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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대전·충청지역 혁신가들과 함께한 정책워크숍 참관기

작성자 : 관리자 2017.03.24 조회수 : 1580


지난 2월 21일, 대전 ‘협동의 집’에는 30여명의 청년, 사회적기업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저녁식사를 샌드위치로 대신하고, 금쪽같은 저녁시간을 할애에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현재 한국사회의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엇이고,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방안, 정책들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는 “혁신을 키우기 위한 정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의 다양한 혁신가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와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워크숍이었다.  대전, 충청 지역의 20~30대 청년들과 사회적기업,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가들은 지금의 생태계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 어떤 정책 대안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을까?   

 

 

 

 



“더 많은 민간의 참여를 통해, 권위주의적이고 경직된 행정 시스템을 바꿔야한다.”

 

워크숍 각 테이블에서는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그것을 넘어설 정책 방향에 대한 토론들이 이뤄졌다. 그 중 혁신 생태계의 장애물로 가장 많이 지적된 것은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행정 시스템이었다. 복잡한 행정 절차와 과도한 증빙서류를 요구하고 있는 관료주의적 관행, 순환보직제도로 인한 공무원의 전문성 결여 등이 민간과 행정의 원활한 협업을 어렵게 고 있음이 지적됐다. 그리고 그러한 관행이 지속되는 것은 공무원과 관료들이 민간 파트너를 불신하는 사고가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뒤따랐다. 이러한 행정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민간이 보다 더 공공정책에 참여할 기회를 갖게 해야하며, 순환보직제의 개선과 공무원들의 인식개선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중앙과 지방,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 위계화·서열화된 구조를 바꿔야 한다.”

 

 또 다른 혁신 장애물로는 우리사회의 위계적이고 서열화된 구조가 지적됐다. 중앙과 지방,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갑을관계 등의 서열구조가 새롭고 혁신적인 도전과 실험들을 가로막는 문화로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에서 큰 담론이 정 정해져서 지방으로 내려오는 방식의 지방자치 구조, 윗세대에서 큰 담론을 정한 뒤 청년 세대에게 실행하라고 내려오는 세대간 권력구조 등이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다. “중앙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고 지방은 종속되어 있는 구조가 한국사회 서열구조의 끝판왕이다.”는 다소 과격한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문제를 푸는 근본적 해법은 중앙 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 옮겨가야한다는 것. 즉, 의제의 논의와 담론형성, 주요 정책의 결정까지 지역에서 이뤄지는 ‘자치의 강화’가 혁신의 중요한 방향으로 다루어졌다. 구체적인 정책아이디어로 △정책과제 국세 지방세 비율조정, △지자체의 시민정책제안 수용, △가상정당제(이슈별 가상정당을 만들어 분권정치가 가능하도록) 등이 나왔다.

 

 

 

“대기업와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는 없을까”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핵심기술을 빼앗아가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할 시 강력한 제재가 취해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불공정 행위를 한 대기업이 100배 이상으로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징벌적손해배상제’를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과제가 제안되었다. 이와 함께, 혁신이 일어나는 산업생태계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과 협력적 관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논의들이 나왔다. 많은 인프라와 자원들, 판로들을 가진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멘토링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과제도 제시됐다.

 

 

 

“혁신이 일어나기 위한 충분조건, 적정임금과 저녁이 있는 삶”

 

 혁신이 일어나기 위한 충분조건으로, 적정한 임금과 ‘여유가 있는 삶’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컸다. 노동시장의 저임금 문제가 ‘인간 노동에 대한 저평가’가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진단과 함께,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느끼는 문제로 정부 각종 지원사업들에서 인건비 비율을 제한하거나 아예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례가 지적됐다. 그리고 노동의 목적이 단지 생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변화가 일어난다 점도 강조됐다.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정임금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그러한 정책 대안으로 △“기본소득제” 도입, △임금격차제한법 도입,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문화·인식을 형성하는 공익재단 설립 등이 제안되었다. 취업란과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청년들을 적극 지원하는 청년청의 설립, 높은 주거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주거비 지원제도, 공공임대주택 확대 정책도 제안됐다.


 또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을 촉진하는 새로운 관계망이 생겨나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저녁이 있는 삶’, 여유가 있는 삶이 이뤄져야 창의와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정책과제로 △초과근무금지법(초과근무수당이 신규인력채용비용보다 높게하기), △모든 기업에 대한 초과근무 셧다운제, △육아휴직 3년 의무화 등이 제안됐다.

 

 

 

“획일화된 교육을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으로 바꿔야한다”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로서 주체들의 내적 요소에 대한 진단도 있었다. 주입식·획일화된 교육시스템으로 인해 개인들의 자발성이 낮아지고 수동적 태도가 길러졌고, 이런 태도가 시민의 국가 의존성을 강화하거나, ‘의존적 청년’을 만들어 낸다는 성찰적 비판이 있었다. 이러한 기존 교육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기관 인가제도의 획기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정책과제가 도출되었다. 교육관이나 가치 지향에 따라 다양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질 높은 대안학교들이 생겨날 수 있도록 인가제도를 개편하면 학교마다 색깔과 다양성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기성세대 중심이 아니라, 이제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시스템을 짜야 한다.”

 

 기성세대 중심에서 청년세대, 미래세대 중심으로 정책 중심이 옮겨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금의 청년정책도 기성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청년 창업 지원의 경우, 지원금을 일부 주는 단편적인 지원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대전에서 청년들이 몇 십 년을 뿌리내리고, 아이를 낳고 잘 살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라는 고민을 하고, 그에 따른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좀 더 거시적으로는, 국민행복지수를 제정하는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됐다. 그동안 국가 정책기조는 경제성장과 GDP 기준으로 짜여져 왔는데, 이제는 “실제로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가?”와 같은 행복지수에 대해 논의해야 하며, 어떻게 하면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지에 기반한 다양한 정책과 행정의 역할들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 시스템을 직접민주제로 진화시키자. ‘국민연금 이사장 직선제’는 어떤가?”

 

 마지막으로, 대전 지역 청년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혁신을 가로막는 정치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정책아이디어들도 제안되었다. 특히 직접민주주의를 보다 강화할 수 있는 참신한 정책 대안도 제시되었다. 그 중 하나인 ‘국민연금 이사장 직선제’는 현재 4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이 최순실 게이트 사건과 같이 대기업을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삶에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국민연금 이사장을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자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인지도와 사회적 자본이 적어 정당을 만들기 어려운 청년이나 사회적 소수자들이 연합해 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필리핀 ‘가상정당제’ 모델을 도입해, 우리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신념을 정치 영역에서 표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획기적인 대안도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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