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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2019] ③ 이광재 여시재 원장 “100년 만에 맞은 운명적 한 해, 북·미 잘 지내고 한·중 잘 지내는 선순환구조 만들어야”

작성자 : 김윤진,이수민 2019.01.15 조회수 : 3059


“100년 만에 맞은 운명적 한 해, 북·미 잘 지내고 한·중 잘 지내는 선순환구조 만들어야” 


우리는 지금 우리가 감지하고 있는 이상의 ‘대전환기’를 지나고 있는지 모른다. 북 비핵화 협상 결과는 북한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미-중의 신냉전 기류는 우리를 강요된 선택의 길로 몰아넣을지도 모른다. 다른 한편에선 디지털 혁명이 인류가 가보지 않은 길로 인도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은 산업의 문제임과 동시에 국제정치의 문제라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2019년은 여러 분야에서 ‘대전환’을 실감케 하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비핵화는 되는 것인가, 된다면 그 이후 북은 어떤 개방과 개발 경로를 밟을 것인가, 한반도와 동북아를 아우르는 다자 평화체제 구축 문제는 시동을 걸 것인가, 남북은 복잡하게 얽힌 국제정세 속에서 ‘남북관계 뉴노멀’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인가, 디지털 혁명은 우리의 산업과 국제관계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가, 우리 내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질문과 문제의식이 꼬리를 문다. 


여시재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에 이어 이광재 전 강원지사를 만나 2019년을 준비하는 비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이 전 지사는 2015년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 청사진을 준비하는 (재) 여시재 창립에 참여, 현재 원장을 맡고 있다. 노무현재단 이사도 맡고 있다.



“네 번의 한반도 분할론—지정학적 숙명 선명”
“운명 타개하겠다는 비상한 노력 필요”



- 비핵화로 가는 길은 멀다. 그러나 100년 만에 한반도 전체를 시야에 넣는 최초의 시기가 도래하는 것 같다. 우리의 머리와 손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나.
“올해는 3·1운동과 임정 수립 100년이 되는 해다. 돌이켜보면 한반도 분할론이 역사상 네 번 역사의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당나라 때가 첫 번째고 임진왜란 때가 두 번째다. 근대 들어 영일동맹 때 영국이 청을 막기 위해 한반도 분할을 제안했다. 마지막은 분단이었다. 이 네 번의 분할론을 돌아보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숙명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한반도가 하나가 되지 않으면 우리 운명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운명을 타개하겠다는 비상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큰 시련 앞에 섰다.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다가오고 있다.”


- 위기란 무엇인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 외교는 한마디로 한미동맹 외교, 미국에 발맞추는 외교였다. 현명한 선택이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외교가 없었다고 할 수도 있다. 이제 중국이 등장했다. 자칫하면 해양과 대륙 세력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반도가 분단 고착화와 대립의 전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측면이 있다. 우리는 미국만으로 살 수 없고 북은 중국만으로 살 수 없다. 묘한 형국이다. 이런 크로스 구조는 점점 강화될 것이다. 선순환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한반도가 서로가 서로를 지배하는 데 이용되는 구조였다. 지금은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의 다리가 되고 길목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서두르지는 않되 쉬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 가능하겠나?
“가능 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다. 가야 할 길이다. 우리는 군사력은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다. 이 교착 속에서 솔루션을 찾고 만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반도가 각축의 장이 아니라 공통의 이익을 만드는 장이 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한반도가 모두의 자산이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길이 없다.”



“독일 정도의 나라 만들겠다는 열망으로”
“한반도가 세계에 희망을 파는 상인이 되어야”



- 통일이 어느 날 갑자기 도둑처럼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수십 년 계획을 갖고 차근차근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것을 어찌 알겠나. 하지만 당장 해야 할 일은 준비다. 통일은 미·중·일·러의 축복 속에서 탄생해야 한다. 독일도 스스로 그런 환경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은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바라지 통일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독일이 했던 것처럼 어떻게 주변 국가들을 통일 지지세력으로 전환시킬지가 중요할 것이다. 독일 정도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간절한 열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폴레옹이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이라고 말한 일이 있다. 한반도가 인류에게 희망을 파는 상인이 되어야 한다.”


- 우리는 전쟁을 겪었다. 이후 어떤 숙명론 같은 것이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것 같다.
“독일이 남북 바이에른으로 나뉘어 1000년을 살다가 합쳐서 강국이 되었다. 미국도 남북전쟁을 거쳐 통합으로 갔다. 일본의 역사적 부상도 전국시대를 끝내겠다는 오다 노부나가의 구상에 뿌리가 있었다. 중국도 아무리 왕조가 바뀌어도 진시황이 내세운 天下一統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절실함을 가져야 한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룬다는 사상적 절박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반도를 지정학적 갈등의 중심에서 지경학적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결국은 한반도가 의미 있는 땅이 되는 것, 한반도가 미중일러의 공동번영의 터전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비전을 갖고 가야 하지 않겠나.”



