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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인사이트] 미·중의 진짜 전쟁터 AI 경쟁, 국제질서 통째로 흔들어 놓을 것

작성자 : 티테녹 안나(Анна Титенок) 2018.10.05 조회수 : 1951

·중의 진짜 전쟁터 AI 경쟁, 국제질서 통째로 흔들어 놓을 것


안나 티테녹(대외협력팀 SD)


 AI(인공지능)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와 국가 차원의 전략적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AI가 가져올 파급 효과가 어디까지, 어느 정도로 미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현대사회 시스템, 국제질서까지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가능성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헨리 키신저의 경고

전 미 국무장관인 헨리 키신저는 지난 6월 미 월간지 ‘The Atlantics’ 인터뷰에서 AI 무기가 국제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AI의 압도적 능력이 가져올 위협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스페인 정복자들로 인해 멸망을 맞이한 16세기 잉카인들의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키신저는 “대통령 직속 AI 위원회를 설치해 기술적인 측면부터 정치적, 경제적, 철학적, 법적, 외교적, 군사적 측면까지 광범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미 국방부 부장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워크와 에릭 슈미트 전 알파벳 회장은 AI를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미국과 소련의 달 탐사 경쟁과 유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더 많은 당사자가 참여하는 탓에 AI를 둘러싼 경쟁은 달 탐사 경쟁보다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릭 슈미트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AI 분야 주도권이 5년뿐이라고 했다.



신미국안보센터 “국제정치 균형 바꿀 가능성”

최근 산업협력과 국제정치체제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이 신미국안보센터(CNAS)에서 발표되었다.(1) 과거의 산업혁명이 세력균형, 국제경쟁 및 국제분쟁에 크게 영향을 미쳤듯이 AI 와 4차 산업혁명도 미래 국제정치체제에서의 균형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2차 산업혁명은 전쟁의 기계화를 가져와서 많은 국제정치 행위자를 탄생시켰다. 4차 산업혁명도 특히 AI 기술을 탑재한 전투가 현실이 될 경우 우주나 사이버 공간에서의 전쟁 혹은 다른 분쟁의 예측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산업혁명과 국제 정치체제 변동의 상관성>



체제주도 국가전쟁의 특징국력의 핵심요소주요 발명
1차 산업혁명(1760-1820년)일극체제영국대규모 인구동원
증기 기관, 철도, 기계공학
2차 산업혁명(1870-1914년)다자안보체제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 등
유럽의 경쟁국들, 
미국 및 일본의 부상
전투의 기계화석탄, 석유, 접근성전기,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1969-2000년)일극체제미국위성을 이용한 정밀타격, 스텔스 등
복제가 쉽지 않은 기술 활용

반도체, 컴퓨터, 인터넷
4차 산업혁명(AI를 중심으로)다자체제미국, 중국 등사이버 공간으로 확대데이터, AI 전문인력, 컴퓨터 파워모든 분야의 디지털화

 ※CNAS 발표문을 기반으로 해서 작성



 2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산업의 동력이 천연자원에 있었다. 특히 화학 및 자동차 산업 발전의 기반인 석유 및 석탄의 보유가 국력의 핵심 요소로 등장하면서 자원의 통제에 관한 국가 간 경쟁이 심화하였고 다자안보체제 환경이 구축되었다. 


 3차 산업혁명의 동력인 전자공학 및 컴퓨터의 개발로 미국은 선도자 우위를 확보했다. 결국은 다른 국가들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스텔스 기술, 정밀 타격을 위한 위성기술 등을 개발하여 군사적인 차원에서 경쟁국을 압도했다. 


 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력의 핵심 요소가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몇 가지 전망이 있다. 이 중 데이터, AI 전문 인력, 컴퓨팅 파워 등이 핵심 국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AI 기술이 전투에 적용된다면 전쟁의 특징이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 


 글로벌 AI 개발 경쟁 주도국은 미국과 중국이다. 두 국가 간 경쟁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혹은 새로운 행위자들이 등장할 것인가에 따라 미래 국제정치가 달라질 것이다.
 AI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56년부터이고, 몇 번에 걸쳐 정체와 진전이 반복되었다. 딥러닝, 기계학습 등 새로운 기술 혁신이 진행된 최근 몇 년 사이, 정부 및 기업 차원에서 AI 분야에 관한 정책을 실행하고 개발에 투자하는 국가들이 급증하였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게임은 세계적으로 AI의 힘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AI에 관한 국가 차원 전략에 힘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그것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일이다.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 전략이 부족한 상황이다. AI 개발은 대학과 연구소에서 배출된 인재들과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이비엠 (IBM) 등 기업들의 투자로 활성화되었다. 개별 프로젝트들은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및 정보고등연구기획청(IARPA)의 지원을 받는다. 최근에 AI 국가 전략에 대한 논의가 재개되었다. 기술 정책 담당 차관 보좌관인 마이클 크라시오스는 AI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태도를 공개하면서 미국은 AI 분야에서의 선도적인 입지를 유지하는 것을 정부의 목표로 제시했다.
(2)

