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상단으로이동

중국현대를 읽는 키워드 3 - 핵심이익

관리자

2017.06.30

핵심이익 核心利益

요약

‘핵심이익’(core interests, 核心利益)이란 합의와 양보가 불가능한 최상위급 국가이익을 뜻한다. 중국은 국가이익을 대체로 ‘핵심이익’, ‘중요이익’, ‘일반이익’ 세 단계로 분류하는데, 후자로 갈수록 가변적이다. ‘핵심이익’이라는 용어는 2003년을 전후해 중국 지도층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2011년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발행한 『중국의 평화발전』 백서를 통해 구성요소가 공식적으로 규정되었다.

합의와 양보가 불가능한, 나라의 존망에 관련된 최상위급 국가이익

중국 칭화대학(清华大学) 옌쉐퉁(阎学通) 교수는, 핵심이익은 생존이익으로 인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 정치제도와 경제생활의 장기적인 안정과 관련된 이익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중국의 핵심이익은 미국의 ‘사활적 이익(vital interests)’과 비슷한 등급의 국가이익이라 할 수 있다. 사활적 이익이란 전쟁을 치르고서라도 지켜야 할, 국가 존망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이익을 뜻한다.

중국은 자국의 부상이 논쟁거리가 되기 시작한 1990년대를 기점으로 ‘국가이익’ 개념을 본격적으로 대외관계에 적용했다. 그리고 이를 더욱 세분화해 ‘핵심이익’까지 규정하게 된다.

‘핵심이익’ 개념은 2003년부터 중국 지도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사용되었다. 2003년 1월 19일 미국 국무부장관 콜린 파월(Colin Powell)과의 회담에서,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이 대만 문제를 중국의 핵심이익으로 규정한 것이 시초다.

사진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모습이다. (출처: hellophoto.kr)

중국에서 ‘핵심이익’이라는 개념을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한 사람은 2003년 탕자쉬안 당시 외교부장이었다.

하지만 각계의 주목을 받은 시점은 2009년이다.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이 7월 제1차 미 · 중 전략경제대화(U.S.-China Strategic and Economic Dialogue, S&ED) 회의석상에서 구성요소를 제시했다. 그리고 그해 11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미 · 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서로의 핵심이익을 존중”하자는 문구가 삽입되면서부터 주목을 받게 되었다.

특히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때부터 논란이 되어온 중국의 ‘공세적(assertive)’ 대외정책 행태 논쟁에 ‘핵심이익’ 개념이 포함되면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백서와 지도부의 연설을 통해 지속적으로 ‘핵심이익’ 개념을 공식화한다

중국은 ‘핵심이익’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외교적 언사와 행태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지속적으로 ‘핵심이익’ 개념을 공식화하고 있다. 2011년 9월 6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중국의 평화발전(中国的和平发展)』 백서를 통해, 중국의 핵심이익을 공식적으로 규정했다. 백서에 의하면, 중국의 핵심이익은 다음 여섯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국가주권(国家主权)’, ‘국가안보(国家安全)’, ‘영토완정(领土完整)’, ‘국가통일(国家统一)’, ‘중국 헌법이 확립한 국가 정치제도와 사회의 전반적 안정(中国宪法确立的国家政治制度和社会大局稳定)’ 그리고 ‘경제사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기본보장(经济社会可持续发展的基本保障)’.

이뿐만 아니라 후진타오(胡锦涛), 원자바오(温家宝), 시진핑(习近平), 리커창(李克强) 등 최고지도부의 연설을 통해 ‘핵심이익’ 개념에 공신력을 부여했다. 주목할 부분은 시진핑이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시점부터 핵심이익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국가핵심이익’ 거론 빈도가 급증했다. 2004~2012년에 연평균 7회 거론되었던 데 비해, 2013년 28회로 증가했고, 이후 연평균 26회 거론이 되고 있다. 또한 후진타오 집권 시기 그를 포함한 주요 지도자들의 발언이 거의 인용되지 않았던 데 비해, 시진핑의 관련 발언은 직 · 간접적으로 인용이 되고 있다.

2011년 9월 15일, 국무위원 다이빙궈와 외교부 부장 양제츠
등이 참석한 ‘중국의 평화발전’ 좌담회 모습이다. (출처: 鳳凰網)

핵심이익 관련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지속적으로 외연을 확대한다

‘핵심이익’과 관련해 중국이 보여주는 두 번째 외교적 언사와 행태적 특징은, 핵심이익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는 양보와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태도를 원칙적으로 고수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핵심이익을 수호하기 위해서 ‘유리유거유절(有理有据有节: 이유가 있고, 근거가 있고, 절제가 있음)’한 투쟁을 해야 하고, 군사적 투쟁을 정치 · 경제 · 외교적 투쟁과 긴밀히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 ‘해양권익(海洋权益)’ 수호를 빌미로 남중국해 등지에서 보이는 공세적 대외정책과 언행 역시 이런 입장과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인민일보>에서 ‘국가핵심이익’ 거론 빈도 추이

(출처: 이민규, 「중국의 국가핵심이익 시기별 외연 확대
특징과 구체적인 이슈」, 『중소연구』 제41권 1호, 2017년.)

세 번째 특징은, 쟁점이 있는 국제적 이슈들을 지속적으로 핵심이익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핵심이익의 외연을 계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인민일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국가주권’ · ‘국가안보’ · ‘영토완정’ · ‘국가통일’ 관련 이슈들이 꾸준히 거론되는 상황에서, 후진타오 집권 2기부터 ‘중국 헌법이 확립한 국가 정치제도와 사회의 전반적 안정’ 관련 이슈들이 본격적으로 거론되었다. 또한 시진핑 집권 시기에 들어서는 ‘경제사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기본보장’ 관련 이슈들이 거론되고 있다.

참고도서 및 관련 사이트

김흥규, 「중국 핵심이익 연구 소고(小考)」, 『동북아연구』 제28권 2호, 2013년.
이민규, 「중국의 국가핵심이익 시기별 외연 확대 특징과 구체적인 이슈」, 『중소연구』 제41권 1호, 2017년.
Jinghan Zeng, Yuefan Xiao and Shaun Breslin, “Securing China’s Core Interests: the State of the Debate in China”, International Affairs, Vol.91, No.2, 2015.
Michael D. Swaine, “China’s Assertive Behavior Part One: On Core Interests”, China Leadership Monitor, No.34.
门洪华, 「中国国家利益的维护和扩展」, 『国际观察』, 第6期, 2015.
章迪禹, 「中国‘核心利益’之辩」, 『世界知识』, 第19期, 2011.

*이 글은 HK인문한국연구소협의회와 네이버가 공동기획하고 국민대학교 중국인문사회연구소가 제공한 <네이버 지식백과-중국현대를 읽는 키워드 100>에 수록된 글입니다. (원문링크)


< 저작권자 © 태재미래전략연구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콘텐츠 연재물:

연관 태그