“한반도 전체를 디지털 혁명의 테스트베드로”



- 미중 갈등의 장기화는 필연인 듯하다. 한반도가 가장 취약한 지역 아닌가.
“물론 그렇다. 미중의 문제를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한반도 전체를 전장이 아니라 브릿지로 만들 수 있느냐에 우리 생존이 달렸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한미동맹을 토대로 하되 동북아 에너지 협력이라든지, 철도연결을 통한 물류 브릿지 건설이라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미국은 에너지 공급국가이고 한중일은 소비 국가다. 한중일의 에너지 소비량은 디지털 혁명 진전과 중국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크게 늘어날 것이다. 미국의 이익을 보장하는 가운데 한중일이 에너지 공동구매만 성사시켜도 한반도는 평화의 브릿지가 될 것이다. 중국이 진화하고 있지만 미국 견제를 넘어서려면 한반도가 필요하다. 미국에게도 한반도는 최대 시장 중국으로 가는 길목이다. 앞으로 디지털 경제가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한반도 전체가 디지털 경제의 테스트베드가 되어야 한다. 이건 기회다. 디지털 경제에서 미중이 한반도에서 만난다? 꿈꿔볼 수 있는 일이다.”

“어려서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 보면 처음에는 주먹 센 아이가 리드한다. 좀 있으면 아버지가 사회적 지위가 있는, 소위 ‘빽’ 있는 아이들이 설친다. 첫 시험 보면 1등 한 친구가 중심이 된다. 그러다가 한 학기 지나면 결국 공부도 잘하고 덕이 있는 아이가 진정한 리더가 된다. 우리는 군사력이나 경제력으로 미중에 이기기는 쉽지 않다. 공부 잘하고 거기에 더해 덕을 쌓는 것이 우리의 생존전략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반도가 아시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상남북도만한 네덜란드가, 한반도만한 영국이 세계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북한 사람들, 경제 과학 교육 강조”
“디지털 점핑 생각하는 듯”



- 작년 10월 평양을 방문하지 않았나. 11년 만이었던 것으로 아는 데 무엇을 느꼈나. 
“전에 볼 수 있었던 것은 주체사상과 당 일색이었다. 이번에는 플래카드 70%가 경제였다. 눈에 들어왔던 것이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라는 슬로건이었다. 그들 나름대로 찾은 솔루션이 이것이다. 목표는 경제, 방법은 과학, 그리고 과학은 교육에서 나온다는 생각일 것이다. 평양 유경 거리에 주거단지를 만들어 과학자와 교육자들에게 준 이유가 그것이었을 것이다. 북한 관리들이 물어보는 것의 80%가 경제였다. 그들은 미국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70년 동안 대화가 없었는데 이번에 만나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미국이 북한을 너무 모른다는 얘기도 하더라. 그러면서 미국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점차 이해해가고 있다고 하더라. 또 이런 얘기도 하더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번 만나줬다고 (비핵화) 만세 부르라고 하는 것은 너무 하는 거다. 협상이 불가피하다.’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트럼프-김정은 톱다운 양자 회담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동양 사람들은 만나면 동업할지 결정하고 조건 맞추는데, 서양 사람들은 조건이 맞아야 동업한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결단을 통한 협상이 좋은 결과를 낳는 데 도움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년 내 비핵화를 언급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임기 내’라고 했다. 지혜가 우리를 안내해야 한다. 미래를 먼저 내다보고 천금 같은 ‘수’를 두어야 한다.”


- 북이 경제를 생각한다면 개발이 어떤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북한 스스로 전략을 세우게 하는 게 좋다. 한국과 미중 모두 자기 전략에 맞춰 북을 바라보지만 그렇게 하면 안된다. 그것이 우리에게도 맞고 미중 관계를 감안해도 맞다. 얼마 전 중국에서 북 지도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원격의료 원격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자본이 없어 학교와 병원을 많이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 부총리가 한국 왔을 때 판교 가고 자율주행차도 시승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디지털로 점핑 하려 한다. 그런데 그들은 그런 얘기를 책에서만 보고 현장을 모른다고 하더라. 그들이 세계에 나가서 항만과 금융 등 세계의 선진경제시스템을 직접 보고 배우는 길을 우리가 도와주면 된다.” 


