억지력과 함께 동맹국 중 최고 수준의 재래식 전력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의 암묵적 지지를 받으며 군사력을 증강시켜왔다. 역사적으로 미일 동맹은 전력을 증강시켜왔을 뿐 아니라 유연성 및 상호운용성도 강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2014년 일본 각의가 집단자위권 행사를 조건부로 허용한다는 방침을 결정한 후 일본 군사력의 활동 범위는 확대되었고 미일 동맹은 전환기를 맞았다.

2015년 개정된 미일방위협력지침이 미일 동맹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 방위 지침은 미일 안보 협력의 지리적 범위와 영역(domain)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양국은 일본의 도서 및 해상수송로를 방어하는데 협력하고 일본은 아시아 지역 외에서도 미국의 군사작전에 기여하는 것을 명시했다. 평화 유지 활동 등 글로벌 미일 협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더욱이 군사기술발전, 새로운 위협의 복합성 등을 고려해서 1997년 방위협력지침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영역인 사이버 및 우주분야에서의 협력을 추가했다. 또한 방위협력지침은 미일 간 작전을 조정하는 협의기관인 ‘동맹조정기구(ACM: Alliance Coordination Mechanism)’를 평시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은 日에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국가

미국은 일본에게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국가이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은 일본의 제2 교역상대국으로 일본 총수출의 19.35%, 총수입의 11%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다. 일본은 미국에 직접투자를 가장 많이 하고 있으며 미국 채권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1980년대 초반 제조업 갈등과 1985년 플자자협정 이후 경제적 긴장과 갈등을 거의 겪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경제가 번성하고 일본 경제가 쇠퇴하는 경향 때문이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대응에 집중하면서 일본은 미국의 통상압력을 피해 갈 수 있었다. 최근 들어 트럼프 정부가 만성적 대 일본 무역적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미 수출 비중이 가장 큰 품목인 자동차와 그 부품이 미국의 주요 관심사항이다. 이들 품목의 대미 수출 총액이 2018년 기준 560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미일 경제 갈등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아베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시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워싱턴포스트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외국 지도자는 아베 총리라고 언급할 정도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일 안보 동맹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상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 방문 시 일본 해상자위대와 미군 해군기지를 방문해서 미일 동맹의 견고함을 과시했다.  



2018년 10월 아베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출처 AP연합뉴스) 


(2) 對中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것이 기본 목표

일본의 안보에서 가장 심각한 위협은 물론 중국이다. 중국은 경제력을 기반으로 군사력을 급속도로 현대화하고 있다. 중국은 힘의 투사를 통해 아·태 지역에서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해서 지배적 지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러한 중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은 대중국 균형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균형전략의 핵심은 미일 동맹과 함께 일본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해서 중국을 고립·약화시키는 것이다. 인도·태평양 전략이란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이 협력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구축하는 것, 다시 말하면 중국을 철저히 견제하는 것이다. 


日의 中 편승은 상상할 수 없어

현 아·태 질서의 변경을 도모하는 중국의 수정주의와 기존 질서를 지키려는 미국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중국에 편승하는 전략이란 상상하기 어렵다. 다른 요인들도 중국과 일본이 군사 부문에서 협력하는 것을 방해한다. 정치체제가 상이한 역내 국가 간에 군사적으로 협력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양국 사이에는 불행한 역사적 경험 때문에 상호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동중국해에서 영토분쟁이라는 양국의 잠재된 문제는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대 중국 균형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과 중국은 경제 부문에서는 경쟁하면서 협력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중국은 일본의 경제에 기여했다. 중국은 일본의 최대 교역국이다. 2017년 현재 중국은 일본의 미국 다음 최대 수출대상국이며 총 수출의 약 19%를 차지했다.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을 한다. 총 수입의 24.5%를 점유했다. 2011년 정점에 도달했던 일본과 중국의 교역량이 그 이후 계속 감소했고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증가했다. 일본 입장에선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었다는 얘기다. 양국의 관광교류가 활발해져 2014년부터 2017년 사이에 중국의 일본 방문 관광객이 급증했다. 1996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의 일본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는 평균 8.9%를 차지했다. 동 기간 미국이 기록한 평균 27.7%와 비교하면 중국의 비중은 아직 적은 편이다.   


경제적으론 中이 日 더 필요로 해

이처럼 일본과 중국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일본의 의존도가 높은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이 일본에 더 많이 수출하기 때문에 일본 경제에 취약할 수 있다. 아베 독트린은 경제적으로 강한 일본을 지향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가열되면서 오히려 중국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의 무역규제에 시달리는 중국은 무역전쟁의 전선을 일본으로 확대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더욱이 중국은 일본이 미중 무역 분쟁에서 완충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 

아베 총리가 2018년 10월 중국을 방문하면서 일중 관계가 개선되었다. 2019년 1월 아베 총리는 의회 신년연설에서 자신의 중국 방문 이후 일중 관계가 정상궤도로 되돌아왔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중국과는 힘의 우위를 전제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집권하는 한 일본은 경제 분야에서 실용주의를 표방하지만 전반적으로 대 중국 균형정책에 치중할 것이다. 

        


<결론>


日은 이미 군사 강대국 노선으로 전환

우리는 日의 변화를 제대로 보고 있는가

미중 경쟁시대에 일본의 국가전략은 미국에 최대한 밀착해서 중국을 철저히 견제하는 외적 균형전략이 핵심이다. 외적 균형전략은 일본이 자체 군사력을 강화해서 강대국이 되는 내적 균형전략에 의해 보완된다. 일본은 미국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시장을 통해 경제를 강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대외관계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가장 중요시하는 이유다. 일본은 미국과 중국에 양다리를 걸치는 전략을 구사하지 않는다. 일본 경제에 중국 시장도 중요하나 경제적 이유로 대중 균형전략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의 보수주의 정치인들은 평화 헌법의 제약이 없는 경제·군사 강대국으로 우뚝 선 일본을 원한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평화주의는 이미 약화되었고 일본의 안보정책은 공세적으로 변화했다. 일본의 역사수정주의, 민주주의 후퇴, 군사 강대국화 등은 가치 외교에 손상을 가져왔다. 앞으로 외교의 수단은 ‘가치’가 아니라 ‘힘’이 될 개연성이 커졌다. 최근 일본은 한국에 무역규제를 단행했다. 경제적 압박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하려는 일본의 새로운 강압 외교 행태를 보여줬다. 

우리는 일본의 ‘실체가 없는 강요된’ 평화주의를 과대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후퇴하고 있는 일본의 민주주의를 너무 신뢰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일본이 공세적 군사력을 증강하고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확장하는 것에 대해 너무 안일한 것은 아닌가? 총체적으로 우리는 일본이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급진적으로 변화했다는 사실을 각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변화한 ‘새로운’ 일본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일본의 갑작스런 공세적 행동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미일동맹에 관해서는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The U.S.-Japan Alliance (updated June 13, 2019), CRS Report RL33740.

2. 일중관계에 대해서는 Kei Koga, "The Concept of "Hedging" Revisited: The Case of Japan's Foreign Strategy in East Asia's Power Shift," International Studies Review 20 (2018), pp633-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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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쟁과 중간국가의 '생존전략'①호주 “미국을 완전히 믿지 않으며 중국엔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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