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협력 보고서

[이슈브리프]일본 ODA 정책: 검토와 비판

작성자 : 박홍영 (충북대) 2018.01.19 조회수 : 1499

프로젝트: 국내 5대 협력연구기관 공동기획 - 세계 싱크탱크 동향분석

제목: 각국의 ODA 정책 (2) 일본 - 일본 ODA 정책: 검토와 비판  

저자: 박홍영 (충북대)

2018-007


여시재는 국내 5대 협력연구기관과 공동기획으로 세계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한 각국의 현안과 주요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의 주제는 ‘각국의ODA(정부 개발원조) 정책’ 입니다. 이번 주제에서는 국가별ODA 정책의 주된 특징은 무엇이며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알아봅니다. 그 가운데 국가전략 혹은 대외정책과 연계된ODA의 중점 과제는 무엇인지도 살펴봅니다. 또 만약 각국이 특정지역에 중심을 둔 ODA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도 분석해볼 것입니다.



1. 서론


이 글의 목적은 일본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정부개발원조) 정책을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포괄적 검토는 거시적 조망이며, 비판은 인도적 철학적 명제를 전제로 해석한다는 의미이다. 냉전 전후기에 변화를 거듭해 온 일본 ODA 정책은 21세기 글로벌화와 더불어 새로운 모색을 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일본의 국제적 역할론이 부각되어 거론되는 가운데 일본 ODA 정책은 주목을 받았다. 일본이 세계 최대 원조 공여국(Top Donor)으로 등장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동시에 ODA를 통해 일본이 추구하고자 하는 외교적 의도가 무엇인가를 알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ODA에 관한 의문 가운데 하나는 국민의 세금으로 구성되는 ODA를 선진국들은 왜 개발도상국에게 제공하는가이다. 이에 대해 일본정부는 “일본은 경제적 번영과 민주주의를 통해서 풍부한 사회를 만들었다. 한편 세계에는 현재도 극도의 빈곤, 기아, 난민, 재해 등의 인도적 문제, 기후변동 등의 환경문제, 전염병, 테러 등 지구적 규모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인도적 문제나 지구적 규모의 문제해결에 임하는 것은 일본에 부과된 책무이다. 일본은, 국제사회의 상호의존 관계 속에서, 스스로의 안정과 번영을 추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통해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일본과 일본국민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그 결과는 일본의 안전과 번영의 확보에도 기여한다.”(ODA白書 2007)고 지적하면서 ODA 제공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수사적인 내용이지만 행간을 읽으면 “개발도상국에 대한 ODA 지원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 일본과 일본국민에 대한 신뢰증진 일본의 안전과 번영의 확보에 기여”라는 외교적 목표를 분명하게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이 ODA를 제공하는 것은 포괄적 외교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2. 일본 ODA 정책의 변천

  

일본정부는 ODA의 흐름을 정리하면서 그 특징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1)체제 정비기(1954~1976년): 일본이 콜롬보 플랜(Colombo Plan)에 가맹하고 ODA를 개시한 이래, 원조 실시기관의 설치 및 정리통합, 원조의 다양화 등을 통해서 원조 실시체제를 정비한 시기. 2)계획적 확충기(1977~1991년): 여러 차례의 중기목표에 의해 ODA의 양적 확충을 도모하면서 일본 ODA가 글로벌하게 전개되었던 시기. 3)정책·이념 충실기(1992~2002년): 냉전 후의 새로운 국제환경 아래, 1992년 「ODA 대강(大綱, Charter)」이나 1999년의 「ODA 중기정책」의 책정 등을 통해서, 일본의 원조정책·이념을 보다 명확하게 한 시기. 4)새로운 시대에의 대응(2003년~현재): 2003년 8월 「신 ODA 대강」이 각의결정에 의해 개정되면서, 일본 ODA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는 시기 등이다(ODA白書 2004).

  

일본정부는 일본 ODA에 대해 매우 긍정적 평가를 내린다. 전 외무장관이었던 고무라(高村正彦)는 “(ODA에 대한) 일본국민의 평가는 나쁘지만 국제적으로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확실히 성공한 것이다. 동아시아의 발전을 보면 안다. 예를 들어 1960년대의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빈곤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현재는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평가하면서 일본 ODA 정책의 성공을 강조했다(日本経済新聞, 2004/4/3).