- 북이 특구 전략을 발표하지 않았나.
“북은 여러 도시의 경제특구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북이 체제를 위협하는 수준의 개방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울산, 포항, 창원, 광양 등 몇 개 산업 도시 중심으로 경제를 일으키지 않았나. 북도 그런 전략인 것 같다. 북 정도 사이즈면 몇 개 도시만 집중하면 경제도약을 이룰 수 있다. 중국이 얼마 전 선전 둘레에 쳐진 철조망을 모두 걷어냈다. 1979년 특구 지정 당시 자본주의 바람이 본토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설치한 것을 40년 만에 없앴다. 북한 특구들도 그렇게 하면 될 것이다. 이쪽에서는 한편으로는 공동 제제, 다른 한편으로는 공동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결국 프로그램과 투자재원일 것이다.



“북한 전문 개발은행 설립이 중요”
“북에 3~5만 스마트시티 건설 검토해볼만”


- 과거에는 인센티브라고 하면 식량이나 중유, 경수로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걸 뛰어넘어야 할 것 같다.

“결국 북한개발전문은행 설립 문제가 부상할 것이라 본다. 10여년 전에도 이미 정부 차원에서 검토된 일이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근무할 때 결국 인센티브의 핵심은 북한개발은행 설립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당시 크리스토퍼 힐 대사를 만났다. 비핵화 협상이 최종 타결된 뒤 공식적으로 띄우되 한국이 주장하고 나서면 일본이 반대할 테니 미국이 제안하는 것이 어떠냐고 타진했다. 힐 대사는 그런 내용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나는 그 생각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북은 경제개발을 원하지만 정권이 본질적으로 위협받는 것은 안 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 부분에 신경 쓰면서 해나가야 한다.”


- 김정은 위원장 경제고문을 추천하거나 북한 전문가들이 외부로 나가 제도와 기술을 배우도록 하는 ‘북한판 신사유람단’을 지원하는 등 여러 인센티브를 종합적으로 구상해야 할텐데.
“남북과 미중일러 공동의 이익을 위해 플랜을 만들어야 할 거다. 역시 우리는 대통령 비서실이 해야 한다. 몇몇 국책연구기관들을 자유롭게 해줘서 이런 연구들을 하게 해줘야 한다.”


- 북은 개성공단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은 것 같다.
“그럴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경협이 본격화된다면 개성보다 조금 더 진화된 내용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디지털 쪽으로 점핑하는 방향으로 생각해야 한다. 유발 하라리가 자율주행차가 성공한다면 북한이 후보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라고 본다. 북한은 백지니까. 인구 3~5만 정도의 컴팩트한 스마트도시를 실험해 볼 수도 있다. 기술은 이미 있다. 북은 땅이 국가 소유다. 주거지와 공장이나 농장이 인접해 있다. 여러 측면에서 여건이 좋은 편이라고 전문가들이 얘기한다. ” 



“산업화-민주화 대립이 본질적 장애”
“손정의, 마윈과 공동펀드 만드는 단계로 진화해야”



-우리 내부의 분열이 여전히 심각하다.
“산업화와 민주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는 필연적으로 대형 노조를 불렀다. 그 대립과 갈등의 구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디지털 경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본질적 장애로 작용한다고 본다. 혁신경제 필요하다는 데 모두 동의하면서 의료 데이터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한다. 공유경제는 가야 할 길인데 택시 문제 해결하지 못한다. 중국은 알리페이가 질주하는데 우리는 인터넷 결제은행 하나 못 만든다. 벤처기업들이 구글에 M&A 당하면 (환영의) 만세를 부른다. 우리 대기업들은 벤처를 M&A 하면 자회사로 편입시켜야 하기 때문에 하지를 못한다. 이런 것들도 진보와 보수가 서로를 물고 있는 구체제와 관련 있다.”


-우리 사회에 비전과 설계가 고갈되어 가는 것 같다.
“문득 대한민국의 미래는 누가 설계하는가 생각해볼 때가 있다. 별로 없는 것 같다. 지금은 남북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전체를 앞으로 어떻게 만들지 수립할 때가 됐다. 이것이 대통령 어젠더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반도 100년을 시야에 넣고 설계해야 한다. 청사진을 만든 후 손정의 마윈 등과 공동펀드를 만들어 신산업에 투자하는 단계로까지 가야 한다. 마화텅(텐센트 창업자) 피터티엘(페이팔 창업자) 같은 세계적 기업가들의 조언과 참여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 경제와 엮어야 한다.”



“국제지식 빨아들이지 못하면 우리는 생존 못 해”
“세계적 싱크탱크 분소 몇 곳 유치 필요”



- 정부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에 그런 고민이 부족한 것 같지 않나.