 중국 정부는 AI 분야에서 세계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한 바가 있으며 AI를 국가 ‘메가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2017년 7월에 차세대 인공지능 개발계획을 공개하고 12월에는 2018-2020 차세대 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위한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 분야는 기업별로 특화되어 있다.  바이두는 자율주행차, 알리바바는 스마트시티, 텐센트는 의료 영상, 아이플라이텍은 스마트보이스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각 기업은 국립 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도 군대의 지능화를 추구하면서 군사력 제고의 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접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은 AI 분야에서 경쟁자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손잡은 인도와 일본, 군사 로봇 공개 추진 러시아

 몇 가지 통계 자료를 통해서도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동향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중국은 AI 특허 출원(신청) 건수에 있어서 미국을 추월했다. 그러나 특허 건수에서는 아직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인력 확보 면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850,000명 이상의 AI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1 - 2015년 사이에 AI 주제로 출판된 논문 건수도 흥미로운 추세를 보여준다. 중국에서는 41,000 건, 미국에서 25,50건, 일본에서 11,70건, 영국에서 10,100건, 독일에서 8,000 건이 출판되었다. 중국 AI 스타트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2017년에 중국 기업들이 받은 AI 관련 투자액은 전 세계 투자액의 48%에 달했다.


 인도는 방어 부문에서의 AI 활용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으며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 함께 AI 및 로보틱스 적용에 관한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도 방위 산업에 AI와 로봇의 군사적 적용을 위해 노력 중이며 공개적으로 AI를 도입한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는 2017-2018년 사이에 수많은 국가가 AI의 사용 및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캐나다, 중국, 덴마크, EU, 핀란드, 프랑스, 인도,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북유럽 지역, 싱가포르, 한국, 스웨덴, 대만, UAE 및 영국 등이 AI 관련 정책을 발표한 대표적인 국가들이다.(3)


 AI가 적용되는 분야인 사이버 안보도 향후 주목해야 한다. 제임스 앤드류 루이스 (James Andrew Lewis) 국제전략연구소 (CSIS) 수석 부소장에 의하면 사이버 안보의 근본적인 개선은 글로벌 커뮤니티에 이익을 제공할 것이다. 루이스 부소장은 ‘사이버 안보는 공공의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달 탐사’ 혹은 ‘맨해튼 프로젝트’라는 식의 접근은 사이버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두 프로젝트의 목표는 달 착륙 및 핵폭탄 개발이었고 성공의 주요 변수는 투자였다. 그러나 사이버 안보의 경우는 그 목표가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기술에 자본을 투입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4). AI 개발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국제정치는 AI, 사물인터넷 등 혁명적 기술의 등장으로 기본 틀이 동요하고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런 최근의 논의를 정리하면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국제정치의 불안 요인들, 그리고 기술의 개발뿐 아니라 적용의 문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중에 우주 경쟁은 결국에는 상대 영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달 탐사는 냉전 중에 벌어진 한 전투’라고 말한 우주 비행사도 있었다. 새로운 기술이 공공이익을 위한 협력의 도구로 받아들여지는 국제질서를 구축할 수 있다면 말 그대로 공공의 이익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국제질서는 늘 봐 왔듯이 냉혹함 그 자체다. 키신저가 지적했듯이 400년 전 아메리카를 정복자와 피정복자로 갈라놓았던 기술의 격차가 얼굴을 달리해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지금 이 시대일 지도 모른다.


<참고>

1. Michael Horowitz, Elsa B. Kania, Gregory C. Allen and Paul Scharre, “Strategic Competition in an Era of Artificial Intelligence”, CNAS, July 25, 2018 

2. The White House 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Summary of the 2018 White House Summit on Artificial Intelligence for American Industry”, May 10, 2018

3. Tim Dutton, “An Overview of National AI Strategies”, Politics + AI, Medium, June 28, 2018

4. James Andrew Lewis, “Evaluating a Cybersecurity Moonshot”, CSIS, June 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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