 

21세기에 들어와 일본은 ODA 추진방침을 개정했다. 특히 ‘국민 참가형 원조’ 추진을 위해서 1)관민의 제휴(Partnership). 2)폭넓은 국민의 참가(Participation). 3)쌍방향 교류(Public Private Interaction)의 3P 관점에서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ODA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리된 ‘제2차 ODA 개혁 간담회’ 최종보고에 기초해 국민 참가, 투명성 확보, 효율성 향상을 키워드로 1)국민의 마음과 지력과 활력을 총결집한 ODA 실시. 2)전략을 가진 중점적이고 효과적인 ODA 실시. 3)ODA 실시 체제의 발본적인 정비 등의 관점에서, ODA 개혁의 구체적 방책을 제시한 것이다(ODA白書 2001).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전략을 가진’ ODA가 강조된 것이다. 사실 일본정부는 그 이전까지 ODA에 대한 전략성 문제가 제기되면, ODA를 제공하는 데에 전략적 의도를 바탕으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정부백서에서 이 점이 강조된 것은 일본 ODA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하다.

  

이후 일본 ODA는 새롭게 전개된다. ODA 개혁을 진행시키는 것과 동시에 아시아 지역에의 중점배분, 평화구축의 중시, 인간 안전보장의 중시, 국민참가·얼굴이 보이는 원조를 강조한다. 또한 원조이념이나 원조전략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일본정부는, 「ODA 대강」을 재검토하면서 다음의 점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1)인도적 견지 등의 보편적 가치와 함께 일본의 안전과 번영, ODA의 기본이념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방향으로 검토한다. 2)아시아 중시(그래프 1 참조), 평화구축 분야에 대한 ODA의 적극적인 활용, 인간 안전보장 등을 중점화한다. 3)정책입안·실시체제의 명확화, 「국별 원조계획」의 충실 등 전략성, 기동성, 투명성, 효율성을 확보하는 방책을 포함한 개혁을 구상했다(ODA白書 2002).


<그래프 1> 일본의 2국간 ODA 실적과 지역별 배분 추이 1970-2015


인용: http://www.mofa.go.jp/mofaj/gaiko/oda/files/000239467.pdf(검색일: 2017.10.19)


  

또한 2003년의 「신 ODA 대강」은 “이 대강 아래 「ODA 중기정책」이나 「국별 원조계획」을 새로 작성해서 ODA 정책의 입안 및 실시를 도모한다.”고 밝히면서 「ODA 중기정책」을 발본적으로 재검토해서 새로운 중기정책(이른바 「신 ODA 중기정책」)을 책정했다(ODA白書 2005). 「신 ODA 중기정책」의 주요내용은 “밀레니엄 개발목표(MDGs)와 지구적 규모의 문제를 개발과제로 추진함과 동시에 다발하는 분쟁이나 테러를 예방하고 평화를 구축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즉시 협조해서 대응을 강화해야 할 문제이다. 또한 일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개발도상국과 경제연대와 제휴 추진 등을 통해서 개발도상국의 지속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국제사회가 직면한 긴급한 과제에의 대응에 일본은 「신 ODA 대강」이 밝힌 ODA 목적에 근거해,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ODA 활용을 통해서 일본의 지위에 어울리는 역할을 완수할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에 근거해 이번 「신 ODA 중기정책」에서는, 「신 ODA 대강」의 기본방침과 중점과제에 대한 일본의 생각이나 어프로치, 구체적 대응과 관련해서 ODA를 한층 전략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방도를 제시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일본의 생각이나 어프로치, 구체적 대응과 관련해서 ODA를 한층 전략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방도를 제시한다.”고 강조한 내용이다. 「ODA 대강」이나 「ODA 중기정책」에서 강조되지 않은 ‘전략’의 문제와 일본의 ‘독자성’ 문제가 「신 ODA 대강」과 「신 ODA 중기정책」에서 확실하게 강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2015년의 「개발협력 대강」에서 일본정부는 국제협조주의와 적극적 평화주의를 주창하면서 “국제사회를 강력하게 주도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기본방침으로 1)비군사적 협력에 의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헌. 2)인간 안전보장의 추진. 3)자조노력 지원과 일본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자립적 발전을 향한 협력 등을 정했다. 구체적인 중점과제로는 1)질 높은 성장과 그를 통한 빈곤박멸. 2)보편적 가치의 공유와 평화롭고 안전한 사회의 실현. 3)지구규모 과제에 대한 노력을 통한 지속가능하고 강인한 국제사회의 구축 등이다. 한편으로 ODA를 실시하는 데에 효율적 추진을 위한 원칙(전략성의 강화, 일본의 강점을 살린 협력, 국제적 논의에 대한 적극적 공헌), 적정성 확보를 위한 원칙(민주화/법의 지배/인권보장 관련 상황고려 원칙, 군사적 용도 및 국제적 분쟁 조장에의 사용회피 원칙, 군사지출/대량파괴무기/미사일의 개발제조/무기 수출입 등의 상황고려 원칙 등을 포함한 8범주) 등이 정해졌다(開発協力白書 2016, 開発協力白書는 이전의 ODA白書). 보편적 가치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기본적 인권의 존중/법의 지배를 의미한다.