“과거에는 KDI나 산업연구원 같은 곳에서 일부 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 단위 연구소들도 IMF 이후 자기 먹고사느라 바쁘다. 성과급 체제로 전환하다 보니 장기 베이스 연구가 아니라 용역 따는 데 급급하다. 주요 몇몇 곳은 이런 족쇄에서 풀어줘야 한다고 본다. 민간도 없다. 삼성도 연구소 만들어 일부 하다가 권력이 발표하는 내용에 대해 자꾸 뭐라고 하니까 내부 문제만 하는 것으로 축소되지 않았나. 미국은 공화당이 정권 잃으면 헤리티지 재단이 그때부터 바빠진다. 집권 플랜을 준비해야 하니까. 우리는 국제지식을 빨아들이는 구조 자체가 없다. 국회든 어디든 국제전략연구처 같은 것을 둬서 국회의원 같은 사람들이 사전에 공부하고 교류를 해야 한다. 세계적 싱크탱크 분소 몇 곳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생각이 그곳을 통해 들어가고 그들의 생각이 우리에게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세계의 지식을 모으지 못하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한다. 우리는 세계를 가장 잘 이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미중일러를 철저히 분석할 수 있는 틀을 가져야 한다.” 


- 결국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 중요할 것 같다.
“우리에겐 생각을 키우는 곳이 없다. 상상력을 키우는 곳이 없다. 요시다 쇼인은 25평 학당에서 메이지유신의 주역들을 키웠다. 마쓰시타정경숙은 몇조 원을 쓰고도 아직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사상을 키워야 한다. 이집트 재스민혁명의 주역 중 한 사람이 ‘SNS는 무엇을 파괴할 때는 인상적이지만 무엇을 건설할 때는 취약하다. 나는 더 이상 SNS를 안 한다’고 어느 강연에서 말하는 것을 인상적으로 봤다. 우리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회로 가고 있다. 대한민국공동체는 더 큰 꿈, 이상을 가져야 한다. 공존하고, 타협하는 DNA, 사람을 천금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DNA가 필요하다.”


- 어떤 사회든 대타협에 성공하고서야 큰 성취로 갔다.
“그렇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산업화 민주화 갈등을 넘어 디지털로 갈 수 있느냐, 분단을 넘을 수 있느냐다. 사회적 대타협은 필수다. 정치 거버넌스가 중요하다. 독재의 길로 가든지, 선거에서 4분의 3을 얻는 압도적 정당이 나오든지, 그런데 이런 것은 쉽지 않다. 결국 과반 정당이 선거를 통해 나오든지, 아니면 정당 공존의 상황으로 가든지 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사회주의로 시작했다가 저항이 심해지면서 결국 정치 대타협의 길로 갔다. 지방자치 전통이 강한 독일은 연정을 통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길로 갔다. 내부에서 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국 정치인들에게 당신들은 어떠냐고 물어본 일이 있다. 그들은 ‘우리도 무지하게 싸운다’고 하면서 ‘그러나 단 하나의 철칙이 있다’고 하더라. 대중들 앞에서는 절대 안싸운다는 거다. 그들은 ‘모든 존재하는 것에는 가격이 있다’는 말을 하더라. 각기 조건을 내걸고 찻잔 던져가며 싸우지만 결국 가격 흥정해가면서 결국 타협한다는 뜻이다. 우리도 싸우더라도 좀 더 체계적으로 싸울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지도자는 꿈과 이상을 국민들과 나누고 싱크탱크는 개념과 정책을 만들고 기업은 구체적 지도를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


- 세대간 간극도 큰 문제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원로급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면 불편한 진실과 마주쳐야 하니까 굉장히 피곤해했다. 그런데 만나고 나면 반드시 성과가 있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연세 드신 분들이 다른 것은 몰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데는 확실이 도움이 된다고 하셨다. 우리 사회에 가장 부족한 것 중 하나가 원로와 신진의 에너지가 만나는 것이다. IMF 때 이해진 김범수 등이 대거 치고 나가 벤처를 만들었다. 한 세대의 산업을 만들었다고나 할까. 지금 이 사회에 에너지 많다. 혁신경제의 틀을 바꾸면 에너지가 분출되고 그 주역들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디지털 미래세력이 주도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대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 혁신경제를 주도하는 사람들과 말이 통하는 젊은 사람들이 정치 주역으로 대거 등장해야 한다. 지금은 관리의 시기가 아니라 창업과 도전의 시기이다. 중국, 미국, 동남아까지도 20~30대 기업인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꿈과 에너지가 폭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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