3. 일본 ODA 정책의 국제정치적 맥락

  

국제정치적 맥락에서 일본 ODA에 대한 일본의 평가는 매우 적극적이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1)반세기에 걸쳐 세계에 공헌했다: 일본은 1954년 콜롬보 플랜에 가맹해 ODA를 개시한 이래 2004년까지 50년 간 185개국과 지역에 총액 대략 2,210억 달러에 이르는 ODA를 공여했다. 이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인프라 정비, 인재육성 등의 지원이었고, 개발도상국의 개발이나 복지향상에의 공헌이었다. 2)동아시아 경제발전에 대한 역할과 성과에 공헌했다: 동아시아에서는 눈부신 경제성장의 결과, 빈곤인구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일본 ODA는 인프라 정비에 의한 투자환경 개선, 교육/보건/위생 분야에 대한 지원 등으로 해외 직접투자의 유입, 수출산업의 진흥으로 연결되어, 아시아제국의 경제발전에 공헌했다. 3)개발도상국의 인재육성에 공헌했다: 일본은 인재육성이 국가건설의 기본이라는 신념에서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담당하는 인재를 육성해, 개발도상국의 행정능력을 개선하고 중장기적인 개발노력을 지원해 왔다. 일본의 원조에 의해 개설된 직업훈련기관이 그 국가의 우수한 대학으로 변모해 역량있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예가 그러하다는 자평이다(ODA白書 2004).

  

이런 과정에서 일본은 ‘국제협력 기획입안 본부’를 외무성에 설치하고, 외교정책 전체의 전략적 방향성이나 ‘해외 경제협력 회의’의 심의를 근거로 지역마다의 원조방침, 분야·과제마다의 진행방식 등을 논의해, 외교정책 전체 안에서의 자리매김을 항상 확인하면서 국제협력을 추진했다(ODA白書 2007).

  

더불어 2010년 6월 일본은 총괄적인 ODA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국제정치적 맥락에서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ODA를 중핵으로 일본의 개발협력 이념은 <열린 국익의 증진: 세계인과 함께 살고, 평화와 번영을 만드는 것>이며, 이러한 이념의 배경에 있는 기본적 생각은 1)일본의 평화와 풍요는 세계의 평화와 번영 속에서 실현가능하다는 신념 아래, 일본은 계속 국제사회의 여러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공헌하며, 이는 일본에게 보다 좋은 국제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다. 2)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는,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선진국으로부터의 지원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자선활동’이 아니고, 일본을 포함한 세계의 공동이익 추구를 위한 ‘수단’이다. 3)국제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과제에 대응해 그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ODA 뿐만 아니라, 관민의 ‘사람’, ‘지혜’, ‘자금’, ‘기술’을 모두 결집한 ‘올 재팬(All Japan)’의 체제로 개발협력에 임할 필요가 있다.”(日本外務省. “ODAのあり方に関する検討ー最終とりまとめ”, 平成22年6月29日)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본의 ODA에 대한 평가는 방법적으로도 유용하고(외교의 중요한 수단), 결과적으로도 유효했고(동아시아의 안정과 발전에 크게 공헌), 따라서 지속적으로 효율적인 정책(국제사회로부터의 높은 평가)이라는 것이다.


<그래프 2> 각국 프로그램분야 ODA 제공액과 일본의 비교, 2005-2015


인용: https://data.oecd.org/oda/country-programmable-aid-cpa.htm(검색일: 2017.10.17).

※Information on data for Israel: http://oe.cd/israel-disclaimer


나아가 「ODA의 의의」는 구체적인 방책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개발협력의 3대 과제(빈곤삭감, 평화에 대한 투자,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후원)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이고 효과적으로 원조를 실시해 나간다. 이를 위해 대상국마다 원조 방향성의 명확화(원조의 선택과 집중, 국제협력 기획입안 본부의 적극적 활용, 국별 원조계획의 제도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프로그램·어프로치를 강화한다.”는 것이다(그래프 2 참조). 프로그램·어프로치를 강화한다는 것은 요청주의도 인정하지만 협의주의에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전의 어프로치는, 원칙적으로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프로젝트 요청에 근거해 개별적으로 원조실시를 검토하는 어프로치였다(요청주의). 프로그램·어프로치는, 개발도상국과의 정책협의에 근거해 개발과제 해결을 향한 개발목표를 우선 설정하고, 거기로부터 구체적인 원조대상(프로젝트)을 이끌어내는 것이다(협의주의).

  

일본의 국제정치는 정치/군사/외교 분야보다는 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 리더십을 더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정부가 국제협조주의와 적극적 평화주의를 주창하는 이면에는 그러한 국제정치적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이 비군사적 협력에 의한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기, 포괄적 인간 안전보장 추진하기, 자조노력 지원과 일본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협력하기 등은 일본에게 적정한 방책이며, “국제사회를 강력하게 주도해나가는 수단”일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이 ODA 정책을 실시함에 있어서, 전략적 의미를 강화하고, 일본의 강점을 살린 협력을 추진하며, 민주화/법의 지배/인권보장 관련 상황을 참작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일 것이다. 나아가 군사적 용도 및 국제적 분쟁 조장, 군사지출/대량파괴무기/미사일의 개발제조/무기 수출입 등의 상황을 따져보는 것 또한 당연할 것이다. 이러한 전략성은 북한이나 중국을 염두에 둔, 혹은 그런 국가를 상정한 국제정치적 맥락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국제정치적 맥락은 미일동맹, 서구자유주의 진영과의 협력을 의미한다.



4. 결론


이상의 검토를 통해 일본 ODA 정책이 어떤 변천을 해왔으며, 국제정치적 맥락에서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대해 살펴봤다. 일본 ODA 정책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비판을 결론으로 유추해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냉전기 일본 ODA 정책은 당시 국가전략인 ‘경제대국 전략’에 수렴되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실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일본 ODA에 대한 평가는 상업원조였고, 자국의 수출진흥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비판과 조건부 원조(紐付き援助)이며 인색한 원조로 비판받았다. 이에 대해 일본은 후진국의 경제발전을 위한 인프라 제공, 플랜트 수출, 도로 및 항만 건설 등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에 필요한 것을 원조했다는 명분으로 대응했다.

  

둘째, 탈냉전 초기 일본 ODA 정책은 ‘국제대국 전략’으로 나타났고, 미일협력과 국제협력이라는 이름하에 제공되는 사례가 많은 시기였다. 나아가 민주주의 확대, 시장경제 도입에 대한 지원, 구조조정 지원 등 당시의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역할이 강조된 시기였다. 한편 일본 ODA 정책의 ‘전략원조’가 쟁점이 된 시기이기도 했다.

  

셋째, 탈냉전 후기인 1990년대 후반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일본 ODA 정책은 일본의 국가전략인 ‘국제사회 리드전략’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원조이념과 전략이 국제 정치경제적 차원에서 거론되었고 국제적 참여와 일본의 주장이 구체화되었다. 

  

ODA의 기본이념은 인도주의이다. 일본 ODA는 자유/민주주의/기본적 인권존중/법의 지배라는 보편가치를 중시한다고 한다. 보편가치는 인도주의와 정합한다. 반면 보편가치에 대해 철학이 다르면, 인도주의도 상대가치가 된다. 더욱이 일본이 주장하는 일본의 사람·지혜·자금·기술을 모두 결집한 ‘올 재팬(All Japan)’의 ODA체제라면, 더욱 상대적 가치가 된다. 따라서 일본외교의 전략적 가치이자 수단인 일본 ODA가 얼마나 더 보편가치에 충실한지, 얼마나 더 인도적인지를 되묻지 않으면 안 된다. 그만큼 일본 ODA 정책은 21세기의 국제정치·경제, 국제사회·문화·질서 등과 깊숙하게 연동되어 움직이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영국, 독일이나 프랑스 등의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보편가치라도 시대정신(Zeitgeist)일 뿐이고, 인도주의 또한 자연철학에 근거하면 가변적이기에, ODA는 겸손과 철학의 공여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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